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향상교회 김석홍 목사 "전광훈, 한국교회의 자화상"
교회 홈페이지에 올린 글 통해 전광훈 현상 신랄히 비판

입력 Sep 15, 2020 07:44 AM KST

향상교회 김석홍 목사가 최근 교회 홈페이지에 올린 '전광훈, 한국교회의 자화상'이란 제목의 글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글에서 특히 그는 전광훈 현상의 폭력적인 기독교가 한국교회와 구별된 남이 아니라 "(한국교회의)일그러진 자화상"이라고 주장했다.

김 목사는 먼저 "'전통은 죽은 자들의 살아있는 신앙이고, 전통주의는 살아있는 자들의 죽은 신앙이다.' 코로나가 한창이던 지난 5월 말, 칼빈신학교에서 청강하던 조직신학 수업 시간에 예일대학의 펠리칸 교수가 했다는 이 말을 듣게 되었다. 나름 생각하는 바가 있어 수업이 끝나고 남아서 교수님과 대화를 나누었다. 자연스럽게 한국교회를 화제로 삼아 이런 저런 얘기를 이어갔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했다.

그는 이어 "무엇이든지 '주의'(-ism)라는 말이 뒤에 붙으면 살아있는 것도 죽게 만든다"며 "'전통'(tradition)이 죽음을 향해 달려가는 자신을 수술대 위에 올려놓고 썩어가는 환부를 도려내어 살려내는 날카로운 수술용 칼이라면, '전통주의'(traditionalism)는 남의 눈 속에 있는 티끌을 없애려고 맹목적으로 휘두르는 녹슨 칼이 되기 쉬운 것 같다. 이미 무뎌질 대로 무뎌져 티끌을 없애기는커녕 되려 상처만 입히는 일이 잦다"고 했다.

그는 "살아있는 자들의 죽은 신앙이 대세를 이룰 때 나타나는 대표적인 현상 가운데 하나는 공동체의 분열과 갈등"이라며 "특히 교회 안에서 일어나는 이 분열과 갈등의 근본 원인은 사람의 신념(-ism) 앞에서 하나님의 말씀이 무시당하는 데 있다. 하나님의 말씀은 공동체를 하나로 묶어 진리 가운데로 인도하는 끈과 같은 역할을 하는데, 말씀이 무시당할 때 이 끈도 같이 버림받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누구든지 당신을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따라오라고 하셨는데(마16:24), 하나님의 말씀이 무시되는 곳에서는 언제나 이 십자가가 사라져버린다. 자기 부인이 아니라 자기와 생각이 다른 사람을 부인하는 일이 상식이 된다. 소위 편 가르기가 일상화 되는 것"이라고 했다.

아울러 "최근 코로나가 전국적으로 재확산 되는 위기가 닥쳤고, 안타깝게도 교회가 주범(主犯)으로 몰려 손가락질 당하고 있다"며 "코로나로 힘겨워 하는 국민들에게 위안과 희망을 주지는 못할망정, 오히려 일부 교회가 앞장서서 공동체의 안전과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바이러스 역할을 하고 있는 이 현실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부끄럽고 참담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 비참하고 슬픈 현실 한 가운데 전광훈 씨와 사랑제일교회가 있다"며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지키려는 방역당국과 거의 탈진 상태에 있는 의료진들에게, 학교도 학원도 제대로 못 가고 친구들과 신나게 축구 한 번 제대로 못한 지 오래 된 우리 아이들에게 미안하지도 않은가"라고 했다.

이어 김 목사는 "전광훈 씨는 거짓 교사이다"라며 "예수님께서 이 세상에 오신 목적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시고 더 풍성히 그 생명을 누리게 하시려는 것이다(요10:10). 목사의 목회의 초점 역시 우선적으로 생명에 맞추어져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선한 목자가 되기보다는 자기의 유익을 위해 양들을 이용하는 삯꾼이 되기 쉽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삯꾼과 같은 목회자를 도둑놈, 강도라고 하시지 않았나? 전광훈 씨는 지금까지 그의 행보를 볼 때 목회자가 아니라 정치꾼에 가깝다고 봐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현 정부에 대한 자신의 정치적 견해가 무엇이든지 그것은 자유다. 그 견해를 다른 사람과 치열하게 토론할 수 있고, 때로는 다툴 수도 있다"며 "그러나 자신의 정치적 주장을 펼치기 위해 교회와 교인들을 이용하는 것은 목사가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예수님께서는 그런 목사를 향해 도둑놈, 강도, 삯꾼이라고 질타하실 것이다. 나라를 위해 걱정하고 기도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의 마땅한 사명이다. 그러나 이 사명을 전광훈 씨를 따르는 추종자 내지는 동조자가 되어 이루려고 한다면 그것은 하나님 나라 방식이 결코 아님을 기억하고 이제 그만 돌이켜야 할 것이다. 좌와 우, 진보와 보수의 프레임 문제가 아니다. 음모론도 아니다. 지극히 당연한 하나님 나라의 상식(常識) 아닌가"라고 했다.

그러면서 "마지막으로, 잊어서는 안 될 것이 있다. 전광훈과 사랑제일교회를 누가 만들어내었나. 바로 우리 한국교회가 만들어내었다"며 "펠리칸 교수가 말한 것처럼 자칭 살아있다고 하는 한국교회의 실상은 죽어있는 신앙이 이들의 모태(母胎)이다. 콩 심은데 콩 나고, 팥 심은데 팥 난다. 전광훈과 사랑제일교회로 대변되는 무례한 기독교, 하나님의 말씀이 아니라 사람의 신념의 지배를 받아 '이즘(-ism)'으로 전락해 버린 독선적인 기독교, 이웃의 생명과 안전을 볼모로 잡아서라도 그 신념을 이루고야 말겠다는 폭력적인 기독교는 우리와 구별된 남이 아니라, 바로 일그러진 한국 교회의 얼굴이 그대로 드러난, 우리 모두의 자화상"이라고 역설했다.

끝으로 그는 "2020년 8월 15일 광복절이 복음을 전해야 할 이 땅의 기독교인들이 온 나라에 바이러스를 확산시킨 날로 역사에 기록될까 두렵다"며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이런 치욕을 교회가 겪게 하시면서도 당신의 교회를 끝내 포기하지 않으시고 새롭게 세워 가실 것이라 믿는다. 코로나 때문에 신천지 이단이 만 천하에 드러나 심판을 받게 된 것에 감사한다. 역시 코로나 때문에 전광훈과 사랑제일교회로 대변되는 살아있는 이들의 죽은 신앙 역시 시간이 좀 걸려도 한국 교회 안에서 개혁되고 갱신될 것이라 기대하며 감사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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