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문제 해결자가 아닌 원인 제공자로서의 하나님

오강남 박사, 28일 자신의 SNS 통해 밝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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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오강남 교수 페이스북)
▲오강남 교수

오강남 박사(캐나다 리자이나 대학교 명예교수)가 신앙을 시험하고 혼돈에 빠트리기도 하는 문제인 문제 해결자로서의 하나님이 아닌 문제 원인 제공자로서의 하나님에 대해 논해 이목을 끌었다.

오 박사는 2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하나님이 문제로다"라는 글에서 먼저 문제 해결자로서의 하나님을 자신의 어머니의 신앙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그는 ""항상 기뻐하라. 쉬지 말고 기도하라. 범사에 감사하라. 이것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너희를 향하신 하나님의 뜻이니라."(살전5:16~18) 그리스도인이라면 바울이 한 이 말을 다 아실 것이다"라며 "제 어머님도 이 말을 기억하시고 그대로 실천하시려고 하셨는지는 모르지만 매일 하나님의 은혜에 감사하며 기쁜 삶을 사시고 언제나 기도를 그치지 않으신 것을 보면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어머님을 향하신 하나님의 뜻"을 이루셨다고 생각된다. 이 경우 하나님은 어머님의 문제를 해결해주신 힘의 원천이셨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오 박사는 "하나님이 문제 해결이 아니라 문제의 원인 제공자가 되는 경우도 있다"고 했다. 그는 "최근에 듣자하니 어느 분이 하나님의 계시에 따라 자기의 정치 행로를 결정하겠다고 했다고 한다. 사실인지 아닌지 제 스스로 확인할 길은 없습니다만 만약 이것이 사실이라면 매우 위험한 발상이 아닌가 여겨진다. 왜 그럴까? 물론 역사적으로 하나님의 계시, 하나님과의 대화 등을 통해 위대한 예언자나 종교 창시자가 등장한 경우도 있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시나 지시 등을 통해 자기가 할 행동을 결정하다가 어처구니 없는 결과를 가져오는 경우도 비일비재하기 때문이다"라고 전하며 몇 가지 예를 들었다.

오 박사는 "제가 아는 한 분은 이른바 최일류 대학교 수학과에 다닐 때 열성 기독교인이 되어 버스에서 예수천당, 불신지옥식 전도를 하다가 미국 뉴욕으로 이민을 갔다"며 "처음에 뉴욕의 노랑 택시 기사가 되었는데 택시를 몰고 가다가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다리가 쏠리는 쪽으로 방향을 틀어서 가면 거기 반드시 손님이 기다리는 것을 발견했다고 한다. 그 후 공인회계사가 되어 하나님의 특별한 은혜로 돈을 많이 벌게 되었다. 이런 경험에 자신이 붙어 하나님이 자기를 귀한 도구로 쓰신다는 확신을 가지게 되었고 결국 하나님이 자기 보고 뉴욕 한인회 회장이 되라는 지시를 했다고 한다. 한인회장 선거에 입후보하면서 자기는 하나님의 명령에 따라 한인회장에 입후보하는 것이니 자기를 찍어야 한다고 공언했다. 결과는 낙선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다른 한 분은 시를 쓰는 시인이었는데, 하루는 저를 찾아왔다. 하나님이 저와 함께 어린이들을 위한 성경을 만들라는 지시를 했다고 했다. 미안하지만 저는 하나님의 명령을 따를 수가 없다고 했다. 그런데 그 때 그분이 하는 말이 놀라웠다. 하나님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다 지시하신다는 것이다. 심지어 책장에 있는 책 중 어느어느 책은 버리라 하시고, 자동차를 타고 가면 직진, 좌향, 우향을 다 지시해주신다고 한다. 하루는 지시하시는 목소리에 따라 가다가 보니 주유소도 없는 어느 시골길에 들어서서 기름이 떨어지는 경험도 했다고 한다. 심지어 하루는 운전하고 가는데 운전대를 놓아보라는 말을 들어 정말로 운전대를 놓으니 얼마 나가다가 차가 오른 쪽 난간을 긁으며 180도로 돌아 중앙 분리대에서 섰다고 한다. 하나님이 그의 믿음을 시험하시면서도 자기가 다치지 않도록 보호해 주셨다고 한다. 하나님의 목소리는 60대 남자의 목소리라고 했다. 계속 목소리를 들었으면 어떻게 되었을지 모르겠는데, 어느 날 남편이 주선해서 앰블랜스에 실려 병원으로 가 격리 치료를 받고 그 목소리가 더 이상 들리지 않게 되었다고 한다. 이를 매우 서운한 일이라 여기더라"고 했다.

오 박사는 그러면서 "위의 두 경우는 어느 정도 개인적인 문제이니 별로 시비걸 일이 없을 것이다. 그러나 하나님의 계시인지 명령에 충실해서 사회와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친 경우도 있다"고 했다.

오 박사는 "얼마전 어느 목사가 자기는 하나님으로부터 계시를 받았는데, 그 계시에 의하면 문재인 대통령을 그냥 두면 이 나가가 곧 공산화되고 말 것이라고 광화문에서 소리소리지르며 국민들을 선동했다"며 "아직 나라가 망하지 않은 것을 보면 그가 받았다는 계시가 어디에서 온 계시였을까 물어보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또 "더 큰 문제는 미국 43대 대통령 조지 W. 부시의 경우다. 2001년 9.11 사건을 빌미로 이라크를 침공했다. 그 당시 많은 사람들이 반대했지만 부시는 자기의 행동이 하나님의 명령에 의한 것이라 주장했다. 감리교 신자이지만 빌리 그램에 의해 Born-again 크리스쳔으로 변신한 부시는 아침마다 집무 시작 전에 성경을 읽고 하나님의 뜻을 물어보는 일을 했다고 한다. 기자들이 그런 중대한 결정을 하는데,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과 상의하느냐고 물어 보았을 때, "나는 나의 아버지보다 하늘 아버지와 상의한다"고 대답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그 당시 감리교 최고 지도자나 교황도 이라크 전쟁은 하나님의 뜻이 아니라고 반대했지만 부시는 하나님의 명령이라 밀고 나갔다. 어느 분이 부시의 하나님과 감리교 수장이나 교황의 하나님은 다른 하나님인가 비꼬기도 했다. 나중 밝혀졌지만 부시가 들은 하나님의 목소리는 그 당시 부통령이던 딕 체니와 국가안보담당 보좌관이다가 나중 국무장관이 된 콘돌리자 라이스 등 네오콘의 목소리였다는 것이 판명되었다. 이런 하나님 때문에 얼마나 많은 무고한 생명이 희생되었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그는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지한 자의 확신, 그 확신에 근거한 행동이라고 하는데, 확신 중에 가장 강력한 확신은 자기가 신의 명령이나 계시를 받았다는 것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라며 "이런 확신에 입각한 행동 때문에 개인과 사회와 세계에 피해를 주게 된다면 이런 하나님은 많은 문제의 근원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런 사례를 보면 니체가 말한 것처럼 이런 하나님은 죽어 마땅한 것 아닐까? 하는 생각도 가능할 것 같다"라고 밝혔다.

이지수 admin@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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