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설교] 하늘 유산을 받을 사람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 담임)

민수기 14장 19-25절, 시편 11편 4-7절, 요한복음서 3장 22-30절

[약속의 땅 앞에서]

hanmoonduck
(Photo : ⓒ생명사랑교회 홈페이지(https://www.agapao-zoe.com))
▲생명사람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오늘 구약성서의 본문은 민수기 13장부터 이어지는 내용입니다. 애굽에서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과 그들을 이끄는 모세는 광야에서 많은 사건을 겪게 됩니다. 노예였지만 안정된 생활을 하던 이들이, 자유를 얻은 대신 험난한 삶을 스스로 개척해야 하는 상황이 되자 원망을 하고 불평을 하게 됩니다. 처음 겪는 일들이라 그런 상황들이 충분히 이해됩니다. 물이 없다고, 먹을거리가 없다고, 고기가 없다고, 하나님은 안 계신 것 같다고, 계속되는 백성의 불만들에 하나님은 모세를 통해 물을 주시고, 만나를 주시고, 메추라기 떼를 보내시고, 율법을 내려 주셨습니다. 그렇게 약 2년 2개월, 광야의 온갖 험난한 여정을 거쳐서 이제 막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으로 들어가려는 참입니다. 모세는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각 지파에서 대표를 뽑아 가나안 땅으로 보냅니다.

"너희는 저기 네겝 지방에도 올라가 보고, 산간지방에도 올라가 보아라. 그 땅이 어떠한지 탐지하여라. 그 땅에 사는 백성이 강한지 약한지, 적은지 많은지를 살펴보아라. 그리고 그들이 사는 그 땅이 좋은지 나쁜지, 그들이 사는 마을들은 장막촌인지 요새화된 성읍인지, 토지는 어떠한지, 기름진지 메마른지, 거기에 나무가 있는지 없는지를 살펴보아라. 담대하게 행동하여라. 그리고 그 땅의 과일을 가져 오너라."(민수 13:17-20)

모세의 명령은 꽤 구체적입니다. 계급에 따라, 신분에 따라 사람을 나누고, 차별과 멸시와 강제노동이 일상이던 대제국의 질서에서 벗어나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땅에서 모두가 자유롭고 평등한 새로운 나라를 만들어야 했던 지도자의 마음이 이 명령에 담겨 있습니다. 자세히 살피라는 것입니다.

열두명의 탐정꾼들은 가나안 땅을 샅샅이 조사하고 40일 만에 돌아왔습니다. 그들의 손에는 탐스러운 과일들이 들려 있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보고합니다.

"우리에게 가라고 하신 그 땅에, 우리가 갔었습니다. 그 곳은 정말 젖과 꿀이 흐르는 곳입니다. 이것이 바로 그 땅에서 난 과일입니다. 그렇지만 그 땅에 살고 있는 백성은 강하고, 성읍들은 견고한 요새처럼 되어 있고, 매우 큽니다. 또한 거기에서 우리는 아낙 자손도 보았습니다. ~ 이하 생략 ~"

이들의 보고가 끝나자 백성들은 저마다 웅성웅성 한마디씩 합니다. 보고장이 소란스러워졌습니다. 갈렙이 나서서 백성을 진정시키며 말합니다. "올라갑시다. 올라가서 그 땅을 점령합시다. 우리는 반드시 그 땅을 점령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다른 지파 대표들의 판단은 다릅니다. "우리는 도저히 그 백성에게로 쳐올라가지 못합니다. 그 백성은 우리보다 더 강합니다."

이제 모세와 이스라엘 백성들은 서로 다른 두 판단 앞에서 선택을 해야 합니다. 어떤 결과가 나왔을까요? 해피엔딩일까요? 아닐까요?

성경은 이 보고 뒤에 몇 마디 말을 덧붙이는데, 올라가지 말자고 한 사람들이 탐지한 땅에 대하여 나쁜 소문을 퍼뜨리면서 이렇게 말한 것입니다. "우리가 탐지하려고 두루 다녀 본 그 땅은, 그 곳에 사는 사람들을 삼키는 땅이다. 또한 우리가 그 땅에서 본 백성은, 키가 장대 같은 사람들이다. 거기에서 우리는 또 네피림 자손을 보았다. 아낙 자손은 네피림의 한 분파다. 우리는 스스로가 보기에도 메뚜기 같았지만, 그들의 눈에도 그렇게 보였을 것이다."

