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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코로나19, 그리고 ‘장미의 이름’
문제적 교회에 어김없이 불거진 집단감염, 한국교회 시사점은?

입력 Dec 29, 2020 04:20 PM KST

#1 초교파 해외 선교단체 인터콥

이 단체 소속 청년들은 2014년 7월 불교 성지인 인도 마하보디 사원에서 땅 밟기 기도를 해 큰 물의를 일으켰다. 인터콥은 의혹을 부인해 오다가 1년 뒤인 2015년 7월 "청년들은 단기선교 여행 중에 유명한 불교사원을 단순히 관광차원에서 들어갔고 타종교시설에 유해한 과격 활동을 하기 위한 의도가 전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2 예수비전성결교회 안희환 목사

안희환 목사는 한국인터넷선교네트워크란 단체 대표로 활동하며 포털 사이트인 '네이버', '다음'에 개설된 블로그너 카페에서 '큰 목사님'을 비판하는 게시물을 '저격'하는 활동을 한 것으로 유명세를 탔다. 여기서 말하는 큰 목사님이란 금란교회 고 김홍도 원로목사, 명성교회 김삼환 원로목사, 사랑의교회 오정현 목사 등이다.

#3 홍대새교회 개척자 전병욱 씨

전병욱 씨는 삼일교회 담임목사 재직 시 여성도를 집무실로 불러 수위 높은 성추행 행각 벌여 개신교계는 물론 사회 전반에 큰 파장을 몰고 왔다. 전 씨의 성추행 행각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급기야 대법원은 민사 소송에서 전 씨의 행위가 위법임을 인정했다.

최근 두 달 사이 집단확진 사례가 나온 곳이다. 얼핏 인터콥, 안희환 목사, 전병욱 씨 사이에 연결고리가 없어 보인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이들을 한 데 묶어주는 공통분모가 존재한다. 바로 '코로나19'다. 인터콥과 안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예수비전성결교회, 전 씨가 개척한 홍대새교회 모두에서 집단감염 사례가 나왔다. 인터콥은 10월과 11월 경북 상주시 BTJ 열방센터에서 대규모 집회를 연 것으로 드러났고, 예수비전성결교회 역시 대면예배를 강행했다가 집단확진이 나왔다. 홍대새교회 역시 마찬가지다.

인터콥과 예수비전성결교회의 집단감염은 전국 전파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인터콥 집회엔 전국 각지에서 회원들이 참여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미 광주에서는 인터콥 집회를 다녀간 3명이 확진판정을 받았고, 이들을 통해 43명이 추가 확진됐다. 천안 나사렛 성결교단 소속 은혜교회에서도 집단확진이 발생했는데, 이곳 역시 인터콥과 관련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이는 중이다.

한편 안희환 목사는 3개월 전인 지난 9월 안 목사는 유투브 채널을 통해 "대면예배를 사모하는 이들이 남양주, 의정부, 천안, 이천 등 천지사방에서 몰려온다"고 말했다. 안 목사의 발언대로 여러 곳에서 이 교회를 찾아 대면예배에 참석한 후 돌아갔다면, 코로나19 지역전파 위험성은 높아진다.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설 자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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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안희환TV 화면 갈무리)
안희환 목사가 담임으로 있는 예수비전성결교회에서 집단확진이 나왔다. 그런데도 안 목사는 책임 회피에 급급한 모습이다.

올 한 해를 지배한 키워드는 단연 '코로나19'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온 세계가 코로나19 감염병으로 힘든 한 해를 보냈다. 교회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런데 한국교회는 코로나19 상황에서 공동체의 상식에 어긋나는 행태를 자주 보였다. 집단확진 사례가 나온 예수비전성결교회 안희환 목사는 반성은 커녕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 어떻게 하냐는 우려가 있는데, 주님 말씀하시는 대로 순종했다는 이유로 곤란해지고 (교회) 폐쇄 당하면 영광이다. 주님 기뻐하실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 지점에서 이탈리아 출신 기호학자 움베르토 에코의 장편소설 <장미의 이름>이 떠오른다. 이탈리아에 있는 베네딕토 수도회 소속 수도원에서 벌어진 연쇄살인 사건을 그린 이 소설에서 프란치스코 수도회 소속 바스커빌의 윌리엄 수도사는 사건 수사를 담당한다. 윌리엄 수도사는 끈질긴 추적 끝에 수도원의 원로 수도사인 호르헤가 범인임을 밝혀낸다.

호르헤 수도사의 살인 행각은 의외로 간단하다. 범행대상 주위에 있는 기물을 이용해 살인을 저질렀던 것이다. 그런데 살인행각을 돌아보니 희한하게도 요한계시록에 기록된 세상 종말의 징조와 일치했다. 그래서 호르헤 수도사는 자신의 살인행각이 신의 뜻이라는 착각에 빠진다.

코로나19가 사회적으로 물의를 일으킨 목사나 교회, 단체를 '골라' 감염시키는 건 아닐 것이다. 집단감염 사례가 나온 교회의 공통점은 방역 지침을 어기고 대면예배나 소모임 등을 했다는 데 있을 뿐이다. 하지만 이렇게 문제적 목사와 교회(내지 단체)에서 집단감염이 창궐하는 데엔 무언가 하느님의 깊은 뜻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지우기 어렵다. 마치 호르헤 수도사가 자신의 살인행각이 신의 뜻이라 착각했던 것처럼.

소설 속 이야기는 허구로 치부해도 좋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한국교회에 어떤 교훈과 함의를 던지고 있는지 고민이 없다면 코로나19 종식 이후라도 한국교회는 설 자리가 없을 것이다. 사실 기자는 늘 이 점을 자주 지적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아무런 변화의 조짐도 없을 것 같다. 이러다 더 큰 재앙이 한국교회를 엄습할 것만 같다. 이런 불안감이 그저 기우로 그쳤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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