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청년주일설교] '칼의 벌판'에서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 담임)

hanmoonduck
(Photo : ⓒ생명사랑교회 홈페이지(https://www.agapao-zoe.com))
▲생명사람교회 한문덕 담임목사

사무엘하 2:12-16, 시편 68:4-6, 데살로니가전서 4:7-12

['생사썰전'에서 깨달은 것]

지난 주 주일 오후 3시에 줌(zoom) 화상회의 앱으로 기획관리부가 주관한 '생사썰전'이 열렸습니다. '생사'는 '생명'과 '사랑'에서 뒷글자를 뺀 것입니다. 앞글자를 빼면 '명랑'이 되고, 뒷글자를 빼면 '생사'가 되지요. '썰전'은 진보와 보수 논객이 출연하여 사회의 주요 이슈를 서로 다른 각도에서 논쟁하는 JTBC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입니다. 생사썰전은 생명사랑교회 교인들이 최근에 뜨거운 사회적 이슈들을 그리스도인 입장에서 어떻게 접근하고 바라보면 좋을지 함께 자유로이 이야기를 나누는 대화 모임입니다. 매달 첫째주일 오후에 열리고 다양한 주제를 다루게 됩니다. 지난 주에는 청년부부로부터 중년과 장년에 이르기까지 열대여섯 분이 참여했고, 주제는 "돈과 주식"이었습니다.

요즘 사회가 한창 주식 열풍이라고 합니다. 취업포털 인크루트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7%가 주식투자 경험이 있다고 밝혔으며, 그중 절반은 2020년에 시작한 '동학개미'들이라고 불리는 이들이었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한 주식 금액은 100조원이 넘고, 일일 매수 금액 4조 5000억원을 돌파하기도 했는데, 가장 활발히 투자를 하고 있는 이들은 삼사십대 직장인들입니다. 이들의 투자항목 비율은 국내 주식이 70%이고, 해외주식이 20%, 가상화폐가 9%순인데, 하루 평균 증시 확인 횟수는 5.89회가 된다고 합니다. '빚을 내서 투자'하는 '빚투', '영혼까지 끌어모아' 투자에 나선다는 '영끌'은 여전히 진행 중이라고 하는데, 저는 주식에 대하여 아무 것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이런 사회적 반향을 보면서 우리 교인들 사이에서 어떤 대화가 오갈지 매우 궁금하였습니다.

주식투자 그 자체를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바라보면 좋을지, 지금 주식을 하는 사람들은 왜 하는지, 하지 않는 사람은 왜 하지 않는지, 주식을 한다면 어떻게 해야 좋은지, 주식을 했던 경험 속에서 느낀 것은 무엇인지, 다양한 대화가 오가며 정말 재미있었고, 저도 많이 배웠습니다. 생사썰전에 참여하면서 저는 한 가지를 크게 깨달았고, 그것으로 인해 고민이 깊어졌습니다.

깨달은 것은 20대부터 30-40대까지 젊은 사람들은 매우 절박한 심정으로 주식을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주식투자를 하는 이들이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이 "돈을 벌 수 있는 건 주식밖에 없다"는 것인데, 노후 생활을 준비하며 용돈이라도 벌려고 가볍게 하는 분들과는 달리 젊은 세대들은 다른 선택이 없다는 것입니다. 예금 이자는 너무 낮고, 부동산을 사고파는 일은 거액의 돈이 들고, 또 높은 세금으로 엄두도 낼 수 없고, 노동을 통한 임금으로 집을 장만하거나 풍요롭게 사는 삶은 꿈조차 꿀 수 없기 때문입니다. 워렌 버핏처럼 주식 투자만으로 거부가 된 사람도 있지만, 그건 매우 소수에 불과하고, 실제로 주식을 하는 많은 사람들은 대박을 꿈꾸기 보다는 예금이나 적금 대신 조금 더 높은 수익률을 얻을까 하는 정도로 한다는 것입니다. "돈과 주식" 이야기를 나누면서 저는 청년 세대들의 절박한 상황을 다시 한 번 깊이 느꼈습니다.

