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기윤실, 한기총과 교류 선언한 예장합동에 우려 표시

“한기총과 교류는 한기총 과오 인정하는 처사” 비판

sokangsuk

(Photo : ⓒ소강석 목사 페이스북)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 예장합동 총회장)

대한예수교장로회 합동 교단(예장합동, 소강석 총회장)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와 교류를 재개하기로 한 가운데 개신교계 시민단체인 기독교윤리실천운동(기윤실, 배종석, 정병오, 정현구 공동대표)은 성명을 내고 우려를 표시했다.

예장합동 교단은 지난 2014년 한기총이 사랑하는교회 변승우, 다락방 류광수 등 이단을 옹호한다며 탈퇴했었다. 하지만 소강석 총회장은 지난 달 19일 제1차 총회 실행위원회에서 "코로나19로 한국교회가 우왕좌왕했다. 하나 된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예배가 초토화됐다. 연합 기관을 하나로 만들어야 한다"며 한기총 등 교계 연합체를 아우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이에 대해 기윤실은 11월 26일 자 성명에서 "한기총은 금권 선거 등 심각한 도덕적 타락과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교단과 단체들을 무분별하게 가입시켜 교회 연합 기관으로 그 권위를 잃어버린 단체다. 여기에 더하여 한기총은 전광훈 전임 회장 시절 과도한 정치적 행보로 인해 교회 연합 기관을 정치 단체로 전락시키고 한국 교회를 심각하게 분열시킨 바 있다"며 "이러한 상황에서 예장합동이 한기총과 교류를 재개하고 교회 연합 기관 통합에 한기총을 포함시키는 것은 한기총의 잘못을 용인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 아니라 한기총 탈퇴를 결의한 2014년 99차 총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현재 한국 교회 연합 기관이 분열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기총은 이미 그 생명을 다했고, 한교연은 주요 교단들을 다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라면서 "예장 합동은 99회 총회 결의를 위반하고, 이미 생명력을 다한 한기총을 다시 살리는 한기총과의 교류 재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아울러 기존 교회 연합 기관들을 통합한 새로운 교회 연합 기관 결성 시도는 그 동안 한국 교회 연합 기관들의 실패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새로운 지향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천천히 해 나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래는 기윤실이 낸 성명 전문이다.

<성명서>

합동 교단은 한기총과 관계 재개를 중단하고, 새로운 연합 기관은 신중하게 추진해야 합니다.

지난 11월 19일 예장 합동 총회(총회장 소강석)는 1차 실행위원회에서 한기총과의 교류를 재개하기로 했다. 한기총뿐 아니라 한교총, 한교연 등 분열되어 있는 교회 연합 기관들을 하나로 묶어 거대한 연합기구를 만드는데 합동 총회가 주도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선언한 것이다.

보수 교단들의 최대 연합 기구였던 한기총이 금권 선거 등으로 심각한 도덕적 권위 추락 이후 한기총 해체 운동이 일어났고 이후 주요 교단들이 한기총에서 탈퇴함으로 인해 한기총은 교회 연합 기관으로서 위상을 유지할 수 없게 되었다. 이후 한기총에서 탈퇴한 일부 교단들을 중심으로 한국교회연합(이하 한교연)이 결성되었으나 여기에도 주요 교단들이 참여하지 않음으로 연합 기관으로서의 대표성을 갖지 못했다. 그래서 주요 교단 교단장들의 느슨한 형태의 연합체인 한국교회총연합(이하 한교총)이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연합 기관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예장 합동 교단이 이 세 연합 기관을 통합한 새로운 교회 연합 기관을 만들겠다고 나선 것이다.

하지만 한기총은 금권 선거 등 심각한 도덕적 타락과 주요 교단에서 이단으로 규정된 교단과 단체들을 무분별하게 가입시켜 교회 연합 기관으로 그 권위를 잃어버린 단체다. 이로 인해 예장 합동을 비롯한 주요 교단들이 한기총에서 탈퇴했는데, 이 문제는 아직까지 해결되지 않고 더 심화되었다. 여기에 더하여 한기총은 전광훈 전임 회장 시절 과도한 정치적 행보로 인해 교회 연합 기관을 정치 단체로 전락시키고 한국 교회를 심각하게 분열시킨 바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예장 합동이 한기총과 교류를 재개하고 교회 연합 기관 통합에 한기총을 포함시키는 것은 한기총의 잘못을 용인하는 결과를 가져올 뿐 아니라 한기총 탈퇴를 결의한 2014년 99차 총회 결의를 위반하는 것이다.

몇 개 기관으로 분열되어 있는 교회 연합 기관을 통합한 새로운 연합 기관을 만드는 일은 이전 교회 연합 운동들이 왜 부패와 분열의 길을 걸어왔는지에 대한 철저한 반성 위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그 동안 교회 연합 운동은 연합된 힘을 통해 사회적 약자에 대한 그리스도의 사랑을 좀 더 체계적으로 실천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지지 않고 특정인의 교권에 대한 욕망을 채우는 방향으로 흘러왔다. 그러기 때문에 교회 연합 기관의 장이 되기 위한 금권 선거가 만연되었고, 세를 불리고 재정을 확보하기 위해 이단들을 끌어들여왔다. 그런데 지금까지 교회 연합 운동의 실패에 대한 반성 없이 오히려 부패와 이단 옹호의 온상인 한기총을 포함시킨 새로운 연합 기관이 이러한 잘못된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을 것이라고 그 누구도 장담할 수가 없다.

현재 한국 교회 연합 기관이 분열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한기총은 이미 그 생명을 다했고, 한교연은 주요 교단들을 다 포괄하지 못하고 있다. 한교총이 그나마 전체 주요 교단을 아우르는 연합 기관 역할을 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한교총은 교단장들의 느슨한 연합 형태이기 때문에 이를 넘어선 보다 강력한 연합 기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할 수가 있다. 하지만 그 동안 한국 교회 연합 기관들이 교권 다툼으로 부패와 분쟁을 겪어온 현실을 생각할 때 현 상황에서는 강력한 연합 기관보다는 느슨한 연합인 현재 한교총 형태가 더 안전하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예장 합동은 99회 총회 결의를 위반하고, 이미 생명력을 다한 한기총을 다시 살리는 한기총과의 교류 재개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아울러 기존 교회 연합 기관들을 통합한 새로운 교회 연합 기관 결성 시도는 그 동안 한국 교회 연합 기관들의 실패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새로운 지향에 대한 충분한 논의를 거쳐 천천히 해 나가야 할 것이다.

2020년 11월 26일
(사)기독교윤리실천운동

이활 luke.wycliff@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학대학 살아남으려면 여성신학 가르쳐야"

신학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성신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백소영 교수(강남대 조교수, 기독교사회윤리학)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과 사람에게 소외 받은 욥은 멜랑콜리커였다"

욥이 슬픔과 우울을 포괄하는 개념인 멜랑콜리아의 덫에 걸렸고 욥기는 멜랑콜리아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지혜서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이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 "데리다의 환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12일 오후 안암로 소재 기윤실 2층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좋은사회포럼'을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