애굽을 탈출하여 정착할 땅을 찾아 나선 이들에게, 하나님께서 약속하신 가나안 땅은 분명 매력적입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임에 분명합니다. 그러나 그 땅에 이미 거주하고 있는 사람들의 숫자와 강대함은 두려움과 공포를 불러일으킬 만합니다. 갈렙처럼 용기를 내서 나아갈 것인가? 아니면 여기에서 주저앉고 말 것인가? 이스라엘 백성은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됩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여러분! 여러분이 모세라면, 여러분이 이스라엘 백성이라면 갈림길 앞에서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실제로 저와 여러분은 동일한 상황에 놓여 있습니다. 우리 또한 지금 선택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의 도래와 전 세계적 전염병 확산에 의한 삶의 급격한 변화 앞에서 우리는 결정을 해야 합니다. 여기서 그대로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새로운 시대로 나아갈 것인가?

[불안의 눈과 믿음의 눈]

이스라엘 회중은 탐정꾼들의 보고를 듣고 마음이 요동쳤습니다. 밤새도록 통곡하고 모세와 아론을 원망합니다. 그리고 이렇게 말합니다. "차라리 우리가 이집트 땅에서 죽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아니면 차라리 우리가 이 광야에서라도 죽었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다. 그런데 주님은 왜 우리를 이 땅으로 끌고 와서, 칼에 맞아 죽게 하는가? 왜 우리의 아내들과 자식들을 사로잡히게 하는가? 차라리 이집트로 돌아가는 것이 좋겠다! 우두머리를 세우자. 그리고 이집트로 돌아가자."

군중심리로 인한 소요가 발생할 위기에 처했고, 모세와 아론은 온 회중 앞에서 얼굴을 땅에 대고 엎드려야 했습니다. 눈의 아들 여호수아와 여분네의 아들 갈렙이 자신들의 옷을 찢으며 비통한 심정으로 설득했지만, 온 회중은 오히려 이들을 돌로 쳐 죽이려고 했습니다. 바로 그 때 하나님께서 임재하십니다. 그리고 모든 상황이 정리됩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본문은 바로 이 사건을 다룬 드라마의 마지막 회입니다.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여호수아와 갈렙만이 살아남았고, 나머지 정탐꾼들은 모두 재앙을 받아 죽음에 이릅니다. 원망했던 이스라엘 백성은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하고 광야에서 40년의 시간을 헤매야 했습니다.

열두 지파를 대표하여 뽑힌 정탐꾼들은 모두 지도자들이었습니다. 그런데 이들은 가나안 땅의 현실을 보고 서로 다르게 해석합니다. 믿음의 눈으로 그 땅을 보는가? 아니면 불안의 눈으로 그 땅을 보는가에 따라 큰 차이가 생겨났습니다.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도 매우 비슷합니다. 지난 주 수요일 8일에 방역당국은 교회의 정규 예배 외에 수련회나 기도회, 부흥회 및 구역예배, 성경공부 모임과 성가대 연습 등 소규모로 모이는 활동을 10일 오후 6시부터 금지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교회의 소모임을 중심으로 감염이 확산되는 것을 막고자 한 정부의 고심이 있고, 재유행을 막기 위한 판단이라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이 소식은 한국의 모든 교회의 위기를 더 가중시키는 결정임에 분명합니다. 교회의 공간을 사용하여 할 수 있는 것은 정규 예배만인데, 정부가 이해하는 정규 예배는 주일예배, 수요기도회, 금요기도회, 새벽기도회입니다. 한국교회의 개별적인 상황과 구체적인 특수성을 모르는 정부로서는 포괄적인 의미에서 금지 명령을 내린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지금 계속 온라인 예배로 모든 모임을 진행하고, 제자교육만 격주로 모였는데, 이제 그것도 당분간을 할 수 없게 되었습니다.

