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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주목해야 할 창조의 영성
김균진 박사, 『신학과교회』 2021년 여름호에 논문 게재

입력 Aug 14, 2021 06:25 A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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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베리타스 DB)
▲김균진 연세대 명예교수(조직신학)

김균진 박사(연세대 명예교수, 혜암신학연구소 소장)가 『신학과 교회』 2021년 여름호에 게재한 논문에서 현대 세계의 자연 위기와 연관해 성서에 나타난 다양한 영성의 유형들 창조의 영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김 박사에 따르면 성서에는 다양한 영성의 유형들이 존재한다. 개인 중심의 영성과 유기적이며 공동체적인 영성, 피안적 영성과 차안적 영성, 육과 물질, 삶의 현실에서 추상화된 영혼주의적 영성과 통전적 영성, 영혼주의적 구원의 영성과 하나님의 보편적 구원의 통합적 영성, 금욕적 영성과 현실 향유의 영성, 현실 도피적 영성과 현실 참여적 영성, 주어진 현실에 대한 순응적 영성과 저항적 영성, 가부장적 영성과 남녀평등의 영성, 자본주의적 영성과 사회주의적 영성, 세계의 미래에 대한 염세적, 묵시사상적 영성과 희망의 영성 등 성서에서 다양한 영성들을 접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 중에서도 김 박사는 대표적 영성 중 하나로 흔히 목회 강단에서 자주 선포되는 구원론적 영성을 꼽았다. 김 박사는 특히 바울의 칭의론을 들어 "여기서 하나님의 구원은 인간의 행위 내지 공적으로 말미암은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로 말미암아 공짜 선물로 생각된다"며 "만일 우리가 우리 자신의 업적이나 공적으로 구원을 받을 수 있다면 우리 자신이 구원자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구원은 오직 하나님의 값없는 은혜로 말미암아, 이 은혜에 대한 믿음으로 말미암아 가능하다. 오직 그리스도만이 우리의 구원자이다"라며 "거의 매 주일 듣는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목회자들은 그리스도인들에게 칭의론적 구원의 영성을 고취시키고자 한다"고 전했다.

구원론적 영성으로 유형은 같은데 결이 조금 다른 화해론에 대한 설명도 이어갔다. 김 박사는 "바르트의 화해론에 따르면 "심판자"와 "심판을 받아야 할 자"의 위치가 바꾸어진다. 곧 심판자가 심판받아야 할 자의 자리에 서고 심판을 받아야 할 자가 심판자의 자리에 서게 되는 자리바꿈이 일어난다"며 "이로써 하나님과 인간의 적대관계가 지양되고 양편의 화해가 이루어진다"고 했다.

그러면서 "화해론 내지 속죄론에서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할 영성은 예수 그리스도의 속죄제물을 통해 우리의 죄가 용서받고 하나님과 화해되어 하나님의 새로운 피조물로 살게 되는 것을 기본 내용으로 가진다"며 "이를 위해 무엇보다 먼저 인간이 회개해야 한다. 그의 영혼이 새롭게 변화되어야 한다고 교회는 가르친다. 여기서 구원은 인간의 영혼구원으로 생각된다. 개인의 영혼 구원에 대한 관심이 기독교의 주요 영성을 구성한다"고 했다.

그러나 김 박사는 개인의 영혼 구원에 집중하는 구원에만 집중하는 구원론적 영성에 대해 "무세계성, 무역사성, 인간의 육체와 물질을 무시하거나 죄악시하는 영혼주의에 빠질 수 있는 위험성을 지닌다"며 "그 대표적인 예를 우리는 초대교회의 영지주의와 중세기의 신비주의 영성에서 볼 수 있다"고 했다. 영지주의 영성이 마치 육체를 감옥으로 여긴다는 점도 부각시키며 이러한 영지주의에 대해 초대교회가 이단으로 규정했음도 알렸다.

또 다른 성서의 대표적 영성의 유형으로는 하나님 나라를 갈망하는 역사적, 메시아적 영성을 제시했다. 김 박사는 "이 영성의 특징은 하나님의 구원이 인간의 영혼에서는 물론 인간의 사회와 역사 전체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희망하는 데 있다"며 "여기서 하나님의 구원은 개인의 영혼은 물론 하나님이 창조하신 세계와 역사 전체에 하나님의 메시아적 통치, 곧 하나님의 나라가 이루어지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아울러 "개인의 영혼 구원의 영성은 하나님의 구원이 본질적으로 인간의 영혼에서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나머지 인간의 육과 물질, 사회와 역사에서 추상화된 영혼주의에 빠지는 경향을 보이는 반면 역사적, 메시아적 영성의 특징은 인간의 영혼을 넘어 물질적, 사회적, 역사적 영역에서도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데 있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역사적, 메시자적 영성은 헤겔의 역사철학에서 대표적으로 나타난다고도 했다. 김 박사에 따르면 헤겔에 있어서 세계는 "정신으로서의 하나님" 곧 "영으로서의 하나님"의 자기 활동으로 하나님과 세계의 화해, 곧 하나님의 구원이 실현되는 과정이다. 한마디로 말해 세계사는 곧 구원의 역사인 것이다. 세계사의 목적은 곧 영으로서의 하나님이 자기 자신을 그 속에서 완전히 인식할 수 있는 "절대지식"의 세계, "영의 개념과 일치하는" 세계가 이루어지는 데 있다는 것이다.

