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추수감사주일설교]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다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 담임)

hanmoonduck
(Photo : ⓒ생명사랑교회 홈페이지(https://www.agapao-zoe.com))
▲생명사람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성경본문

신명기 26장 4-11절, 시편 112편 1-9절, 야고보서 2장 14-19절

[추수감사주일을 맞아]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오늘은 우리 생명사랑교회가 추수감사주일로 예배를 드립니다. 농업이 모든 생산의 기반이었던 고대에 수확의 계절은 모든 사람들에게 큰 기쁨을 줍니다. 넓은 들에 익은 곡식들이 바람결에 출렁이고, 온갖 과일들이 탐스럽게 익어갈 때 그것을 보기만 해도 마음이 뿌듯합니다. 그래서 수확의 계절에는 전 세계적 사람들이 각종 축제를 합니다. 우리나라의 추석 명절도 그런 축제 중에 하나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이 정착한 가나안 땅에도 밀과 보리 추수, 포도와 여러 과실의 수확을 기뻐하며 축제를 여는 추수감사절기가 있었습니다. 애굽에서 나와 광야를 지나고 하나님의 약속의 땅에 이른 이스라엘 백성들은 원래 가나안에 있었던 각종 절기를 따라 축제를 엽니다. 이스라엘의 연중 삼대 절기라고 불리는 유월절, 칠칠절, 초막절은 사실 모두 가나안에 있었던 추수와 관련됩니다. 보리 추수의 축제는 애굽에서 구해 주신 구원의 하나님을 기억하는 유월절로 지키고, 밀 추수의 축제는 시내산에서 하나님의 계명을 받은 것을 기억하는 칠칠절로, 또 포도와 과일수확의 축제는 광야에서 만나와 메추라기로 먹이시며 구름기둥 불기둥으로 인도하셨던 하나님께 감사를 드리는 초막절로 보낸 것입니다.

고대 근동의 축제들이 주로 풍성한 수확을 즐기는 데에 중점을 두었다면 신앙 백성들의 가을축제는 창조주 하나님을 기리며, 그동안 자신들을 지켜주시고 보호해 주신 것에 감사하고, 더 나아가 앞으로도 하나님의 계명과 뜻을 잘 지키겠다는 다짐으로 이어집니다.

[신앙고백적 감사기도문]

오늘 함께 읽은 신명기의 본문은 이스라엘 백성이 추수감사절 예배를 드리면서 하나님께 드렸던 신앙고백입니다. 5절 후반부부터 시작되는 이 신앙고백적 감사기도문은 이렇습니다. "내 조상은 떠돌아다니면서 사는 아람 사람으로서 몇 안 되는 사람을 거느리고 이집트로 내려가서 거기에서 몸 붙여 살았습니다." 가나안에 정착한 이 신앙공동체는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서 명확히 인식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대제국의 지배계층도 아니고, 문명국가의 교양인들도 아니었습니다. 이들은 떠돌이였고, 이집트에서 몸 붙여 살던 하층민들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하나님의 능력과 인도하심으로 강제 노동과 착취와 학대에서 벗어나 젖과 꿀이 흐르는 땅에 정착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제 하나님 앞에 나아와 첫 소산물로 감사를 드리는 것입니다. 감사를 드리면서 자기의 뿌리를 살피고, 자신의 아프고 부끄러운 역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마음에 되새기는 것입니다.

