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십보라는 왜 모세에게 "피 남편"이라 했을까?

총신대 김경열 교수, 언약공동체의 관점에서 "피 남편" 조명

kkkkk
(Photo : ⓒ김경열 목사 페이스북)
▲총신대 김경열 교수

김경열 교수(총신대, 말씀의집)가 성경에서 단 한번 나오는 기이한 표현 "피 남편"의 의미를 언약공동체의 관점에서 풀이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1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피 남편"과 함께 하나님이 모세를 왜 죽이려 했는지를 해설했다.

김 교수는 먼저 "하나님이 모세를 부른다. "이집트로 가라!!"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라고 명령하신 것이다. 그래서 모세는 가족을 데리고 이집트로 갔다"라며 "그런데 도중에 갑자기 하나님이 그를 살해하려 한다. 알고보니 아들을 할례하지 않은 일로 인한 살해 협박이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도대체 무슨 이런 변덕스럽고 기괴한 하나님이 다 있는가. 가라 해놓고 이제는 그깟 할례 문제로 죽이겠다니, 해괴하다"라고 했으며 "또 아들을 할례하고 난 다음 나오는 말 "피 남편"은 도대체 무슨 뜻인가? 이 표현은 성경 전체에서 단 한번 나온다. 그래서 이해하기 쉽지 않다"고 했다.

그에 따르면 당시 히브리인, 즉 이스라엘 백성에겐 '할례'가 목숨처럼 중요했다. 실제로 할례는 언약의 표지인데, 할례를 안 받으면 언약 밖에 있는 자로서 사실상 죽은 자, 버려진 자나 다름없었다는 것이다.

그는 "그런데 모세가 십보라와 사이에 낳은 아들들은 아직 할례를 받지 않았다. 이유는 모세가 이방의 미디안 여자인 십보라와 그의 아들을(아마 게르솜) 언약 백성으로 간주할 마음이 없었기 때문일 수 있다"고 했으며 "혹은 역으로 십보라의 반대 때문일 수도 있었다"고도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모세가 가족을 모두 데리고 이집트로 향하고 있으니 후자의 가능성이 더 큰 듯 하다. 십보라가 (아마 민족적 이유로)원치 않았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교수에 따르면 모세는 이집트로 돌아가 언약 백성을 구할 대업을 이루어할 인물이었다. 게다가 지금 가족을 데리고 이집트로 향하고 있었기에 하나님은 대업을 앞두고 먼저 모세 가정부터 온전한 언약 백성으로 만들어야 했다는 것이 김 교수의 판단이다.

김 교수는 "결국 하나님은 모세를 향해 죽음의 위협을 가하면서 아들의 할례를 압박했다. 이때 무슨 이유인지 상황을 눈치 챈 십보라는 긴급히 아들의 할례를 실행하게 된다"라며 "그 순간 십보라와 아들이 언약 공동체로 입회되고 모세는 위기를 넘긴다. 이때 십보라는 "당신은 (이제)내게 피 남편이다"고 고백하고 선언한다. 창세기 저자는 그것을 할례 때문이라고 부연설명한다"고 전했다.

그는 "말하자면 십보라는 아들의 성기의 포피를 도려내는 할례를 실행하여 피가 났고 이때 그녀는 자신과 남편은 피의 언약 안에서 맺어진 부부 관계이며 언약 공동체의 가족임을 선언한 것"이라고 했다.

내용을 종합하면서 김 교수는 "구약에서는 언약백성에게 할례가 이렇게 목숨처럼 중요했다는 의미"라며 "따라서 "피 남편"은 피의 할례를 통해 맺어진 중요한 언약적 부부관계를 의미하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을 듯 하다"며 글을 맺었다.

이지수 admin@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학대학 살아남으려면 여성신학 가르쳐야"

신학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성신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백소영 교수(강남대 조교수, 기독교사회윤리학)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과 사람에게 소외 받은 욥은 멜랑콜리커였다"

욥이 슬픔과 우울을 포괄하는 개념인 멜랑콜리아의 덫에 걸렸고 욥기는 멜랑콜리아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지혜서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이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 "데리다의 환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12일 오후 안암로 소재 기윤실 2층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좋은사회포럼'을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