이런 현실을 직시하자면 정말 새로운 형태의 목회가 진행되지 않는 한, 교회는 계속 어려움을 당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우리는 불안의 눈이 아니라 믿음의 눈으로 이 사태를 볼 수 있을까요?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 여러분!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스라엘 자손들은 다시 이집트로 돌아가자고 했고, 실제로 그렇게 할 수도 있었을지 모르지만, 우리는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완전히 새로운 목회를 창조해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 생명사랑교회의 미래를 걸고, 갈렙과 그의 후손처럼 약속의 땅을 유산으로 받으려면 우리는 지금 어떤 결정을 해야 할까요? 먼저 저는 하나님을 믿지 못한 이스라엘 자손의 문제점들을 살펴보고자 합니다. 우리가 동일한 실수를 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지 못한 이유들]

이스라엘 백성의 실수를 요약하자면 하나님을 믿지 못하고 공포와 두려움에 사로잡혀 잘못 판단했고, 이것이 화근이 되어 하나님께서 임명하신 지도자들을 거부했으며, 새로운 대안을 내놓지도 못한 채 과거로 회귀하고자 했고, 오로지 불평과 원망, 그리고 탄식으로 일관했던 것입니다. 좀 자세히 살피겠습니다.

이스라엘 자손에게 부족했던 것은 첫째 하나님의 놀라운 사역을 기억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야훼 하나님은 분명 말씀하십니다. "나의 영광을 보고도, 내가 이집트와 광야에서 보여 준 이적을 보고도, 열 번이나 거듭 나를 시험하고 내 말에 순종하지 않은 사람들은, 어느 누구도, 내가 그들의 조상들에게 주기로 맹세한 그 땅을 못 볼 것이다." 이스라엘 백성은 출애굽으로부터 시작해서 광야의 시간 동안 엄청난 하나님의 능력을 경험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그런 경험들을 통해 믿음을 키우지 못했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문제입니다.

그럼 우리 생명사랑교회는 어떨까요? 2012년 맨 몸으로 광야로 나와서 비닐하우스에서 예배를 드린 때부터 지금까지 여러분들은 하나님의 돌보심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습니까? 여러분들이 더 잘 알고 계시지만, 제가 판단하기에 우리 생명사랑교회는 더 단단해졌습니다. 우리는 지난 8년 동안 하나님께서 보내 주신 강영선 목사님, 김번영 목사님, 정찬용 목사님, 강선구 전도사님, 심민정 전도사님 그리고 지금 함께 사역하는 교역자들, 모두 진실하고 성실하며 최선을 다해 목회하는 목회자들과 더불어 하나님의 은혜를 누렸습니다.

세 분의 장로님들과 열 네 분의 시무 권사님들이 보여 주시는 신앙의 연륜과 목회운영위원들을 중심으로 운영되는 목회활동은 작지만 결코 작지 않은, 매우 민주적이면서도 활기찬 활동들을 해 왔습니다. 떠돌이로 지내다가 지금의 자리에 뿌리를 내리고, 이어서 이제 동네 주민들과 한층 가까워지는 단계로 나아가고 있습니다. 교회의 예산도 점차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고, 투명하게 집행되었습니다. 교회 일이라면 모두가 내 일처럼 참여했습니다.

여러분 전부가 하나님께서 우리와 동행해 주신 그 역사를 기억하고, 자신감을 갖는다면 우리는 새로운 시대에 맞춰 탈바꿈하는 것에 두려워할 이유가 전혀 없습니다. 혹시 지금 우리 교회가 걱정이 되고, 스스로도 불안하다면 사랑하는 믿음의 식구 여러분! 가만히 앉아서 30분만, 지난 8년의 세월을 차근차근 떠올려 보시기 바랍니다. 하나님은 우리를 구름기둥과 불기둥으로 지켜 주셨고, 이제 담대하게 약속의 땅으로 들어가라고 하십니다.

오늘 이스라엘 자손이 실패한 두 번째 이유는 불안에 떨고 공포에 사로잡혀 믿음을 잃어버린 이들의 과장된 거짓 뉴스와 허위보도에 속았기 때문입니다. 가나안 땅은 우리를 삼키고 말 것이라는 추측은 두려움에서 나온 말이지 합리적인 판단과 믿음으로 준비된 사람의 입에서 나올 말이 아닙니다.