특히 오늘 본문은 떠돌아다니며 사는 아람 사람이라는 것으로 시작하는데, 여기서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유대-기독교 전통의 신앙은 한 곳에 머물러 안정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늘 새로운 것을 향해 떠나는 떠돌이의 삶, 나그네의 삶을 각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신앙공동체의 역사도 그렇고, 교회의 역사도 어쩔 수 없이 제도화되고 조직화되었지만, 그 정신은 늘 하나님께서 지시하시는 곳을 향해 과감하게 나서는 '자유정신'이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머물러 앉으면 눕고 싶은 것이 사람 마음입니다. 따라서 개인이 한 곳에 정착하면 게을러지고 나태해지기 쉽습니다. 공동체가 한 곳에 머물러 있으면 계급이 생기고 지배하는 자와 지배받는 자가 생기기 마련입니다. 늘 도전하는 자세로 하나님의 모험에 참여하는 사람만이, 그러한 공동체만이 참 자유와 평등의 정신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출애굽한 신앙공동체는 정착한 땅 가나안에서 첫 열매의 소산을 드리며, 자신이 머물러 안주하지 않을 것을 다짐하고, 지난 역사 속에서 하나님의 돌보심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습니다.

[생명사랑교회의 역사와 감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오늘 우리도 추수감사주일 예배를 드립니다. 우리 또한 지난 날 하나님께서 우리를 어떻게 돌보시고 지금까지 지켜 주셨는지 기억합니다. 2012년 8월 5일 송추자연농원에서 눈물의 첫 예배를 드린 후, 수유리 한신대 장공도서관 세미나실에서 예배를 드렸고, 2013년 초에 지금의 예배 공간으로 옮겼습니다. 하나님께서는 좋은 설교 목사님을 보내 주셔서 험난한 광야를 무사히 건너게 하시고, 장로를 선출하여 지도력을 확보하고 조직교회가 되었습니다. 한국기독교장로회에 가입하여 하나의 거룩한 보편공동체로서의 교회를 확인하였고, 담임목사를 청빙한 후 벌써 5년의 세월이 지났습니다. 지난 8년의 세월 동안 우리 생명사랑교회는 작지만 정말 건강한 교회로 뿌리를 내렸고, 이제 새 시대에도 평신도와 목회자가 함께 하나님의 선교 사명을 감당하는 교회로 거듭나고 있습니다.

올해 예기치 않는 코로나 사태로 지난 8개월의 시간 동안 비정상적인 목회활동이 진행되었지만, 이것이 새로운 정상 즉 뉴 노멀이라는 사실을 알았고, 또 거기에 조금씩 적응해가고 있습니다. 편하게 머물기를 바랐던 우리를 깨워 주셔서 긴장의 속도를 늦추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어떤 교회의 목회자들은 모이지 못하기에 목회활동이 축소되었다고 하지만, 코로나 이후 우리 생명사랑교회의 목회는 온라인 체제를 정비하고, 매일 신앙 자료들을 올리느라 더 분주하였습니다. 교회 차량을 구입하고, 장로를 선출하고, 교회의 이전 준비로 계속 바쁜 일정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교인 전체가 모이지는 못해도, 당회와 목회운영위원회, 각 소모임이나 부서별로 지혜롭게 모이면서 목회와 선교활동은 계속 이어집니다. 게다가 우리 교회가 발 빠르게 영상 제작에 돌입하여서, 노회의 온라인 연합예배나, 총회의 평화통일위원회 사업에도 한 몫 단단히 했습니다. 두 분 전도사님이 애를 많이 쓰시고 있고, 두 분에게 잘 된 것인지 고생인지 잘 모르겠지만 두 분의 영상 편집 실력이 일취월장하고, 생명사랑교회의 신앙 교육 영상들은 날로 날로 좋아지고 있습니다.

물론 여전히 남은 숙제들이 있고, 여러 가지 어려움도 계속 됩니다. 아직도 교회의 소모임이나 수련회 식사 등은 금지되어 있기에 이전과 같은 친교의 기쁨은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모이면 집단 감염에 우려가 있으니 모든 것이 조심스럽고, 만나자, 모이자는 말도 선뜻 꺼내기가 어렵습니다. 전혀 새로운 상황을 접하면서 그 때 그 때 맞춰 목회를 해야 했기에 올해는 어떻게 지나가는지도 모르게 그냥 가버린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인지도 여전히 막막합니다. 그러나 이런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우리교회는 착실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해 왔고, 이것에 대해 하나님께 참으로 감사드립니다.