그런데 이어서 제가 고민하게 된 것은 청년들이 절박한 상황 때문에 주식을 할 때, 시시각각 오르고 내리는 주가를 보면서 마음을 잘 조절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주식투자 전문가들에 따르면 주식투자에서 지속적인 수익을 얻으려면 상당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투자하는 회사와 주식시장, 그리고 국내외 경제의 흐름과 상황에 대해서 상당한 지식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증권사에서 떼어가는 높은 수수료, 가능성 있고 좋은 회사를 선택해야 하고, 적당한 때에 주식을 사고팔기 위해서는 늘 신경을 써야 하고 경험도 쌓여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노력을 들이고도, 큰 손들이 움직이고 불법 세력들이 장난을 치면 주식시장은 요동하고 그래서 주가의 오르고 내림에 따라 마음이 요동칠 텐데, 저는 젊은 사람들이 그 마음을 어떻게 다잡을 수 있을지가 걱정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농담반 진담반으로 "저야말로 진짜 주식을 할 수 있는 사람이네요!"라고 말했습니다. 가만히 들어보니 주식은 오르고 내림에 너무 예민하게 반응하지 않으면서 인내심을 가지고 긴 호흡으로 주식 투자를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지요. 그러나 젊은 사람들은 대다수가 상황의 절박함 때문에 장기간의 투자나 공을 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3월 8일 MBC 뉴스에 의하면 지난 1년 새 주식 중독 상담 건수가 50% 넘게 늘었는데, 특히 20대와 30대 상담이 많아졌고, 중독 전에 나타나는 현상은 단타 매매인데, 실제로 20대 남성들의 경우 지난 해 투자한 원금 대비 68번을 사고팔았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거래는 가장 많이 했지만, 정작 수익률은 3%대로 꼴찌였습니다.

제 고민은 여기에서 더 깊어집니다. 주식투자의 본래 취지는 가능성이 있는 좋은 기업의 주주가 되어 투자함으로써 우리 사회의 경제를 선 순환하도록 하고, 기업과 투자자 모두에게 도움이 되도록 하는 것이지만, 실제로 주식 투자에 뛰어드는 사람은 이익에 더 관심을 둡니다. 결국 돈을 벌기 위한 것이 목표라는 것입니다. 전 국민이 주식에 뛰어드는 현상은 결국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에만 모든 관심이 쏠리게 되었다는 하나의 징후입니다. 어떤 면에서는 믿을 만한 것이 돈밖에 없다는 전제에서만 가능한 현상이지요. 그래서 제가 고민하게 된 것입니다.

중국의 전국시대 강대국이던 제나라와 초나라 사이에서 국가의 부흥을 도모했던 위나라 혜왕이 맹자를 선생으로 초빙합니다. 그리고 맹자에게 자신의 나라에 어떤 이익을 줄 수 있는지를 묻습니다. 그런데 맹자는 혜왕에게 이렇게 대꾸합니다. "임금님은 하필이면 이익을 말씀하십니까, 왕이라면 오직 사랑과 정의를 말씀하셔야지요!" 윗사람이 이익을 밝히면 아랫사람들도 이익을 밝혀 결국은 전부가 자기의 이익을 위해 경쟁하는 이전투구의 세상이 되고 아랫사람이 이익 때문에 윗사람을 배신하게 되어 혜왕의 자리도 위태롭게 될 것이라 말합니다. 그런데 어떤 면에서 보면 오늘날 자본주의의 세상은 맹자가 그렇게 걱정했던 이익만을 추구하는 세상이 되어 버린 듯 합니다.

젊은 세대가 주식에 뛰어 들 수밖에 없는 환경은 이해하지만 혹시 그 첫걸음이 이익에만 골몰하는 것으로 변하게 되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는 것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타고나는 재능이 있고, 하고 싶은 일들이 있습니다. 오늘 시대의 젊은이들이 자신이 가진 기술이나 능력을 가지고, 실제로 이 사회를 지탱하는 생산물들을 만들어 내거나, 더 높은 가치를 향해 매진하거나, 아름다운 예술을 추구하고, 인문학적 교양을 쌓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주식 투자를 통해 몇 푼이라도 버는 것에 매진해야 하는 사회가 되어버린다면, 이것은 정말 너무나 슬픈 일입니다.

