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기자수첩] 한국교회 반공동체성 드러낸 코로나19
12월 2주간 동안 집단확진 속출, 이대론 한국교회 재기 어려워

입력 Dec 17, 2020 06:43 PM KST

cover

(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3차 대유행 조짐이 보이면서 방역당국엔 비상이 걸렸다. 서울역 등에 선별진료소를 설치하고 코로나19 검사를 확대해 나갔다. 시민들도 이른 아침부터 선별진료소를 찾고 있다.

며칠 전 식사 자리에서 있었던 일이다. 어떤 자리에서든 코로나19는 화제에서 빠지지 않는다. 이번 식사 자리에서도 코로나19 이야기가 나왔다. 함께 식사하던 지인 A 씨와 B 씨의 대화를 아래 적는다.

A : 코로나19 터지기 전 교회 간간이 나갔는데, 지금은 온라인 예배다 뭐다 해서 안나가게 됐는데, 안나가니 휴일에 여유가 많이 생기더라구. 등산도 가게 되고.

B : 그러다 보면 자연스럽게 교회랑 멀어질꺼야. 주변에 그런 사람 많아. 목사님들이 온라인 예배를 싫어하는 게 다 이유가 있다니까.

수도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사실상 3차 대유행에 접어든 양상이다. 조짐은 이달 초부터 나타났다. 그런데 불행하게도 3차 대유행에서도 교회 집단감염 사례가 빠짐없이 속출하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12월 1일부터 14일 사이 전국적으로 교회 관련 집단확진 사례는 10건에 확진자는 547명으로 나타났다. 이중에서 서울 강서구 화곡동 성석교회와 충남 당진시 나음교회에서 확진자가 속출하는 중이다. 성석교회에선 확진자가 16일 0시 기준 170명을 넘어섰고, 나음교회 관련 확진자도 56명이나 나왔다.

성석교회에서 첫 확진자가 나온 시점은 지난 6일이었다. 그러다 12일을 기점으로 확진자가 잇따르기 시작했다. 당진 나음교회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나음교회에선 12일 첫 확진자가 나오더니 신도 가족 지인 확진자까지 나왔다. 8월 광복절 이후 2차 대유행이 시작됐는데, 이 역시 진원지는 사랑제일교회가 주도한 서울 도심 대규모 집회였다.

여기서 의문이 인다. 왜 유독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이 자주 나올까? 먼저 성석교회 집단확진과 관련, 서울시는 지난 10월 중순부터 이번 달 3일까지 주 4일씩 7주간 부흥회를 진행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교회가 본당과 성가대 연습실 창문이 작아 환기가 어려웠고, 새벽예배 장소는 지하에 위치해 환기가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성석교회의 집단 확진은 방역지침을 따르지 않은데 따른 결과인 셈이다. 무엇보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이 교회가 10월부터 부흥회를 했다는 점은 무척이나 충격적이다.

이 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네티즌들은 포털에 "코로나 부흥회다", "사람들이 왜 교회를 욕하는지 알겠나?", "진짜 교회만 아니었어도 우린 지금 코로나 걱정없이 살았을텐데, 코로나19 끝나면 교회는 혐오시설로 전락할 것" 등의 댓글을 달며 교회를 성토했다.

나음교회도 심각하기는 매 한 가지다. 이 교회는 한국독립교회선교단체연합회 소속의 소규모 교회로 시 종교단체로 등록되지 않아 방역수칙 점검대상에서 빠진 것으로 파악됐다. 교회 스스로 방역 사각지대로 들어간 셈이다.

'모이기' 힘쓰다 공동체 위협하는 교회

그렇다면 교회는 왜 방역지침을 어기면서까지 부흥회를 하고, 소모임을 하면서 '모이기'에 힘쓸까? 이 의문에 대한 답은 글 첫머리에 적은 대화에서 단초가 엿보인다.

교회뿐만 아니라 어느 모임이고 제대로 모임이 이뤄지지 않으면 결속력은 느슨해지기 마련이다. 교회의 경우 결속이 풀리면, 담임목사의 권위는 자연스레 약화된다. 더욱 중요한 건, '헌금' 수입도 줄어든다. 개신교 교회, 특히 보수 개신교 교회가 코로나19 상황에서 정부의 방역지침을 '종교탄압'이라고 규정한 것도 실은 담임목사의 권위 해체와 헌금 수입 감소와 무관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바로 이 지점에서 한국교회의 반공동체성이 드러난다. 저간의 상황을 살펴보면 결국 담임목사 등 교회 지도부가 권위 약화와 헌금 수입 감소를 우려해 코로나19 와중에도 모임을 강행했고, 이게 코로나19 확산의 빌미가 됐기 때문이다. 교회를 지키겠다는 신념이 공동체를 위험에 빠뜨린 셈이다.

사실 한국교회의 반공동체성은 어제 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코로나19는 한국교회의 반공동체성을 보다 적나라하게 드러낸 계기로서 의미 있다.

대구 누가교회 정금교 목사는 15일 오후 정동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열린 20회 한국 그리스도인 일치포럼 논평에서 이렇게 질타했다.

"한국교회는 오랫동안 폐쇄적인 울타리를 형성했고, 그 울타리 안에서 우리만의 리그를 진행해 왔습니다. 그 결과로 세상에서 복음이 힘을 잃었습니다. 사회에 가치관을 제공하지 못했고, 정말 필요한 곳에는 교회가 접근을 하지 못했습니다. 말하자면 코로나 전염병으로 상황이 바뀌어서가 아니라 교회는 이제껏 복음대로 행하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로 지적되어야 마땅합니다."

코로나19가 언제 종식될지는 알 수 없다. 백신 개발 소식이 전해지고 있지만, 집단 면역까지는 여전히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전망이다. 하지만 코로나19 종식 시점과 무관하게 공동체에서 존립 기반을 상당 부분 잃었다.

이건 누구 탓도 아니다. 교회가 복음을 내팽개치고 자기 이익만 취한 데 따른 자업자득이다. 통절한 회개와 반성이 없다면 한국교회는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재기는 어려울 것이다.

오피니언

연재

종교비판에서 신앙성찰로(6): 포이어바흐의 무신론적 통찰을 중심으로

"식전이나 식후 혹은 이기주의의 기도가 아니더라도 고통으로 가득찬 기도, 위안을 찾는 기도조차 응답해 줄 의무가 신에게 있는 것이고 그런 인간의 고통에 참여하..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