베리타스

바이러스에 걸린 한국 개신교
옥성득·UCLA 한국기독교 부교수

입력 Mar 09, 2020 08:43 PM KST

1918년 무오 독감 기간에도 한국교회는 예배를 중지하지 않았다. 병상에서 교회 종소리를 들으며 기도한 신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신문에서는 5개월 동안 별다른 위로의 말씀이나 독감 관련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다.

아래는1918년 말 스페인 독감(무오 독감)이 한반도를 휩쓸고 14만 여 명이 죽어나갈 때 한 교인이 <기독신보>에 보낸 편지다. 10월부터 이듬 해 2월까지 5개월 동안 한국교회의 유일한 신문인 <기독신보>는 독감에 대해서 이 글 외에는 보도한 게 없다. 총독부의 보도 지침이 있었더라도, 신문은 성도들의 고통을 고려하여 유익한 기사를 실었어야 했지만 직무유기를 했다. 12월에는 성탄절 기사가, 1월에는 신년 기사와 사경회 기사가 넘쳤다. 전 국민 60%가 감염된 독감을 통해 배운 게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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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옥성득 교수 페이스북 갈무리)
▲무오 독감 기간에도 한국교회는 예배를 중지하지 않았다. 병상에서 교회 종소리를 들으며 기도한 신자들이 많았다. 그러나 신문에서는 5개월 동안 별다른 위로의 말씀이나 독감 관련 기사를 내보내지 않았다.

그러나 민족의 고난, 백성의 아픔을 체험한 목회자와 청년들은 삼일 운동을 준비했다.

지금도 기독교 언론, 단체, 신학교, 교회 지도자들은 직무유기의 죄를 범하지 말아야 한다. 소자 한 명을 실족하게 하면 연자맷돌을 목에 매어야 한다. 기자, 학자, 목사는 특별히 도끼를 매고 상소하는 심정으로, 연자맷돌을 목에 매고 한강에 빠질 각오를 하고, 한국 교회를 놓고 기도하며 성도들을 위로하고 사회에 복음과 사랑을 전하는 일이 무엇일지 매일 준비해야 한다.

교회는 목사의 교회가 아니다. 교인들의 교회이다. 흩어져 있던 교인들이 온라인으로 연결되고 오프라인으로 만나서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고 세상을 하나님이 원하시는 정의와 평화의 땅으로 만드는 것이 교회이다. 그런 교회를 위해 신학자, 목회자, 교회 단체들이 지혜를 모아 The Post-Corona19-Churches의 모습을 제시해 주면 좋겠다.

예배당 예배를 드리고 안 드리고 논의를 넘어, 신천지에 20만 청년을 보낸 죄악을 회개해야 한다. 그래야 부활절에 감격의 예배를 드릴 수 있을 것이다.

※ 이 글은 옥성득 교수(UCLA 한국기독교 부교수)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을 주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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