['칼의 벌판']

그런데 이렇게 돈만 아는 세상을 누가 만든 것일까요? 제 고민은 여기에서 더욱 더 깊어집니다. 식민지로 나라를 잃고, 전쟁으로 폐허가 된 조국에서 돈이 너무 없어 한을 품었던 지난 세대의 어른들, 돈으로 사회적 지위를 얻고 누릴 수 있었던 지금의 기존 세대들이 바로 이런 사회를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오늘 우리가 읽은 사무엘하의 말씀은 사울과 그의 아들이 죽고, 다윗이 왕권을 잡던 때의 이야기입니다. 사울 정권에서 다윗 정권으로 넘어가면서 사회는 혼란하고 사울을 따르던 무리와 다윗을 중심으로 하는 새로운 세력 사이에 전쟁이 벌어집니다. 사울의 사촌이자(삼상 14:50-51) 군사령관이었던 아브넬은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을 왕으로 삼아 북이스라엘 지역을 다스리게 하였는데, 이것이 빌미가 되어 결국은 전쟁으로 이어집니다. 다윗의 조카이자 군대 장관인 요압이 이끄는 다윗의 군대와 사울의 아들 이스보셋의 군대는 기브온에서 서로 맞붙게 됩니다.

그런데 오늘 양쪽 장군들은 전쟁의 피해를 줄인다는 명목으로 각 진영에서 열 두명씩 젊은이들을 뽑아서 싸우게 합니다. 그런데 결과는 어떠했나요? 뽑혀 나온 이들은 죽기 살기로 싸웠고, 결국은 모두 전사하고 맙니다. 승패의 결론도 내지 못한 채 싸움은 더 커졌고, 전쟁은 계속 됩니다.

오늘 본문을 읽으면서 오늘날 우리 사회가 이렇게 젊은이들을 사지로 내 모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전쟁의 피해를 줄이려면 요압과 야브넬이 장군답게 나와서 일대일로 싸우고 그것으로 승패를 결정하면 되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들은 젊은이들을 내세우고 자신들은 뒤로 빠집니다. 전쟁은 자신들이 일으키고 결국 애꿎은 젊은이들만 목숨을 잃습니다.

권력을 향한 투쟁, 비교와 경쟁 속에서 남보다 우위에 서려는 세상은 칼의 벌판처럼 모두가 불행한 사회를 만들고 맙니다. 우리 사회가 좀 더 건강해지고, 젊은이들이 활약하여 자신들의 꿈을 펼치기 위해서는 오늘 기브온에서 벌어진 일들이 절대로 반복되면 안 됩니다. 젊은이들을 살벌한 경쟁으로 내 몰 것이 아니라, 그들을 보호해야 합니다. 이 사회를 위해 공헌하고자 하는 이들의 모험과 도전을 받아 줄줄 알아야 하는 것입니다.

새로운 것을 창작해내고, 벤처 산업에 도전해 보고, 자신들의 아기자기한 삶들을 꾸려갈 수 있도록 기존의 세대들이 양보할 필요가 있다는 것입니다. 사회에 첫발을 디뎠기 때문에 아직 미숙한 젊은이들이 이 사회에 적응하면서도 배운 지식과 정보를 사용하여 활약할 수 있도록 디딤돌이 되어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오늘 시편의 저자는 야훼 하나님이 고아들의 아버지, 과부들을 돕는 재판관이라고 말합니다. 야훼 하나님은 외로운 이들에게 머무를 집을 마련해 주시고, 갇힌 사람들을 풀어 내셔서 형통하게 하시는 분이라고 말합니다. 이런 하나님의 마음을 우리가 안다면 오늘날 청년들이 주눅 들지 않고 자신의 꿈들을 펼쳐가도록 이 사회가 많은 것을 보장해 주어야 하는 것입니다.