감사할 것들이 너무 많은데, 올 해 무엇보다도 기쁜 것은 교회 청년들 4쌍이 결혼을 하였고, 11월에 또 한 명이 가정을 꾸리는 일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 행복한 둥지를 만드는 일은 정말 축하할 일인데, 다섯 쌍이나 새로운 가정을 꾸렸기에 정말 흐뭇합니다. 올해 말에 생명사랑 10대 뉴스를 선정하겠지만, 무엇보다 지난 8년의 지하생활을 마치고 지상으로 예배 공간을 옮기는 큰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10월 말에 잔금을 치르고 두 달 안에 인테리어를 마칠 수 있다면 내년 신년 예배는 새로 옮긴 공간에서 드리게 될 것입니다. 새로 마련하는 공간이 일주일 내내 북적이고 누구나 와서 편히 쉬고, 삶과 신앙을 나누는 공간이 되면 참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처소를 이전하는 과정에서 빚을 지게 되고, 또 지금보다는 공간이 협소해지지만, 우리가 힘과 마음과 지혜를 모은다면 우리는 그곳에서 새로운 꿈들을 이뤄나갈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올 한해 온라인 선교를 통해 우리가 지속적으로 복음을 전파하고, 덕분에 우리 생명사랑 교회의 목회에 많은 분들이 함께 동참해 주신 것 또한 매우 기쁜 일입니다. 사단법인 평화나무와 함께 하는 수요사경회는 1주년이 되었고, 곧 50강을 찍게 됩니다. 우리 교회 유튜브에도 벌써 220개가 넘는 신앙교육 자료들이 올라가 있고, 주일예배 조회수는 일주일 동안 300회가 넘습니다. 작은 교회이지만 여러분들의 기도와 후원으로 내년에는 육성한 전도사님과 강미희 전도사님께서 풀 타임 사역자로 주5일 사역하며 목사수련생 과정을 온전히 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지난 주에 우리는 장로를 선출했습니다. 함께 모일 수 없는 상황임에도 72%의 교인들이 투표에 참여했고, 지난 양일간의 공동의회를 지켜보면서 저는 무척이나 든든했습니다. 우리 교인들이 서로 함께 주님의 몸 되신 교회를 사랑하고, 한 일원으로서의 역할을 감당하겠다는 모습이 잘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출석 교인이 60명 남짓 되는 교회가 코로나 19의 위기에서도 계속 선교를 할 수 있고, 실력 있는 목회자와 그리스도인들을 양육할 수 있다는 것은 목회의 보람이고 큰 감동입니다. 이 모든 것이 주님의 은혜입니다.

[한국교회의 위기와 생명사랑교회의 기회]

한국교회가 위기를 맞았다는 이야기는 10여년 전부터 계속 들려 왔습니다. 위기 속에서도 한국교회의 추락은 계속 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지난 10년간 교회 수는 늘었지만, 교인 수는 확연하게 줄었습니다. 따라서 전체적으로 교회의 규모가 점점 작아지고 있습니다. 가장 큰 교단 중에 하나인 예장 통합은 2019년까지의 통계로 보면 전체 교인의 숫자를 교회 수로 나누었을 때, 2010년에는 72명이었는데, 2019년에는 51명이 되어 10년 사이에 29%가 줄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한편 사회와 비슷하게 개신교 안에서도 빈익빈부익부 현상이 일어나 작은 교회들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대형교회는 오히려 단단하게 버티고 있는 형국입니다. 그런 상황에서 우리교회처럼 작은 상가교회가 해를 거듭할수록 여러 가지 면에서 튼실해지는 것은 조금 특이한 현상처럼 느껴지지만, 그 모두가 하나님의 은혜요, 저와 여러분이 함께 한 마음, 한 몸이 되어 주님의 착실한 백성이 되고자 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시편의 말씀은 바로 우리 생명사랑교회를 두고 한 말씀이라고 저는 느낍니다.