또 성서의 또 다른 대표적 영성의 유형으로는 창조의 영성이 있었다. 김 박사는 "성서가 보여주는 창조의 영성은 인간과 인간의 영혼을 넘어 자연의 세계를 하나님의 창조로 인식한다. 창세기 1장과 2장의 창조설화는 이에 대한 일차적 근거가 된다"고 운을 뗐다.

이어 "하나님이 자연 세계를 창조하였다는 것은 단순히 "하나님이 세계를 창조하였다"는 역사적 사실을 말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연 세계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소유임을 시사한다"며 "자연의 세계가 하나님의 소유라는 성서의 고백은 자연의 세계는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다"라는 것을 시사한다. 자연은 본래 인간의 것이 아니다. 그것은 하나님이 지으신 하나님의 것이다"라고 했다.

김 박사는 또 성서의 창조 영성이 "자연의 세계 속에서 하나님의 오묘한 섭리와 돌보심을 인식하고 하나님의 경륜을 따르는 것이 삶의 순리라는 사실을 인식한다"며 "하나님은 눈과 비를 내려 자연 생명계를 유지하는 물을 공급한다. 비는 인간에게 하나님의 은총인 동시에 인간의 악에 대한 심판의 수단이 되기도 한다. 하나님의 섭리와 돌보심 속에서 자연의 피조물들은 유기적 결합 속에서 서로의 생명을 가능케 한다"고도 했다.

창조의 영성은 인간의 비축 욕망의 페부를 찌르기도 한다. 김 박사는 "인간의 무한한 비축의 욕망으로 인해 자연 생물들이 삶의 터전을 잃어버리고 자연 생명체의 다양성이 축소된다. 그 마지막 결과는 코로나 팬데믹이다"라며 "자연 속에 머물러 있던 한 바이러스가 자연 영역의 파괴로 인해 인간의 삶의 영역으로 확대되기 때문이다"라고 했다.

또 "많이 비축할수록 인간은 고독해진다. 비축은 인간을 고독하게 만든다. 더 많은 소유가 인간의 최고 가치와 목적이기 때문이다. 이에 반해 자기의 것을 나누고 공생활 때 참 기쁨을 경험할 수 있다. 나눔을 통해 생명이 살아나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함께 나누고 공생할 때 삶이 풍요롭게 된다. 이기적 자아의 딱딱한 껍질을 깨뜨리고 너와 내가 함께 어울리게 된다. 삶의 이 지혜를 창조의 영성은 공중의 새와 들의 백합화에서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창조의 영성은 또 인간중심적으로 환원되는 기독교 신앙에 대한 반성의 측면도 갖고 있다. 이에 김 박사는 "하나님의 창조에서 인간은 자연 위에, 자기 홀로 있는 존재가 아니라 자연의 연결고리 안에 있는 자연의 일부로 창조된다. 자연 없이 인간은 생존할 수 없다. 공기와 물이 없으면 그는 죽는다. 따라서 기독교 창조 영성은 자연을 인간의 삶의 기초로 인식한다"고 역설했다.

이 밖에 창조의 영성은 서로 돕는 정신을 지향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 박사는 "기독교 창조 영성은 생명의 근원을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인식한다. 거꾸로 모든 생명체 안에서 그리스도의 생명의 근원을 인식한다. 자기가 나은 자식의 생명을 위해 자기의 생명을 희생하는 피조물들의 사랑 안에서 상부상조하며 함께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들의 삶 속에서 삼위일체 하나님의 사랑의 영을 보게 된다"고 밝혔다.

성서가 전하는 대표적인 영성의 유형들을 개인 영혼의 구원에 집중하는 구원론적 영성, 하나님의 나라를 바라는 역사적, 메시아적 영성 그리고 창조의 영성으로 제시한 김 박사는 마지막으로 이들 영성 유형들이 서로를 보완해 전체를 이루는 관계에 놓여있다고 주장했다.

김 박사는 "기독교 영성의 통합성은 하나님의 전체성에 근거한다"며 "하나님은 인간 영혼의 창조자일 뿐 아니라 세계 모든 것의 창조자이다. 인간의 영혼은 물론 자연 만물이 그의 피조물이요 그의 소유이다. 하나님의 은혜와 구원은 부분적인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것이다. 인간의 영혼은 물론 세계의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와 구원의 대상이다"라고 역설했다.

특히 "목회 현장에서 목회자는 구원론적 영성에 더 큰 비중을 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면서도 "구원론적 영성은 역사적, 메시아적 영성과 창조 영성과 결합되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을 때 구원론적 영성은 불완전한 영성, 부분적 영성에 머물게 된다. 하나님의 구원은 인간 영혼 구원으로 축소될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동시에 그는 "역사적, 메시아적 영성과 창조의 영성은 구원론적 영성에 기초해야 할 것"이라면서 "그렇지 않을 때 이 두 가지 영성은 구원론적 기초를 결여한 하나의 사회 개혁운동이나 혁명운동, 단순한 자연보호 운동으로 변할 수 있을 것이다. 자기 자신의 구원에 대해 무관심하면서 사회와 자연을 구원하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이 나타날 수 있다. 그러므로 세 가지 유형들 가운데 어느 하나만을 고집할 것이 아니라 세 유형들이 하나로 결합되어 있는 통합적 영성을 갖도록 노력해야 할 것이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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