오늘 우리가 하늘의 유산을 얻으려면 우리 또한 거짓 뉴스, 잘못된 정보, 과거의 실패만을 떠올리는 학습된 무기력에 빠져서는 안 됩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지금의 상황은 우리 생명사랑교회에 닥친 엄청난 위기일까요? 아니면 기회일까요?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페즈먼 노자드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팰로앨토(Palo Alto)에 건물을 가지고 있었는데, 2005년에 숀 파커 페이스북 사장이 이 분에게 한 가지 제안을 합니다. "당신이 보유한 팰로앨토 유니버시티 애버뉴 165의 사무실을 우리에게 임대해주면 5만 달러(약 5847만 원)어치의 페이스북 주식을 당신에게 팔겠소." 노자드 씨는 당시 페이스북 사무실을 찾아가는 등 흥미를 보였지만 그의 부동산 투자 파트너가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우리 사업은 부동산이지 투자가 아니"라는 이유였습니다. 만약 당시에 노자드씨가 사무실을 임대해 주고 페이스북 주식을 샀더라면 아마도 그는 5만 달러가 아니라 5000만 달러를 손에 쥘 수 있었을 것입니다. 자신의 사업에 대한 경직된 생각이 엄청난 기회를 놓치게 만든 것입니다.

페이스북의 창시자 저커버그의 하버드대 친구였던 조 그린은 아버지 때문에 억만장자의 기회를 놓치게 됩니다. 그린은 하버드대 시절, 페이스북의 전신격인 '페이스매시' 개발의 참여자였습니다. 저커버그는 당연히 자기 친구인 그린에게 페이스북 창업에 대한 제안을 합니다. 그런데 그린의 아버지가 "더는 '저커버그 프로잭트'에 관여하지 말라"고 엄포를 놓는 바람에 그만, 그린은 공동개발자가 되지 못하고 맙니다. 누구의 이야기를 듣느냐에 따라 인생이 바뀝니다. 새 시대에는 새로운 아이디어와 새로운 지혜가 필요한 것입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코로나 19의 지금 상황이 우리에게 재앙일까요? 축복일까요? 저는 재앙 속에서 축복을 만들어 낼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교회와 목회에 대한 경직된 사고를 바꿀 수만 있다면, 우리가 새로운 시대를 수용하고자 한다면 우리는 복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우리 교인들이 주님을 의지하고 마음만 흔들리지 않는다면, 지금 우리 교인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으로도 충분히 우리교회가 새 시대의 주인공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저는 확실히 믿습니다. 우리가 잘못된 거짓 뉴스에 속지 않고, 상황을 정확하게 판단하는 눈을 확보할 수 있다면 엄청난 기회들이 우리를 찾아 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새로운 교회 모델이 되기 위한 필수 조건들]

코로나는 새로운 유형의 인간을 요청하고 있습니다. 호모 사피엔스는 지난 수십만년의 진화의 역사에서 낯선 것에 대한 공포를 없애고, 누구나 환대하며 협력하는 정신을 길러 왔습니다. 덕분에 슬기 인간으로서 지금의 문명을 건설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 지구 생명체 전체를 돌봐야 한다는 것을 살짝 잊어 버렸고, 그 결과가 코로나로 나타난 것입니다.

지금의 시대에도 여전히 우리 인류에게 요청되는 것은 협력과 연대입니다. 한 마음이 되어 공생공락(共生共樂)하려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예전의 방식은 아닙니다. 함께 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제는 훨씬 더 신중해야 하고, 훨씬 더 조심스러워야 하며, 이전에는 생각하지 않았던 자연생태계 전체를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전 인류가 함께 고민할 문제입니다.

당분간 우리들은 누구나 환대하며 자주 모여 함께 즐기는 활동들을 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예전 방식의 예배나 모임은 불가능하고, 다른 형태를 반드시 찾아내야 합니다. 매우 소박하지만, 확실하게 안전한 방안들을 모색해야 합니다. 빨리 비대면 접촉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오늘 이스라엘 자손들이 실패한 마지막 이유는 올바른 판단을 하지 못했고, 그것 때문에 서로 분열을 일으켰으며, 어리석게도 올바른 지도자들을 죽이려고 했다는 것입니다. 오늘 신약성서의 주인공 세례 요한은 요한의 제자들과 어떤 유대 사람들 사이에서 벌어진 논쟁에서 예수님을 평가하면서 자신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사실을 순수하게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자신은 신랑의 친구일 뿐, 신부를 차지하는 사람은 신랑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분명하게 알고 있습니다. 그리고 바로 그 신랑이 흥하여야 하고, 자신은 쇠하여야 하며, 그 신랑이 흥하는 소식에 자신은 기쁨으로 가득 차 있다고 말합니다.

