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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15단상] 8.15 해방 76년의 생각(5)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본지 회장)

입력 Sep 06, 2021 05:41 A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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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지유석 기자 )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본지 회장). 지난 제67회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제67회 총회에서 서광선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민족의 통일과 평화에 관한 한국기독교회 선언'(88선언) 30주년을 맞는 소감을 밝히고 있는 모습.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한 해, 그리고 금강산 개방 20주년이 되는 해 가을, 관광객 박왕자씨가 북한 총격에 사망하자, 금강산 관광사업은 페지되었다. 이어서, 2010년 3월에는 서해를 순항중이던 대한민국 해군 "천안함"이 북한 잠수함 어뢰의 공격을 받아, 해군 장병들이 전사했고 함정은 큰 피해를 보는 참사가 있었다. 그러는 동안 2011년에는 북한의 김정일 위원장이 69세를 일기로 사망하여, 그의 둘째 아들인 김정은이 그 자리를 세습하였다. 당시 김정은의 나이 27세였다.

취임 5년 후, 2016년 32세의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핵실험을 감행하였다. 이를 규탄하는 이유로 남한의 박근혜 대통령은 개성공단을 폐쇄한다고 통보하고 2016년 2월 10일 밤, 남한의 공장장들과 직원들은 야밤도주하듯이 개성을 빠져 나왔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시대가 시작되고, 2016년 박근혜 대통령 시대가 막을 내리는 8년 동안, 7.4 공동성명이 발표된 1972년부터 노무현 대통령이 걸어서 휴전선을 넘어 김정일 위원장과 만난 2007년까지, 무려 35년 동안의 "휴전 상태에서의 데탕트와 대화와 교류 협력"의 시대는 막을 내렸다.

그러나 역사는 그렇게 쉽게 후퇴만 하는 것이 아니었다. 박정희 전 대통령의 딸인 박근혜씨가 대한민국 건국 이래 최초의 여성으로 대통령으로 취임할 때 만해도, 세계의 주목을 끌었을 뿐 아니라, 새로운 역사가 전개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와 희망으로 부풀어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한지 1년이 겨우 넘은 2014년 4월 16일, 인천에서 제주도로 항해하던 여객 화물 선박이 목포 앞바다에서 침몰하는 불상사가 일어났다. 졸업여행으로 이 배에 탄, 안산의 고등학교 학생 300여 명은 침몰하는 "세월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수장되는 참사가 있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 참사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비난 속에, "세월호"와 함께 "침몰"하는 것 같았다. 이에 더하여, 최측근이라고 하는 최순실 게이트, 비선실세와의 관계, 대기업의 뇌물 수수 등, 각종 의혹에 말려들어 헤어 나오지 못하던 터에, 결국 2016년 12월 9일, 국회의 "탄핵 소추안이 통과되었고, 이듬해인 2017년 3월 10일, 헌법재판소 최고 법정에서 판사 전원의 이름으로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는 판결을 받아야만 했다. 곧바로 수감된 박근혜씨는 2021년 1월 14일 까지의 대법원 상고 재판에서 22년 수감형과 180억원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016년 겨울 밤의 광화문 촛불 시위는 박근혜 대통령을 청와대로부터 추방하였고, 2017년 이른 봄, 문재인 인권 변호사가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으로 취임하였다. 그리고 2018년 2월, 평창 동계 오림픽, 온 세계 젊은이들이 흰 눈 속의 체전(體典)에 몰려 오는 바람과 함께, "한반도의 봄"이 불어오고 있었다.

2018년 2월 9일, 북조선의 김정은 위원장의 여동생 김여정 공산당제1부부장이 특사로 특별기편으로 인천 공항에 도착하여, 동계 올림픽을 위해서 새로 개통한 KTX로 평창에 오고 있다는 뉴스는 우리 모두를 놀라게 했다. 김영남 북조선 올림픽 대표단장과 함께 평창 동계 올림픽 개막식에 참석한 김여정은 문제인 대통령의 초대로 청와대에서 오찬을 함께 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의 친서를 전달했다. 김정은 위원장은 친서에서 남북관계 개선의 의지를 표명하는 한편, 정중하게 문재인 대통령의 방북을 요청했다. 김여정은 2박 3일의 방한일정 마지막 날 밤, 심지연 관현악단 공연에 참석하고, 북으로 돌아갔다.