"할렐루야, 주님을 경외하고 주님의 계명을 크게 즐거워하는 생명사랑 신앙공동체! 너희는 복이 있다. 너희들은 이 세상에서 능력 있는 사람이 되며, 너희의 정직함은 복을 불러들일 것이고, 너희의 집에는 부귀와 영화가 있으며, 너희의 의로움은 영원토록 칭찬을 받을 것이다. 너희가 정직하게 목회한다면 어둠 속에서도 빛이 비칠 것이다. 너희가 은혜로우며, 긍휼이 많으며, 의롭기 때문이다. 이전처럼 앞으로도 너희 생명사랑 신앙공동체가 은혜를 베풀면서 남에게 꾸어 준다면 모든 일이 잘 될 것이다. 너희는 공평하게 일을 처리하기 때문에 영원히 흔들리지 않을 것이다. 의롭기 때문에 영원히 기억된다. 너희는 주님을 믿기에 마음이 굳건하고 그래서 나쁜 소식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너희의 대적들은 망하게 될 것이고, 가난하고 사회적 약자들을 돌보는 너희들을 통해 하나님은 영광을 받으실 것이다."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 여러분!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이 있습니다. 외부의 환경이 아무리 좋지 않아도 우리들 삶의 의미와 행복은 우리들 자신이 책임져야 합니다. 우리들의 삶은 정말로 소중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를 택하셔서 당신의 파수꾼으로 세우셨고, 우리는 세상의 소금과 빛으로 존재해야 합니다.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라는 시인은 '후회'라는 시에서 이렇게 말한 적이 있습니다.

나는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가장 큰 죄를 지었다/ 나는 행복하게 살지 않았다.

우리에게 선물처럼 주어지는 행복을 스스로 내친 것이 가장 큰 죄라는 것입니다. 우리는 매 순간을 행복하게 사는 법을 익혀야 합니다. 이것은 우리 주님께서 우리에게 원하시는 것이기도 합니다. 예수께서는 양들이 생명을 얻고 더 풍성히 얻게 하려고 세상에 오셨다고 분명히 말씀하셨습니다. 남을 탓하거나 환경 핑계를 댈 필요가 없습니다. 내가 행복하고자 진정으로 원한다면 행복하게 살면 되는 것입니다. 우리에게 오는 모든 것들을 품어 안을 수 있다면 우리는 행복할 수 있습니다. 기쁨이든 슬픔이든 즐거움이든 고통이든 그 모두가 다 내 삶의 일부입니다. 그러니 우리는 그 삶을 내 것으로 껴안을 줄 알아야 합니다. 삶의 모든 사태를 소중한 우리 삶의 한 자락 경험으로 삼을 때, 우리는 그 매순간을 진하게 경험할 수 있고, 아름다움을 느끼며, 행복할 수 있습니다.

스승과 제자들 몇이 눈 덮인 산으로 1박 2일의 캠핑을 나갔습니다. 높은 산에는 아무도 없었고, 온 누리가 고요하기만 했습니다. 호기심이 발동한 제자들이 밤에 무슨 소리라도 있을지 찾아내려고 녹음기의 "녹음" 단추를 눌러서 텐트 입구에다 놓아두고 잤습니다. 수도원으로 돌아온 제자들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기대를 품고 녹음기를 틀어 보았습니다. 소리 하나 없었습니다. 전혀...... 티 없이 깨끗한 고요. 정적만이 흐르고 있었습니다. 그 때 귀를 기울이고 있던 스승이 불쑥 끼어들었습니다. "너희들 안 들리니?" "뭐가 들려요?" 스승은 조용히 말했습니다. "은하계의 별들이 어우러져 움직이는 소리." 제자들은 어리둥절해서 서로를 쳐다보았지만, 스승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습니다.