우리는 이런 세례 요한의 고백을 통해 요한이 얼마나 위대한 사람인가를 알게 됩니다. 이스라엘 자손들은 갈렙과 여호수아, 모세와 아론 같은 훌륭한 지도자들을 두고도 그들을 멸시하며 다른 지도자를 세우려고 하고, 심지어 죽이려고까지 했습니다. 그런 어리석음으로 결국 자신들이 멸망했고, 약속의 땅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스스로를 살피지 못하고 어리석은 결정을 한 것입니다. 그러나 요한은 자신의 후배이며 제자인 예수와 그의 신생 공동체인 예수 무리들의 능력을 인정합니다. 선배로서나 스승으로서의 권위를 부리지 않습니다. 하늘에서 주신 능력을 바로 알아봅니다.

우리 생명사랑교회는 목회운영위원회와 당회, 제직회와 공동의회를 통해 가장 현명하고 올바른 판단을 위한 노력을 합니다. 우리는 모두가 함께 집단 지성의 힘으로, 기도와 믿음의 눈을 가지고 하늘에서 주신 지혜를 찾아내고 우리의 미래를 건설하고자 합니다. 그래서 투명하고 올바른 과정을 통해 결정되었다면, 우리 모두는 함께 힘을 모을 줄 압니다. 이것이 우리의 힘이고 비전입니다. 우리는 정당한 권위를 존중하고 따를 줄 아는 것입니다.

우리가 새로운 교회의 모델이 되기 위해서 우선적으로 요청되는 것은 바로 자신에 대한 정확한 이해입니다. 그리고 공동체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찾아서 제대로 감당해 내는 것입니다. 저마다 능력이 다르고, 관심이 다르고 잘하고 못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장점들을 모으고, 단점들을 서로 보충하면 엄청난 상승효과가 일어납니다. 요한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이 세례를 베푸는 것을 보고 시기와 질투하는 마음이 생겨났지만, 세례 요한은 바로 그런 모든 예수의 활동이 하늘로부터 온 것임을 알았고, 물러설 줄 압니다. 그런 지혜가 오늘 우리 모두에게 필요합니다. 잘 하는 것은 나서서 해 내고, 잘 모르는 부분은 더 나은 이에게 맡겨 주는 것입니다.

1차 산업혁명을 통해 인간은 기계를 사용하게 되었고, 2차 혁명을 통해 전자시스템들이 도입되었으며, 3차 혁명을 통해서는 자동화가 시작되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은 이 모두가 함께 작동하며, 사유하는 로봇들이 인간의 많은 영역들을 대체할 것입니다. 4차 혁명 시대에는 똘똘한 지혜가 필요하고, 그 지혜들을 엮는 그물망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그 모든 것을 스스로 해내는 자율성을 확보해야 합니다.

지금 우리 생명사랑교회는 온라인 예배와 선교를 통해 더 많은 그리스도인들의 지혜를 모아내는 플랫폼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우리 교회 유튜브 채널을 주의 깊게 보시면 알겠지만 지금 전국에서 뜻있고 진실한 그리스도인들이 하나 둘 모이고 있습니다. 기존의 우리 생명사랑 교인들은 그 분들과 함께 새로운 목회를 해 나가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야 합니다. 하늘의 지혜를 가진 신앙인들이 생명사랑교회라는 그물망으로 모이도록 자리를 열어 주어야 합니다.

우리는 모두가 위기라고 말하는 지금 이 시대에 이것을 기회로 만들어야 하고, 하나님의 축복으로 여길 줄 알아야 합니다. 그래서 당분간은 우리의 옛 관습을 벗어버리고 새로운 모습으로 탈바꿈 하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지금 목회실은 그것을 만들어 가는데 열중하고 있습니다.

