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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호익 은퇴교수 면직·출교 판결에 반발여론 들끓어
성서대전·연세대 신과대학 동문회 잇달아 규탄성명 발표

입력 Aug 24, 2020 04:07 PM KST

rainainbow

(Photo : ⓒ 허호익 교수 제공 )
예장통합 대전서노회 재판국이 대전신학대 허호익 은퇴교수(사진)를 면직·출교 판결하자 반발 여론이 일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대전서노회 재판국(국장 심만석 목사)이 동성애를 지지했다는 이유로 대전신학대 허호익 은퇴교수를 면직·출교하자 반발여론이 일고 있다. 대전서노회 재판국은 허 교수의 저서 <동성애는 죄인가>와 공개 강의 내용을 문제 삼아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

이에 대해 대전충청 지역 모임인 성서대전은 21일 규탄성명을 냈다. 성서대전은 "저자(허호익 은퇴교수)는 <동성애는 죄인가?>에서 동성애에 대한 독자의 성찰과 이해를 돕기 위해 보수적, 진보적 관점을 네 가지로 나누어 균형 있게 설명하며 다양한 성서 해석과 관점의 역사적인 변화를 소개할 뿐 책 어디에서도 자신의 일방적인 주 장을 내세우지 않는다"라면서 "그럼에도 재판국은 저자의 의도를 무시한 채 내용 중 일부를 발췌하고 곡해 하여 면직·출교 판결을 내렸다. 이는 최소한의 이해력도 갖추지 못한 저열한 지성과 다른 의견은 한 치도 용납 못하는 편협한 신앙을 가진 이들이 고발할 증거만 찾아 불의하게 재판에 참여했다는 반증"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허 은퇴교수에 대한 면직·출교 판결 취소와 사과, 그리고 상회인 예장통합 총회에 동성애 옹호자들을 색출하여 모두 출교하는 것이 공식 입장인지 밝힐 것을 촉구했다.

허 은퇴교수의 모교인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동문회도 24일 성명을 내고 대전서노회의 판결이 "동성애를 반대하지 않으면 바로 동성애를 찬성하는 것이며, 이는 반성경적이라는 단순 이분법에 근거한다. 최소한의 지적 성찰도 찾아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동성애에 대한 무차별적 증오가 일시적으로 교회의 권위를 세워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그야말로 '일시적‘이다. 서구 중세 마녀사냥이 주는 역사의 교훈"이라면서 판결 취소를 촉구했다.

아래는 연세대 신과대학 동문회가 낸 규탄성명 전문이다.

<허호익 목사 면직·출교에 대한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동문회의 입장>
허호익 동문에 대한 면직·출교 판결 사태를 개탄한다

화 있을진저 외식하는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이여 회칠한 무덤 같으니 겉으로는 아름답게 보이나 그 안에는 죽은 사람의 뼈와 모든 더러운 것이 가득하도다 (마23:27)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대전서노회 재판국은 8월 19일 허호익 동문 (대전신학대학교 은퇴교수)에게 면직· 출교판결을 내렸다. '면직‘은 목사 직책을 박탈하는 것이며, '출교‘는 교단에서 제명하는 것이다. 최고수위 징계다.

재판국은 허호익 동문이 2019년에 출간한 저서 <동성애는 죄인가>와 공개 강의를 통해 동성애를 옹호했다고 주장했다. 동성애는 성경 레위기 20장 13절, 로마서 1장 27절이 엄격히 금하고 있는데도 불구하고 이를 옹호하는 죄를 범했다는 것이다. 또한 타인들로 하여금 동성애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가지게 한 것도 '타인에게 범죄케 한 행위‘라는 것이다.

그러나 재판국의 이런 주장은 동성애를 반대하지 않으면 바로 동성애를 찬성하는 것이며, 이는 반성경적이라는 단순 이분법에 근거한다. 최소한의 지적 성찰도 찾아 볼 수 없다.