인간은 세상을 다르게 보는 힘이 있습니다. 신앙인은 보이지 않는 것을 보는 힘이 있습니다. 들리지 않는 소리를 들으며 침묵으로 말할 수 있습니다. 과거에 머물러 있지 않고, 오지 않은 미래를 앞당겨 사는 능력이 있습니다. 자신의 경험만을 전부라 여기지 않고 하나님의 약속을 삶의 의미로, 자신을 이끄는 추동력으로 삼습니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세상의 어려움과 혼돈과 불안은 사실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새로운 모험으로 초청하는 하나님의 손짓입니다.

우리가 눈을 뜨지 못하고 옹졸한 마음을 가지면 모든 것이 안 좋아 보이게 마련입니다. 어느 교회가 담임목사를 뽑기로 하고 청빙위원회를 꾸려 진행했습니다. 청빙위원회는 적합한 목회자를 물색하는 과정에서 교인들이 현명하게 판단할 수 있도록 의견서를 작성하였고, 담임목사 후보로 지원한 사람들의 이름과 평가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하여 제시하였습니다.

첫 번째 후보자는 홍수에서 살아남은 주인공 노아였습니다. 노아에 대한 평가는 이렇습니다. "120년의 설교 경험이 있지만 한 명도 회개시키지 못했음, 모두 죽는 상황에서 혼자만 살아남음" 두 번째는 모세입니다. "말을 더듬으며, 이전 교인들에 평가에 의하면 사소한 일에 심하게 화를 낸다고 함." 다음은 아브라함인데, "힘든 시기마다 이집트로 날랐음. 듣기로는 관계 당국과 문제가 생길 때마다 거짓말로 해결하였다고 함." 다음은 다윗. "용납할 수 없는 성폭력을 저질렀음. 부도덕하지만 않았다면 성가대 지휘자나 음악 사역자로 고려했었을 수도 있었음." 다음은 요단강에서 온 요한 "우리교회는 장로교회인데 자기를 침례교인이라고 함. 그런데 고지식하며 옷차림은 히피와 비슷함. 메뚜기와 벌꿀을 즐기는 특이한 식성이 있기 때문에 교회의 공동식사를 불편해 할 것으로 보임." 베드로. "까다로운 성격이고 그리스도를 공개적으로 부인했다는 소리를 듣고 있음" 바울. "융통성이 없음을 발견했음. 너무 엄하고 외모가 형편 없는 데다가 설교를 너무 오래함." 디모데. "장래성이 있지만 담임목사직을 하기에는 너무 젊음" 예수. "설교를 통해 교인들에게 상처를 주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성경에 박식한 학자들에게 심함. 너무 논쟁적이고, 날카로운 질문으로 청빙위원회를 불쾌하게 만듦." 마지막으로 가룟유다. "경제에 대해 박식하고 매우 유능하며 협조적임, 따라서 교회를 부흥시킬 가능성이 높음. 가난한 이들에게 관심이 있고, 옷차림이 세련됨, 공석 중인 담임목사직을 맡아 줄 분으로 청빙위원은 바로 이 사람을 고려하고 있음."

우리 모두가 어떤 관점을 가지고 보느냐에 따라 사람에 대한 평가는 이렇게 달라질 수 있습니다. 옹졸한 마음에 삐딱한 눈을 가지면 아무리 훌륭한 사람도 못난 사람으로 보이게 되는 것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는 내 삶의 주인으로서 얼마든지 주님 안에서 행복을 누릴 수 있고, 아무리 어려운 상황이라도 그것을 발판으로 자신을 변화시키는 기회로 삼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모든 일에 감사하는 것이 가능합니다.

