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대담

“세월호 진실 규명 불발은 촛불민심 배반”

릴레이 기도 농성 나선 천안 살림교회 최형묵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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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그리스도인’이 6일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기도 농성에 들어갔다. 휴일인 9일엔 천안 살림교회 최형묵 목사가 기도 농성에 나섰다.

지난 6일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그리스도인'(아래 그리스도인)은 청와대 앞 분수광장에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릴레이 단식 기도 농성에 들어갔다.

청와대 앞 릴레이 단식 농성은 ‘4.16세월호참사가족협의회'의 전국순회 '4.16진실버스' 일정에 발맞춰 이뤄졌다. 그리스도인의 농성은 진실버스 일정이 마무리되는 26일까지 이어지며, 온라인으로 신청을 받는 중이다.

그리스도인들은 릴레이 단식 농성에 들어가면서 낸 성명에서 "정권 후반기인 지금 쯤이면 대통령과 정부가 책임 있게 진상규명을 완수 했어야 할 때인데 아직 제대로 착수조차 하고 있지 못하다. 이제는 고심할 때가 아니라 결단할 때인데, 의지를 밝힐 때가 아니라 실행할 때인데, 안타깝게 시간만 흐르고 있다. 더는, 기다릴 수 없다. 지금이 아니면 나중은 없다"고 선언했다.

첫날은 박승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소장이 농성에 나섰다.

휴일인 9일 오전엔 천안 살림교회를 담임하는 최형묵 목사가 농성을 이어 나갔다. 최 목사는 NCCK 정의·평화위원회 위원장이기도 하다.

최 목사와의 인터뷰는 매끄럽지 않았다. 먼저 9일 경찰은 이른 아침부터 보수 단체의 도심 집회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시청 로터리에서 광화문, 경복궁 일대를 봉쇄했다. 청와대 앞 경비는 더욱 삼엄했다.

기자가 최 목사와 인터뷰를 시도하자 청와대 경비를 담당하는 경찰관이 제지했다. 인터뷰도 서면으로 하라고 압박했다. 수차례에 걸쳐 다수가 모인 것도 아니고 간단한 질의응답만 하겠다고 항의했지만 소용없었다. 경찰은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조치라며 협조를 구했다.

결국 인터뷰는 문자 메시지로 이뤄졌다. 아래는 최 목사와 나눈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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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이활 기자)
‘세월호 참사를 기억하는 그리스도인’이 6일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릴레이 기도 농성에 들어갔다. 휴일인 9일엔 천안 살림교회 최형묵 목사가 기도 농성에 나섰다.

-. 박근혜 전 정부 시절 세월호 유가족과 시민단체, 종교인 등은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거리로 나섰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에서도 똑같은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2017년 5월 대통령 보궐선거에서 당시 문재인 후보는 촛불의 염원을 안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문 대통령은 당선이 확정되자 가장 먼저 광화문 광장에서 세월호 유가족과 기쁨을 나눴다. 난 아직까지 그 장면을 잊을 수 없다. 그 장면을 보고 이제는 진실이 밝혀질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진실은 밝혀지지 않고 있다.

2014년 4월 16일 한순간에 꽃다운 생명들이 쓰러져간 사건도 놀랍고 용납할 수 없지만, 아직까지도 그 진실이 밝혀지지 않은 것도 놀랍고 이해할 수 없는 것은 마찬가지다. 대통령의 약속이 빈말이 아니기를 바란다.

-. 문재인 정부 임기가 후반으로 가고 있다. 현 시점에서 정부에 바라는 점이라면?

세월호의 진실 규명을 위한 모든 조치가 강구되어야 한다. 진실 규명까지 진상규명위원회의 기한이 연장되어야 할 뿐 아니라 실질적인 권한이 부여되어야 할 것이다. 또 진실을 규명할 일체의 자료 공개도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대통렁과 국회가 결단을 해주기 바란다. 진실을 밝히지 못한다면 이는 촛불 민심의 배반이며 또한 총선을 통한 민의의 배반일 수밖에 없다. 또한 이미 깊은 상처를 안고 있는 가족들에게 더 깊은 상처를 안겨주는 것이다.

-. 코로나19 상황에서 개신교 교회는 여론의 지탄을 자초하는 듯한 양상이다. 교회에 해주고 싶은 고언이 있다면 말해달라.

교회가 공동체의 안위보다 자신의 처지만을 생각하니 비판의 시선은 당연하다. 교회가 자신들의 세계에 매몰되기보다 사회와 더불어 소통하는 능력을 갖추고 사회구성원의 일원으로서 책임 있는 태도를 취해야 한다. 그것은 교회 스스로가 성숙해지는 길이며 사회로부터 신뢰를 회복하는 길이다.

 

이활 luke.wycliff@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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