다음 주에는 이런 새로운 목회를 위한 작은 사무실과 모임 공간 마련을 위해 공동의회를 엽니다. 우리가 마음을 모은다면 앞으로 우리 생명사랑교회는 하늘의 유산을 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가 정의로운 일을 해내고 정직하게 의인의 길을 걸어간다면 하늘 보좌에 앉아계신 주님께서 우리를 살피시고 돌보실 것입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 여러분! 그리고 전국에서 우리와 함께 온라인 예배를 드리시는 믿음의 식구 여러분! 함께 마음을 모읍시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합니다. 하늘의 유산을 받을 그릇이 됩시다. 전적으로 하나님을 의지하면서 하늘로부터 내려오는 지혜를 간구합시다. 두려움과 불안으로 떨지 말고, 담대하게 나아갑시다. 한국 그리스도교가 한껏 깊어지고 넓어지는데 우리가 거름이 됩시다. 우리가 갈렙처럼, 두려움에 떨던 사람들과는 다른 마음을 지니고, 전적으로 야훼 하나님만을 따른다면 불꽃같은 눈동자로 살피시는 우주의 창조주께서 우리 편이 되어 주시고, 우리와 함께 동행하실 것이며, 우리는 주님의 얼굴을 뵙게 될 것입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무소부재하신 하나님! 우리가 하늘의 유산을 얻게 하여 주소서. 두려움과 불안에 속지 말고, 주님의 품안에서 온전한 정신을 갖게 하여 주소서. 믿음 없는 이들의 거짓 뉴스에 흔들리지 않게 하소서. 차분히 앉아 주님과 대면하며 주님의 얼굴을 바로 보게 하여 주소서. 정의로운 일을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뜻에 따라 정직한 사람이 되게 하여 주소서. 약속의 땅을 눈앞에 두고 애굽의 고기 가마를 떠올리는 어리석음을 범하지 않게 하여 주소서. 하늘에서 내리는 축복을 걷어차는 교만에서 벗어나 주어진 모든 은혜에 감사하며 주신 은총으로 새 일을 만들어 가게 하소서. 새 시대에 필요한 새 일꾼으로 부름 받은 우리가, 아멘으로 나아가게 하여 주소서. 우리에게 용기를 주시고, 하늘의 지혜를 부어 주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감사기도

자비하신 하나님!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주님을 송축하고, 우리의 입술로 주님을 찬양합니다. 주님께서는 우리의 모든 방황을 이겨내게 하시고, 우리가 반항할 때에도 우리를 사랑해 주셨습니다. 사랑할 사람들을 주시고, 아름다움은 누리게 하시며, 고요히 머물 장소를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삶의 놀라운 선물들, 우리가 배운 진리와 성취할 수 있던 선한 일들에 감사하며 주님을 찬양합니다. 이 시간 주님께 우리 자신을 드립니다. 받아 주소서. 오늘 예배를 통해 받은 천국의 기쁨을 간직하며 살아가겠습니다. 바쁜 세상에서도 주님께서 허락하신 평안을 누리며, 주님께서 감당하라 명하신 소명을 이어나가겠습니다. 모든 것에 감사하는 삶으로 주님께 찬양을 드리며,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어깨를 쭉 펴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그리고 힘차게 걸어 나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기회가 온 것을 잡으십시오. 겁내지 마십시오. 용기 있게 도전하는 자에게 하늘의 축복이 주어집니다.

* 축도

주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바람이 되어 여러분을 주님 곁으로 데려가게 하시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능력이 여러분의 힘이 되어 주님을 섬기게 하시고, 주 예수 그리스도의 기쁨이 생명이 되어 여러분의 영혼을 넘치도록 채워 주시기를 빕니다. 전능하신 주님, 성부 성자 성령 성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영원히 여러분 곁에 계시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아멘.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이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 "데리다의 환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12일 오후 안암로 소재 기윤실 2층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좋은사회포럼'을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알쓸신학 7] 중세교회 대중들의 신앙생활

중세의 신학은 기본적으로 스콜라주의이다. 그러나 일반 대중들의 삶과는 거리가 있었다. 스콜라주의 문헌들은 라틴어로 쓰여졌는데, 이것을 읽거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알쓸신학 6] 중세 신학의 대략적 지도: 서방의 '스콜라 신학'과 동방의 '비잔틴 신학'

'중세 신학'이라는 용어는 통상 이 시기의 서방 신학을 가리킨다. 지리적으로는 유럽 지역이다. 초대교회 신학은 북아프리카와 소아시아에서 시작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