[모든 일에 감사하며 함께 나누기]

1620년 9월 16일(율리우스력 9월 6일) 존 카버, 윌리엄 브래드퍼드를 비롯한 영국의 청교도 102명이 잉글랜드 남서부에서 메이플라워호를 타고 종교의 자유를 찾아서 신대륙으로 떠났습니다. 장장 5,400km가 넘는 험난한 항해 끝에 1620년 12월 26일 보스톤 근교의 플리머스 항구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그들은 이렇게 감사기도를 드립니다.

"먼저 180톤 밖에 안 되는 작은 배지만 평균 시속 2마일(시속 3.22km)밖에 안 되는 속도로 100일이 넘는 기간 무사히 항해한 것에 감사합니다. 항해 중 두 명이 죽었으나 한 아기가 새로 태어났음을 감사드립니다. 엄청난 폭풍으로 큰 돛이 부러졌으나 배가 파손되지 않음을 감사하며, 큰 파도로 여자들 몇몇이 파도에 휩쓸려 들어간 사건이 두 번 있었으나 모두 구출됨을 감사합니다. 실상 신대륙에 도착한 것은 한 달 전(11월 21일)이었으나 원주민들의 방해로 상륙을 못하다가 결국 호의적인 원주민들이 사는 플리머스를 발견하였으니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3개월간의 오랜 항해 중 돌아가겠다는 개척 동지가 한 사람도 없음을 감사합니다."

탈무드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참으로 지혜로운 자는 누구인가? 모든 경우에 있어서 배우는 사람이다. 참으로 강한 자는 누구인가? 자신을 절제할 줄 아는 사람이다. 그러면 정말 부자는 누구인가? 자신이 가진 것에 감사할 줄 아는 사람이다."

오늘 신명기의 말씀을 보면 하나님 앞에서 추수감사 예물을 드리는 사람들 중에는 땅을 받지 못한 레위 사람도 있고, 또 자기 땅을 가지고 있지 않은 외국 사람도 있습니다. 즉 추수감사주일에는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고 넉넉함이 가득했다는 것입니다. 모두 하나님 앞에 나와 축제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왜냐하면 이 신앙공동체는 하나님이 어떠한 분이신지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은 바로 별 볼 일 없었던 낮은 계층의 사람들의 아픔을 잊지 않으시고, 또 바로 그런 사람들을 택하여 당신의 백성으로 삼으시는 넉넉한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이제 이 신앙의 백성은 하나님께서 주신 땅에서 착취와 억압이 없는, 계급도 차별도 없이 많은 사람들을 넉넉히 품어 않을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야 할 사명 앞에 서게 됩니다.