허호익 동문은 <동성애는 죄인가>에서 동성애 문제를 성서와 신학적 관점에서 다뤘다. 기독교 발상지에서 동성애 범죄화와 합법화의 역사를 짚으며 동성애가 질병인지, 한국교회 안에서 왜 논란이 되는 것인지 등을 분석했다.

또한 허호익 동문은 조직신학자로서, 예장통합 이단사이비대책위원회 전문위원을 지낸 이단 연구 전문가이다. 그는 동성애를 신학적으로 수용한 이른바 '퀴어신학‘을 이단으로 못 박고 배척할 것이 아니라, 신학적 다양성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을 뿐이다.

심지어 그는 저서에서 "동성애가 자기 의지로 변화 불가능한 성적 지향이라 할지라도 기독교의 입장에서는 이 불가능한 가능성을 포기하지 말아야 한다"고 쓰기까지 했다. 그의 저서를 읽어본 사람이라면 그의 태도가 동성애 옹호론이기보다는 교회와 신학이 이를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는 온건한 학문적 입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아울러 그는 "동성애자를 정죄하기에 앞서 그들의 구원과 치유를 원하시는 하나님의 사랑을 선포한다는 총회 지침을 충실히 지켰다" 는 입장도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재판국은 허호익 동문의 저서와 공개 강연의 전체 맥락과 입장은 무시하고 왜곡했다. 은퇴교수요 은퇴목사인 그에게 '면직과 출교‘라는 법리와 상식을 벗어난 어처구니없는 결정을 내렸다.

우리는 이번 면직·출교 사태를 접하며 서구 중세시대의 '마녀사냥‘을 떠올린다. 당시 교회는 무고한 사람들을 마구잡이로 '마녀‘로 몰아 처형하는 만행을 저질렀다. 만행을 통해 세속을 압도하는 권위를 획득했던 비열한 행위였다. 현대사회에서 끊임없이 도전받는 것이 기독교의 권위이다. 교회 일각에서 이 어려움을 돌파하려 선택한 수단이 동성애에 대한 무차별적 증오일 수 있다.

그러나 교회의 권위 추락은 세상에 물들어 소금의 맛을 잃어버린 자업자득의 결과일 뿐이다. '사랑제일교회‘의 망동과 그로인한 교회의 권위 추락이 단적인 예이다. 동성애에 대한 무차별적 증오가 일시적으로 교회의 권위를 세워줄 수도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그야말로 '일시적‘이다. 서구 중세 마녀사냥이 주는 역사의 교훈이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하나님의 아들로, 그리고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 고백한다. 예수께서는 유대의 율법에 근거해 이단과 죄인으로 정죄 받던 사람들을 끌어안으시고 그들에게 구원을 선포하셨다. 율법을 사랑으로 완성하셨다. 율법을 자기 기득권 유지의 수단으로 이용한 서기관들과 바리새인들을 향해서는 '회칠한 무덤‘이라 부르며 분노하셨다.

허호익 동문은 개탄한다. "성서는 시대를 막론하고 동시대에서 가장 앞선 생각이다. 그런 관점에서 한국교회가 초기 정착기에는 앞서 나갔다. 지금은 아니다. 예수님은 시대를 앞서 약자 편을 든 선구자다. 무차별적 사랑을 보여 주셨는데, 지금 한국교회는 시대에 뒤떨어져 욕먹는 꼴이 되고 있다" 우리는 허호익 동문의 개탄에 전적으로 공감한다. 우리가 허호익이다.

우리는 기도한다. 재판국이 이제라도 사람을 죽이는 율법의 굴레에서 벗어나기를, 어이없는 판결을 취소하기를.

우리는 또 기도한다. 성령께서 허호익 동문을 변호하고 옹호해주시길, 그렇게 승리의 길로 인도해주시길.

2020년 8월 24일
연세대학교 신과대학 동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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