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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직원 채용 의혹 해명요구가 명예훼손? 한신대 총학임원 중징계 방침
총학생회장·부총학생회장 '무기정학' 위기, 총학생회 "학생자치 말살" 반발

입력 Jul 24, 2020 04:31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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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한신대는 1970, 80년대 민주화 역량을 발휘하며 '민주주의 요람'으로까지 불렸다. 그런데 이 학교 총학생회가 학생 자치 말살을 중단하라며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기사 내용 보강 25일 오전 10:49]

한 사립대학에서 학교 측이 총학생회 명의로 낸 성명서를 문제 삼아 총학생회 임원에 중징계를 추진 중이다. 명분은 학교 명예훼손이다. 이에 대해 총학생회 측은 학생자치 말살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경기도 오산 한신대학교(총장 연규홍)는 23일 오후 4차 학생지도위원회를 열어 노유경 총학생회장, 문희현 부총학생회장에게 무기정학을 의결했다. 복지국장 A 학생과 성평등국장 B 학생에겐 각각 근신 2주와 경고처분을 취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발단은 학기 초 총학생회가 발표한 성명서였다. 지난 3월 총학생회는 '총장은 교목 채용 의혹 해명하라'란 제하의 성명을 냈다. 

앞서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교단 계열 인터넷 신문인 <에큐메니안>은 3월 17일 한신대 교목실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기고문을 실었다. 기고문 작성자는 연규홍 총장 비서실장을 지냈던 김아무개 목사였다. 

김 목사는 <에큐메니안> 기고문에서 교목실 채용 과정에서 채용과정에서 특정 후보자가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아래는 기고문 중 일부다. 

"제가 비서실장으로 재직할 때 한신대학교에서 교목을 채용한 적이 있었습니다. 새로운 교목을 채용하기 위해 절차대로 채용공고도 냈고 채용에 응한 후보들을 심사하고 인사절차를 거쳐 최종 후보 2인을 선별해 마지막에 총장이 결재하여 교목 한 분을 채용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아무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중략) 

이 분의 개인적인 신앙과 능력은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채용과정에서 다른 후보들과 동등한 조건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채용된 것은 아니라고 말씀드려야 할 것 같습니다. 당시 교목채용에 응시한 다른 후보들은 공정하지 않은 채용공고를 보고 채용에 응했고 이미 정해진 시나리오대로 그분들은 병풍역할만 하고 떨어졌습니다."

이 보도는 학내에 미묘한 파장을 일으켰다. 특히 기고문 작성자가 전직 총장 비서실장이라는 점에서 무게감이 적지 않았다. 

이에 총학생회는 보도 1주일 뒤인 23일 성명을 내고 "채용공고는 한 달 반이 지나서 냈는데, 이미 내정자가 있는 것을 다른 지원자와 같이 면접을 지원한 교수, 학생들은 이 사실을 알았을까. 이 의혹이 사실이라면 지원자들과 학내구성원 모두를 기만하는 행위"라고 규탄했다. 

이어 연규홍 총장과 특혜 의혹을 받았다고 지목된 ㄱ교목에게 해명과 공개사과를 요구했다. 

의혹 해명 대신 징계 압박?

그런데 이후 사태는 미묘하게 흘렀다. 총학생회 측은 성명서 발표 이후 K 학생처장이 수개월 간 학교와 교목실 명예를 훼손했다며 사과와 성명서 철회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학교 측은 자체 조사를 통해 김 목사가 제기한 채용특혜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다. 또 총학임원 징계는 조건부임을 밝혔다. 

학생지원팀은 24일 낸 공식 보도자료에서 "지난 5월 제1차 학생지도위원회는 해당 학생들의 성명서 삭제를 포함한 개진의 기회를 줬다. 이에 23일 제4차 회의에서 개진의 여지(~2020.7.31.)를 가지는 조건부 무기정학을 심의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공식적(서면통보서)으로 해당 학생들에게 징계에 대한 통보를 한 적이 없다. 결의기구인 교무회의가 최종적 의결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징계확정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그럼에도 학교가 언론의 의혹제기에 대해 해명을 촉구한 총학생회 성명서 철회를 압박하고, 총학생회 임원 징계 방침을 정한 건 무척 이례적이다. 더구나 한신대는 7, 80년대 민주화 운동에 앞장서 '민주화의 요람'이라는 별칭을 갖고 있기도 하다. 문희현 부총학생회장은 "단지 채용특혜 의혹에 해명을 촉구했을 뿐인데, 징계대상에 올랐다. 이번 일은 민주한신의 이름에 먹칠을 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또 당초 사태의 발단이 된 채용특혜 의혹에 대한 자체 조사에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고문 작성자인 김 목사는 24일 오후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학교 측이 자체 조사를 했다고 하지만, 조사의 중립성은 담보되지 않았다"라며 "결국 내가 허위사실을 언론에 유포한 셈인데 학교 측은 왜 이를 문제 삼지 않는가?"라고 되물었다. 

이어 "난 금품수수, 학내 구성원 사찰 의혹 등 연 총장 관련 비리를 폭로했고, 연 총장은 명예훼손이라며 고소했다. 하지만 관할서인 수원성남경찰서는 무혐의 처분했다. 교목실 채용 특혜 의혹은 공신력 있는 단체의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학교 측은 "학생지도위원회는 본래의 목적인 공동체의 교육과 질서라는 두 가지 원칙을 최대한 존중하고 결정을 하고자 부득불 조건부로 위 사항을 결정을 할 수 밖에 없었다"는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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