예수님의 동생 야고보 선생이 우리에게 전하는 말씀처럼 이제 모든 것에 감사할 줄 알아 부자가 된 우리들은 행함으로 우리의 믿음을 보여야 합니다. 함께 나눌 줄 알아야 합니다. 우리가 차량을 구입하고, 교회 처소를 이전하고, 새로운 지도력을 확보하고, 열심히 목회를 하는 모든 이유는 바로 모든 이를 사랑하시는 하나님의 그 사랑을 전하기 위함입니다. 우리의 모든 목회활동은 바로 선교 활동이어야 하고, 코로나 19에도 선교활동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그 방식이 어떠해야 할 지는 좀 더 고민이 필요하지만, 세상과 소통하지 못하고, 세상의 소금과 빛이 되지 못하는 교회는 결국 사라지고 말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주님의 몸 된 교회로서 주님의 뜻을 따라 주님의 삶과 가르침을 재현할 수 있다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이 다 잘 될 것입니다. 여러분은 이 사실을 확실하게 믿으시기 바랍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 신앙 공동체 여러분! 지금 이 예배에 함께 하시는 전국의 성도 여러분! 우리가 걷는 광야는 그 자체로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광야는 비극이 아닙니다. 광야에서 하나님이 하시는 말씀을 듣지 못하는 것이 바로 비극인 것입니다. 코로나 19도 마찬가지이고, 앞으로 어떤 환란이 닥쳐도 마찬가지입니다. 환란 그 자체는 비극이 아닙니다. 우리가 그 환란을 통해 하나님 말씀을 듣지 못한다면 그것이 바로 슬프고 안타까운 일입니다. 어떤 상황에서든지 하나님의 말씀을 듣고 겸손히 그 말씀에 순종한다면 우리가 하는 그 모든 일이 다 잘 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아멘으로 응답하여, 하시는 그 모든 일이 잘 되길 빕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능력의 하나님! 우리에게 주님의 능력을 보여 주소서. 우리의 마음 그릇을 넓혀 주셔서 주님의 능력을 받을 수 있게 하여 주소서. 주어진 삶에 만족하여 언제나 감사함이 넘치게 하시고, 혼자만이 아니라 함께 나누는 기쁨 또한 누리게 하소서. 지난 세월 생명사랑 신앙공동체를 지켜 주심에 감사드립니다. 지나 구원의 역사를 이어 앞으로도 새로운 선교의 나날들을 만들어 가겠습니다. 우리에게 지혜와 용기를 허락해 주소서. 세상의 변화에 뒤처지지 말고 오히려 앞에서 이끄는 저희가 되게 하여 주소서. 새로운 공간을 마련하여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곳에서 펼쳐질 다양한 사역을 온 성도가 함께 꿈꾸고 도전하게 하여 주소서. 영원한 사랑으로 우리를 자유로 이끄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감사기도

(유한양행 창립자 유일한 박사의 기도문)

지금까지 베풀어 주신 은혜와 이 날까지도 새 소망을 허락하심을 겸손한 마음으로 감사하옵니다.

저희들이 이 땅에 살아가는 동안 과거의 잘못을 통하여 더욱 성장할 수 있게 도우시고, 슬픔과 후회를 저희들 마음 속에서 떠나게 하시고, 대신 어제의 편견이나 내일의 두려움 없이 정해진 삶의 길을 걸어갈 수 있도록 용기와 의지를 저희들 마음 속에 심어 주시옵소서.

저희에게 유혹을 이겨내고 탐욕과 시기와 부러워함을 정복하게 하시고 낙심과 증오와 고통을 극복할 수 있는 힘을 허락하시옵소서.

분노와 절망과 역경의 깊은 골짜기에서 저희를 건지시고, 패배와 실패와 허무감에 빠지지 않게 도와 주시옵소서.

내 뜻과 의사를 표현할 때 자제할 수 있게 하시고 타인의 의견을 이해와 동정심을 가지고 경청하게 하시며 그들의 허물을 비판하는 것보다 그들의 미덕을 칭찬하고 인정할 줄 아는 지혜를 허락하시옵소서.

삶에 있어서 무엇이 더 중요한 것인가를 인식할 수 있고, 오늘날 저희들에게 주어진 좋은 것들을 충분히 즐기며, 명랑하고 참을성 있고, 친절하고 우애할 수 있는 능력을 허락하여 주옵소서.

무엇보다도 온 인류가 참된 목적을 위하여 일하고, 평화로운 마음으로 이 세상을 살아갈 수 있도록 저희들 마음을 겸손함과 이웃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가득 채워 주시옵소서.

우리 주님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어깨를 쭉 펴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그리고 힘차게 걸어 나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오직 주님만을 믿고 앞으로 나갑시다. 그리고 모든 일에 감사합시다. 감사하는 이에게 주어지는 놀라운 은총을 받아 누립시다.

* 축도

이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성령님의 거룩한 친교가 범사에 감사하고 주님과 동행하며 항상 기쁨으로 사는 생명사랑 교우들과 지금 이 시간 함께 예배하는 모든 성도들 위에 지금부터 영원토록 함께 있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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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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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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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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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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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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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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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 "데리다의 환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12일 오후 안암로 소재 기윤실 2층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좋은사회포럼'을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