그렇게 김여정이 다녀가고, 평창 올림픽은 성황리에 성공적으로 막을 내렸다. 그리고 4월 27일 팡문점, 휴전선 까지 뚜벅뚜벅 걸어 내려 온 김정은 위원장은 남쪽 분계선에 와 서서 기다리고 서 있는 문재인 대통령과 다정하게 악수를 나누었다. 그리고 둘이서 뭐라고 하더니만,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의 손을 잡아끌어 분단선을 넘어섰다. 잠깐이지만, 우리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위원장의 손을 잡고 북녘땅을 밟은 것이다. 여권도 비자도 없이, 그리고 정보부의 허락도 없이...

나는 이 광경을 텔레비전을 통해서 지켜보면서, 흐르는 눈물을 참을 수가 없었다. 오랜 친구처럼, 두 정상은 도보 다리를 나란히 걸어서 왕래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탁자를 가운데 놓고 다정하게 밀담을 나누던 모습은 지금도 눈에 선하다. 그리고 두 정상은 정식 회담에 마주 앉아 "4월 27일 자 판문점 선언"에서명하였다.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의 골짜는 우선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개성에 설치하는 것을 위시해서, 동해선과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한다는 것, 그리고 놀랍게도 2018년 안에 종전선언과 함께 평화협정을 체결하자는 것이었다. 나아가서 비핵화를 현실화하고 핵 없는 한반도를 만들자는 약속을 한 것이었다.

나는 무엇보다도 경의선 철도를 개통한다는 데 박수를 쳤다. 이제 머지 않아 우리 아들 손자 며느리를 거느리고 서울역에서 평양가는 기차를 타고, 평양 대동강 남쪽 산언덕에 순교자 목사 아버지의 무덤을 찾아 성묘할 수 있겠다는 생각에 숨을 쉴 수가 없었다. 그리고 한반도의 비핵화와 종전선언과 함께 평화협정을 체결하겠다는 것은 우리가 꼭 30년 전 "88선언"에서 우선순위로 남북 정부에 요청한 것이 아니었던가 말이다.

판문점 선언이 발표 된 지 두 달도 안 된, 6월 12일, 미국의 도날드 트럼프 대통령이 싱가폴에서 북미 정상회담을 가졌다. 어떻게 트럼프 같은, 미국 제일주의를 외치고 돈밖에 모르고 "전쟁광"이란 평판의 인물이 한반도의 평화체제 정착과 북한의 비핵화 등, 중차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면서도, 인간의 생각으로는 예축할 수 없는 하나님의 섭리에 기대하는 안타까운 심정이었다.

남북의 적대관계와 갈등을 해소하고 평화와 한민족의 공동번영의 희망으로 부풀어 있는 남과 북의 민초들은 2018년 9월19일, 평양 능라도 경기장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환영대회에서, 10만이 넘는 군중이 환호하는 가운데, 감동과 감격의 연설에 군중의 열렬한 갈채와 환성이 온 한반도에 울려 퍼졌다. 그리고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발표한 "공동성명"은 군사적 적대관계를 종식 시키고, 민족경제의 번영을 촉진 시키고, 한반도의 비핵화를 약속하고, 김정은 위원장의 답방 초청을 포함하였다. 이어서, 남한 대표단은 김정은 위원장의 초청으로 백두산 천지(天池) 남쪽 물까 기슭에 모여서서 민족의 영산(靈山)에 경의를 표하며 백두산 천지의 물을 만지고 물병에 담기도 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을 제주도 한라산에 초대하기도 하였다. 여기에는 남한의 종교지도자들과 함께 기독교교회협의회 이홍정 총무가 있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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