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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기도문'

배현주 목사·WCC 중앙위원

자유와 해방의 하나님!

우리는 삼일운동 제93주년을 맞이하면서
출애굽의 하나님을 굳게 믿고
생명의 미래를 향해 분연히 떨쳐 일어났던
믿음의 조상들을 기억합니다

그들은 엄숙한 신앙의 양심과
자자손손 풍성한 삶의 즐거움을 실컷 누리게 되는 소망을 지니고
우리 민족의 생존과 자유와 독립의 권리를 선언하며
동북아시아와 세계의 참된 평화를 염원하였습니다

그러나 새 천년 21세기 벽두에 서 있는 우리는
아름다운 삼천리 금수강산 한반도가
어느새 핵무기와 핵발전의 먹구름으로 뒤덮히게 된 것을
두렵고 놀란 마음으로 목도합니다

20세기 아픔의 역사로 인한 라헬의 통곡이
아직도 그치지 않고
억울한 죽음과 고난의 상흔이 아직도 아물지 않은 이 땅에
또 다시 자멸과 사망의 어두운 그림자가
드리워졌음을 직시합니다
약육강식의 정글 같은 세계사의 무대에서
북한은 핵무기, 남한은 핵발전을 선택하였습니다
한반도와 동북아시아는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핵지뢰밭이 되었습니다

오 하나님, 우리의 탄식과 회개와 간구를 들어주시옵소서!

지난 20세기 세계대전을 두 번이나 겪고서도
여전히 전쟁과 군비증강의 악순환을 거듭하는
인류의 어리석음을 우리는 탄식합니다
수많은 어린이들이 배고픔으로 죽어가는 지구촌의 현실 속에서도
천문학적인 돈과 자원을 군비 경쟁에 쏟아 붓는
인류의 탐욕과 이기심을 우리는 회개합니다
우리의 참된 안보는 강대국과 핵보유국들의 핵무기에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에 대한 신뢰와 이웃에 대한 상호 존중에 있음을
깨닫게 하여 주시옵소서

동서고금의 수많은 제국들의 흥망성쇠를 지켜보시는 하나님!

지구촌의 모든 정부와 기업이
제국의 야심을 불태우며
무한한 경제 성장의 우상을 숭배하는 길에서 돌아서서
모든 공동체의 상생, 그리고 인간과 자연의 공생이라는
우주적 진리의 길을 택할 수 있도록
지혜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핵발전을 추구하는 에너지 탐욕과
소비주의와 교만을 회개하오니
가난하고 겸허한 마음과 절제의 삶을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우리의 참된 부는
물질의 무한한 축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창조적 삶과 나눔에 있음을 깨닫게 하여 주시옵소서

핵이란 무기이든 발전이든
평화와 양립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배웁니다
우리가 핵에 대한 집착에서 자유로와지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우리의 참된 힘은 핵이 아니라
사랑과 정의임을 깨닫게 하여 주시옵소서

오 하나님, 우리의 간구를 들어주시옵소서!

우리가 멸망으로 인도하는 넓은 문으로 들어가지 않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좁은 문으로 들어갈 수 있도록
용기를 허락하여 주시옵소서
하나님이 창조하신 태양과 바람과 물을 이용한
자연 에너지로 살아감으로써
자녀들에게 괴롭고 무서운 유산을
물려주지 않게 하여 주시옵소서

한국 그리스도인들부터
정의와 사랑의 하나님이 주신 명령과 양립할 수 없는
핵발전소를 수출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생명과 평화를 전파하는
평화의 사도로 살아갈 수 있도록
인도하여 주시옵소서

한라에서 백두까지, 그리고 동북아시아와 전지구촌에
생명과 평화의 새 하늘과 새 땅이 도래하기를,
제국의 희생자 되어
십자가에서 피폭자들의 고통과 죽음을 나누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합니다.

아멘
'핵 없는 세상을 염원하는 기도문'은 2012년 3.1운동 제93주년을 기리는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신앙선언' 기념예배를 위하여 쓰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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