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고 박원순 시장의 극단적 선택을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

"책임있는 자세 아니었다" vs "자속으로서의 자살 정죄 하지 않아"

고 박원순 시장이 스스로 목숨을 끊기 전날 성폭력 피해를 주장하는 여성이 고 박 시장을 고소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일부 목회자들 사이에서는 고 박 시장의 극단적 선택을 두고 "책임있는 자세가 아니었다" "자속으로서의 자살은 정죄하지 않아야 한다"는 등으로 의견이 갈리고 있다. 

김동호 목사(높은뜻연합선교회)는 지난 10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양심적인 사람도 죄를 짓고 비양심적인 사람도 죄를 짓는다. 사람은 누구나 죄를 짓는다. 의인은 없다. 하나도 없다"라며 "비양심적인 사람은 죄가 드러나도 인정하지 않는다. 책임지려하지 않는다. 뻔뻔하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놈 있으면 나와 보라 그래 큰 소리 뻥뻥친다. 얄미울 정도로 뻔뻔하다"고 운을 뗐다.

김 목사는 그러나 "양심적인 사람은 죄가 드러나면 견디질 못한다. 자기를 용서하지 못한다. 견딜 수 없어 극단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뻔뻔한 사람들보다 나은 걸까? 그게 과연 자기의 죄와 실수에 대한 책임 있는 행동일까? 양심적인 행동일까? 그건 아니다"라고도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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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12일 오전 서울광장에 마련된 고 박원순 시장의 빈소엔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김 목사는 그러면서 "평생 말 없이 주홍 글씨 목에 걸고 세상의 비난과 조롱 받아내며 용서를 빌며 다시 새롭게 밑바닥의 삶을 살아내는 게 그게 양심적이고 책임 있는 사람의 삶이 아닐까?"라고 했다.

11일 다일공동체의 최일도 목사 역시 자신의 페이스북에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있으라"(에스겔 16: 6절)라는 성귀를 인용하며 "평생 주홍글씨 목에 걸고 매일 비난과 멸시와 조롱을 당하더라도 너는 피투성이라도 살아있으라!"는 내용의 글을 올리면서 (죄는)죽음으로 책임을 질 수 있는 일이 아님을 재확인했다.

하지만 고 박 시장의 죽음을 애도하는 한 신학자는 그의 극단적 선택에 대해 정죄할 성격의 자살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이며 이견을 나타내기도 했다.

C 교수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유대교-기독교 신학 전통에는 대속만 있는 것이 아니라 예외적인 상황에서 자속이란 것도 있다. 자기 목숨을 던지는 것 이외에 스스로의 잘못을 속죄할 길이 없을 때 그런 자속으로서의 자살을 고대 랍비들은 정죄하지 않았다"면서 "그때보다 더욱 더 죄악이 관영한 21세기 인간세상을 보며 나도 가룟 유다와 그를 전후한 사람들의 그런 유 자살을 정죄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지수 admin@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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