올해 우리 교회는 12명이 넘는 고등학생들이 졸업했습니다. 청년들은 이제 준사회인이 되어서 학교와 사회로 나아갑니다. 중고등학교 시절까지 부모님과 선생님의 돌봄 아래 있다가, 스스로 판단하고 선택하고 삶을 꾸려가는 첫 걸음을 떼었고 연습하는 중입니다. 살벌한 사회에서 적응해가는 이 과정에 우리 어른들이 든든한 지지자와 후원자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 교회는 작은 교회지만 올해부터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만 29세 이전의 청년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합니다. 대여 장학금과 근로 장학금이 있습니다. 우리교회에 일년 이상 출석한 청년들과 1년 이상 출석한 교인의 자녀는 누구나 신청할 수 있습니다.

대학에 진학한 이들이나 사회에 바로 진출한 청년들 모두 가능합니다. 근로장학금은 교역자들을 도와 교회의 영상들을 촬영하고 편집하는 등의 일을 하면서 받을 수 있고, 대여장학금은 무이자로 빌려갔다가 나중에 학교를 졸업하고 취직했을 때, 후배들의 장학금을 위해 되갚는 형식입니다. 50만원씩 지급합니다. 큰 돈은 아니지만 우리 교회의 의지를 표명하는 것이고, 앞으로 이 부분은 더욱 확대하려고 합니다.

3월 6일 토요일에는 수요사경회 초기에 촬영과 편집을 맡았던 테드 피디가 우리교회에 방문해서 두 분 전도사님께 캠코더와 삼각대 사용법과 촬영기법을 알려 주고 갔습니다. 2시간 정도의 매우 짧은 시간이었지만 정말로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전문가의 말 한마디는 혼자 공부하는 것보다 수십배의 효과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혼자서 공부하고 찾아볼 때 드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줄일 수 있습니다. 저는 우리 젊은이들이 각 분야에서 이런 전문성을 획득하길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부교역자들도 젊은이들인데, 그래서 우리 교회는 전도사님들에게도 배움의 기회를 드리는데 적극적입니다.

촬영에 대해 배우면서 테드 피디로부터 재미있는 말을 들었는데, 촬영할 때 카메라는 그냥 찍기만 하고 일은 삼각대가 다 한다는 것입니다. '삼각대가 어떻게 제대로 받쳐 주냐에 따라 화면이 잘 나오고 안 나오고'가 결정된다는 것이지요. 삼각대가 카메라의 무게를 지탱하면서 떡 버티고 있어야 좋은 화면이 구성된다는 것입니다. 저는 우리 기존의 세대가 젊은 세대들에게 삼각대와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젊은 세대들이 활약하고 그들에게 실제적인 도움을 줄 수 있도록 끝까지 지지해 주고, 그들이 전문성을 가지고 자립할 때까지 물심양면으로 도와야 합니다.

[청년들에게]

젊은 세대들에게도 드리고 싶은 말씀이 있습니다. 우리 사회가 돈이 최고인 사회가 되었고, 돈으로 사회적 지위를 쟁취하는 것을 성공으로 여기고 있는데, 거기에 속지 마시기 바랍니다. 남과 비교를 하면서 가장 높은 지위를 얻으려는 것, 돈으로 물건을 사고 소유를 통해 만족하려는 것은 결코 행복한 삶이 될 수 없습니다. 사회적 지위를 통해 자신의 정체성을 확보하려는 사람은 최고가 되기 전까지 만족할 줄 모릅니다. 최고가 되면 그 자리를 빼앗길까 두려움에 떱니다. 그래서 불행할 수밖에 없습니다. 돈은 물론 중요하지만 돈을 쫓는다고 돈이 벌리는 것도 아닙니다. 돈이 나를 따라오게 만들어야지 내가 돈을 쫓아가서는 안 되는 것입니다. 돈이 나를 따라오게 하는 방법은 정말 더 중요한 가치를 추구하고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일, 자기가 하고 싶은 일, 그리고 회사에서 맡은 업무들도 좀 더 전문성을 갖도록 노력하다보면 돈은 따라오게 되어 있습니다.

