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츠빙글리 팩트체크 종교개혁사
주도홍 백석대 명예교수(기독교통일학회 명예회장)

입력 May 26, 2020 02:46 PM KST
joodohong
(Photo : ⓒ베리타스 DB)
▲주도홍 백석대 명예교수(기독교통일학회 명예회장)

독일에서 만난 어떤 목사는 츠빙글리를 재세례파로 잘못 알고 있었습니다. 그만큼 츠빙글리는 제2의 종교개혁자, 개혁교회의 아버지로서 연구가 미비합니다. 특히 그의 성찬론이 종교개혁 학파의 매마른 상징설 내지는 기념설로 알려져 있는데, 이건 잘못입니다. 그의 성례신학은 한 마디로 성령 임재설로 아주 뜨거운 신학입니다. 분명 츠빙글리의 신학은 역사적으로 이해되어야 합니다. 그래야 루터신학의 입장에서 떠나, 역사적 개혁신학이 확립되기 때문입니다. 한 예로 츠빙글리는 재세례파를 이단으로 정죄하였습니다.

흑사병 재세례파

앞에서 '우연히' 재세례파의 잘못된 영생을 논하였던 츠빙글리는 '간략하게' 집중적으로 그들의 이단성에 대해 다룬다. 무엇보다 츠빙글리 자신이 이단 재세례파와 함께 싸잡아 공격받는 것을 참을 수 없었다. 이전에 츠빙글리는 다르게 재세례파를 보려고 했었지만, 이제는 분명한 선을 그들과의 사이에 그어야 했다. 츠빙글리는 재세례파가 강하게 반대하는 유아세례는 종교개혁의 핵심문제, 곧 진리의 문제는 아니라고 여겼는데, 유아세례는 할례의 관점에서 믿는 자의 자녀들에게도 가능하다고 이해했기 때문이다. 재세례파는 로마교황청과는 다르게 사회 혼란의 근본 제공자가 아니기에 협력의 대상자로 생각하기도 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재세례파의 문제가 여기서 그치지 않고 '흑사병처럼' 번지면서 츠빙글리 자신이 재세례파로 중상모략을 받자, 이제는 분명한 입장을 제시해야 했다. 츠빙글리는 무엇이 그들의 문제이고, 무엇이 자신이 그들과 다른지를 밝혀야 했다.

츠빙글리에게 재세례파는 '이단'으로 '망가진 인간들', '근본 없는 떠돌이들'로서 생존을 위해 물질적 욕망으로 늙은 아낙네들을 신적인 것을 가지고 유혹하며, 고대 기독교에서 나타났던 이단 발렌티누스 추종자와 오이노미우스 추종자들과 같은 무리이다. 츠빙글리가 얼마나 강하게 재세례파를 이단으로 정죄하는지를 확인하게 된다. 어떻게 츠빙글리가 재세례파를 이토록 강하게 이단으로 정죄하는지, 근거를 눈여겨 볼 수 있다. 재세례파야말로 수천 가지의 잘못된 내용으로 하나님의 공의로운 밭에 몰래 잡초를 심듯이 날마다 악을 심는 기독교와 상관없는 사람들이며, 잘못된 진리를 전파하여 사회를 어렵게 하는 '흑사병'과 '잡초' 같은 '적그리스도'라는 것이다. "흑사병인 재세례파는 무엇보다도 올바른 그리스도의 가르침이 전파되기 시작한 곳에서 널리 퍼지고 있습니다. 오 왕이시여, 그러기에 더욱 분명히 아셔야 합니다."

재세례파의 오류들

츠빙글리는 재세례파가 가르치는 국가관을 위시하여 신앙적 오류를 9가지로 제시한다. 츠빙글리는 재세례파가 반대하는 유아세례에 대해서는 여기서 언급하지 않음을 본다. 그렇지만 츠빙글리가 그들의 잘못된 국가관을 앞세우는 것은 통치자 프랑수아 1세가 주목하는 부분이라 하겠다.

1. 크리스천은 국가 공직에 들 수 없다. 2. 크리스천은 비록 죄를 지은 사람일지라도 법에 근거해 사람을 죽일 수 없다. 3. 크리스천은 그 어떤 상황에서라도 전쟁을 일으켜서는 안 된다. 4. 사람들은 맹세해서는 안 된다. 5. 크리스천은 국가의 각종 부과금과 세금을 내서는 안 된다. 6. 모든 재산은 공동의 소유여야 한다. 7. 죽은 후 영혼은 육체와 함께 잠든다. 8. 한 남자는 영으로(im Geist) 여러 명의 여자를 가질 수 있다고 하면서도 그녀들과 육체적 관계를 한다. 9. 십일조와 이자, 소작료를 내서는 안 된다. 무엇보다 츠빙글리는 재세례파가 본래 종교개혁에 함께할 사람들이 아니었기에, 이처럼 확실히 떠나갔고, 시간이 지나면서, 독버섯처럼 비진리를 퍼뜨리며, 이제 종교개혁으로 진리의 싹이 움트는 것을 어렵게 하고 있다는 것이다.

※ 이 글은 주도홍 백석대 명예교수(기독교통일학회 명예회장)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신앙성찰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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