우리에게 <죽은 시인의 사회>라는 영화의 주인공으로 사랑을 받았던 명배우 로빈 윌리암스를 여러분은 아실 것입니다. 로빈 윌리암스는 어린 시절 친구가 없었는데,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성격에다가 다른 아이들보다 조금 뚱뚱하다는 이유로 따돌림을 당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윌리암스에게 유일한 친구는 각종 캐릭터들로 만들어진 장난감들이었습니다. 혼자 놀아야 했던 윌리암스는 각종 장난감을 주인공으로 일인 다역극을 펼치며 대부분의 시간을 보냅니다. 이렇게 혼자 노는 아이를 보며 엄마의 마음은 미어졌고, 엄마라도 친구가 되어 주어야겠다는 마음으로 로빈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냈습니다. 아들의 웃는 모습이 너무나 좋았던 엄마는 다양한 개그를 개발해서 로빈을 웃겨 주었습니다. 로빈은 엄마와 함께 개그 배틀을 했고 서로를 더 잘 웃게 하려고 안간힘을 썼습니다. 장난감을 가지고 1인 다역을 하던 로빈은 TV에 나오는 배우들의 성대 모사도 곧잘 따라하곤 했습니다.

이렇게 수줍고 부끄럼을 타는 아이는 집에서 만큼은 활발했지만, 학교에서는 여전히 외톨이로 지냈습니다. 그런데 캘리포니아로 이사를 가게 되고, 고등학교를 진학하면서 로빈은 마음을 새롭게 먹습니다. 숫기 없는 자신을 탈피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새로운 학교에 진학해서 엄마와 하던 개그 배틀에서 했던 유머를 살짝 던져 보았는데, 학우들은 배꼽을 잡으며 그를 추앙하기 시작했습니다. 여기에 힘을 얻은 로빈은 학교생활을 적극적으로 하였고, 미식 축구나 레슬링과 같은 팀에도 합류하고, 전교 회장으로도 선출됩니다. 그리고 이 때 처음으로 연극을 접하게 되는데, 어릴 때 하던 1인 다역극이 결정적으로 로빈에게 큰 도움이 됩니다. 다양한 상황에서 다양한 배역을 설정하고 했던 어릴 때의 그 즉흥극이 그를 훌륭한 연기자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로빈은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지역의 대학에 정치외교학과에 입학하지만, 남자만 다니는 대학에서 전공에 흥미를 갖지 못합니다. 그런데 유일하게 연극부만은 다른 대학의 여성들을 만날 수 있는 기회였고, 그것에 흥미를 느낀 로빈은 연극부에 들어가 전공 대신 연기에 매진합니다. 결국은 대학을 그만 두고 다시 연기를 전공하는 전문대에 들어갔고, 3년간 연기 공부를 하지요. 로빈의 연기를 본 교수의 추천으로 그는 세계 최고의 공연 예술 학교로 일컬어지는 쥴리어드 스쿨에 전액 장학금을 받고 들어가게 되고 이어서 연극계에서 활약을 하다가 방송국의 오디션에서 발탁되어 진정한 연기자로 살게 됩니다.

로빈의 인생을 다소 길게 얘기했지만, 저는 우리나라의 청소년과 20대 청년들이 자신이 좋아하고 신나게 할 수 있는 것들을 충분히 하도록 우리 사회 전체가 나서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청년들도 힘쓰고 기존 세대도 도와야 할 것입니다.

오늘 바울 사도는 데살로니가 교인들에게 편지를 쓰면서 더러움에 빠져 살지 말고 거룩한 삶을 살라고 조언합니다. 거룩한 영을 주시는 하나님이 우리를 불러 주신 이유가 거기에 있다는 것입니다. 데살로니가는 로마의 총독부가 자리 잡고 있었던 항구도시로서, 여기에는 수많은 지역의 사람들이 오갔고, 그래서 이 도시의 사람들은 늘 다양한 사회문화적 영향에 노출되어 왔습니다. 그리스 문화와 로마 문화가 혼재하였고, 다양한 신들을 숭배하고 전도하는 이들이 가득했습니다. 신비적 체험을 추구하며 집단 성교와 같은 광란의 밤을 보내는 이들도 있었습니다. 매우 혼란한 장소였던 것입니다.

그래서 바울은 거룩하게 살라고 하면서 몇 마디 덧붙입니다. 지금까지 서로 사랑하며 잘 살아 왔듯 앞으로도 더욱 그렇게 하고, 조용하면서도 품위를 지니고 자기 일에 전념하면서 스스로 일하며 살아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남들에게 기대는 삶을 살다가는 데살로니가의 혼탁한 문화에 물들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사랑하는 생명사랑 교우 여러분! 청년 여러분! 오늘날의 세상도 정말 정신을 차리기 힘들 정도로 복잡하고 다양하고 혼란스럽습니다. 칼의 벌판인 듯 보이고, 정신을 차리지 못하면 누군가에 의해 눈뜨고 코라도 베일 것 같은 느낌입니다. 그렇다고 동일한 방식으로 치고 박고 싸우면 모두가 공멸하고 맙니다.

우리 모두는 이제 칼의 벌판에서 벗어나 그리스도인으로서의 품위를 지켜야 할 것입니다. 번잡한 도시에 살더라도 조용히 자신을 돌아보며 내가 마땅히 해야 하고, 나만이 할 수 있고, 진정으로 내가 하고 싶은 일들이 무엇인지도 생각해 보고, 어떻게 그것에 도전할 수 있는지, 때때로 포기해야 하는 것은 무엇인지, 우리 삶에서 진정으로 추구할 가치는 무엇인지 살펴야 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이 진정으로 자신의 길을 찾는다면 아무에게도 신세를 지는 일은 없을 것이고, 오히려 많은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돕는 사람이 될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세상 풍조에 휩쓸려 씩씩대며 사는 것이 아니라 주님의 말씀으로 씩씩하게 살게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원합니다.

다함께 기도하겠습니다.

* 설교 후 기도

거룩하신 하나님! 오늘 우리는 청년주일로 예배를 드립니다. 이 땅의 젊은이들이 더 활기차게 자신의 삶을 지켜내길, 큰 꿈, 고매한 이상을 품을 수 있기를 바라며 두 손을 모읍니다. 우리 모두가 청년들에게 버팀목이 되어 주고, 우리 모두가 청년들의 후원자가 되어 대대로 주님의 뜻을 이루게 하여 주소서. 세상은 칼의 벌판처럼 느껴지고, 그래서 경쟁하고 싸우라고 종용하지만, 모두가 멸망하는 어리석은 길을 가지 않도록 우리들에게 지혜를 주소서. 사랑과 정의를 동반한 힘을 주시고, 주님께서 이끄시는 길로 나아갈 수 있는 용기도 허락해 주소서. 거룩함에 이르게 하시려고 우리를 불러 주신 주님! 더 담대하게 주님의 뜻을 추구하는 우리가 되게 하여 주소서.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감사기도

사랑의 하나님! 우리에게 허락하신 삶의 놀라운 선물에 감사를 드립니다. 우리 일상에서 기쁨을 누리며 삶의 재미를 얻게 하시니 감사합니다. 건강과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안식처와 따뜻한 집을 주시며, 사랑하는 가족과 친구들을 만나게 하신 것 감사드립니다. 길을 잃고 헤맬 때에도 주님 말씀을 어길 때에도 우리를 붙들어 주신 은혜 감사드립니다. 주님께서 우리에게 주신 한 없는 사랑에 감사하여 우리의 전 삶과 모든 것을 주님께 드립니다. 작은 예물 속에 담긴 우리의 정성을 받아주소서. 코로나 상황이지만 이 예물이 생명사랑교회의 사역을 통하여 하나님 나라를 일구어 가고 구원이 손길을 펼치는 데에 올바로 쓰이게 하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 드립니다. 아멘.

* 파송사

사랑하는 생명사랑교우 여러분! 어깨를 쭉 펴고 똑바로 서십시오. 세상으로 당당하게 그리고 힘차게 걸어 나가십시오. 자유인으로 사십시오. 희망을 놓지 말고 용기를 내십시오. 여러분을 거룩한 백성으로 부르신 하나님께서 함께 하실 것입니다.

* 축도

이제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와 하나님의 무한하신 사랑과 성령의 거룩한 친교가 주님께서 맡기신 소명에 전념하고 모든 이들에게 대하여 품위 있게 살아가려는 생명사랑교우들과 이 시간 전국에서 함께 예배하는 모든 성도들 위에, 아픈 세상에서 구원을 갈망하는 모든 존재들에게 지금부터 영원토록 함께 있기를 간절히 축원하옵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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