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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되짚어보기] 또 다시 고개 든 윤석열 후보 무속신앙 의혹
손바닥 ‘왕’자 이은 역술인 개입까지, ‘비선실세’ 트라우마 일깨우나

입력 Jan 22, 2022 05:37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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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지난해 10월에 이어 또 다시 무속신앙 의혹에 휘말렸다. 이번 의혹은 보다 구체적이다.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가 또 다시 무속논란에 휩싸였다. 지난해 10월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TV토론에서 손바닥에 적힌 ‘왕'(王)자로 곤욕을 치른지 3개월 여 만이다. 당시에도 윤 후보 부인 김건희 씨 역시 역술에 탐닉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었다.

이번 무속논란은 더 구체적이다. <세계일보>는 1월 17일자에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 선거대책본부에 무속인 전모씨가 고문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전씨가 윤 후보의 검찰총장 시절부터 대권 도전을 결심하도록 도왔다는 주장과 함께 자신은 ‘국사'가 될 사람이라고 소개했다는 전씨 지인의 증언도 나왔다"고 덧붙였다.

부인 김 씨가 무속에 탐닉해 있다는 세간의 루머는 이른바 ‘김건희 7시간 녹취록'을 통해 보다 구체적인 실체가 드러나는 와중이다.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1월 16일 방송에서 <서울의소리> 이명수 기자와 김 씨 사이에 오간 통화내용 일부를 공개했다. <스트레이트>가 공개한 녹취록 중엔 이런 내용이 있었다.

"나는 영적인 사람이라 그런 시간에 차라리 책 읽고 차라리 도사들하고 얘기하면서 삶은 무엇인가 이런 얘기 하는 걸 좋아한다."

이뿐만 아니다. SBS는 김 씨가 2007년 국민대 테크노디자인 대학원에 낸 박사학위 논문 일부를 공개했는데, 일부 내용은 실소마저 자아내게 한다. "'대머리 남자'는 '주걱턱 여자'와, '주먹코 남자'는 '키 큰 여자', '콧구멍이 큰 남자'는 '입이 크고 튀어나온 여자', '좌우 콧방울이 두툼한 남자'와 '입술이 작은 여자'가 궁합이 잘 맞는다"는 대목이 특히 그렇다.

본인을 스스럼없이 ‘영적인' 사람이라 말하고, 궁합을 박사학위 논문 주제로 다뤘다니 주술에 탐닉해 있다는 세간의 의혹이 결코 헛소문은 아닌 듯하다.

동서고금 넘나드는 주술과 정치의 밀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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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이활 기자)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후보는 정권 심판에 몰두하는 양상이다. 그러나 보수 신문인 ‘중앙일보’는 사설을 통해 무속신앙과 고리를 끊으라고 윤 후보에게 주문했다.

현실정치에 무속 내지 주술이 개입하는 사례는 비단 우리나라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제정 러시아 말기 요승 라스푸틴이 비선실세로 군림하며 차르 체제의 몰락을 가져왔다는 건 잘 알려진 사실이다.

미국의 경우 1980년대 신보수주의 시대를 연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역시 비선실세 논란에 휘말렸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비선실세로 지목된 이는 부인 낸시 레이건 여사.

레이건 대통령 재임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도널드 리건은 회고록에서 "영부인 낸시 레이건이 샌프란시스코의 한 점성술사에게 매달 3,000달러의 의뢰비를 주고 하루에도 두세 번씩 전화를 걸어 대통령 일정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백악관 내에 점성술사와의 통화를 위한 개인 전화까지 뒀다"고 폭로했다.

폭로의 파장은 컸다. 백악관까지 나서 낸시 레이건 여사의 점성술 비선실세 연루의혹을 부인했다. 하지만 리건은 "대통령 토론과 연설, 회담일정, 암 수술날짜까지 결정했다. 그녀의 허락 없이는 대통령 전용기도 착륙할 수 없었다"고 폭로를 이어 나갔다.

무엇보다 최고 권력자는 한 수 앞을 내다보는 예지력과 냉철한 판단력을 갖춰야 한다. 선거 국면이라고 예외는 아니다. 그야말로 오리무중인 현실 세계에서 어떤 선택을 내려야 최선이고, 승리를 가져갈 수 있을지 예측불허다.

주술은 바로 이런 틈새를 파고들기 마련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정치에 주술이 개입하는 건 바로 현실 자체가 예측불허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 사회가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무속신앙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이유는 또 있다. 우리사회는 불과 몇 해 전 최순실이라는 ‘비선실세'의 국정농단을 목격했고 이게 도화선이 돼 박근혜 씨가 대통령 파면되는 지경까지 이르렀다.

이런 정서를 아는지 모르는지, 윤석열 후보는 줄곧 정권심판론에만 몰두하는 모양새다. 윤 후보는 21일 천안을 찾아 유관순 열사 추모각에 참배했다. 그리고 이어 열린 국민의힘 충남선대위 필승 결의대회에서 이렇게 외쳤다.

"지난 5년간 대한민국은 어떤 모습이었는가. 공정과 상식이 무너지고, 불공정과 비상식이 판을 쳤다. 화합과 통합에 정치가 사라지고 갈등과 분열의 정치, 국민의 갈라치기 정치가 계속되어 왔다. (중략) 오는 3월 9일은 그냥 선거가 아니다. 대한민국의 운명을 가르는 날이다. 밝은 미래로 가느냐. 퇴보하느냐가 이번 대선에 달려있다. 이 민주당 정권을 확실하게 심판해야 하지 않겠는가."

하지만 여론, 특히 보수 진영은 트라우마에 가까운 반응이다. 비선실세의 존재가 알려지며 대통령이 쫓겨났으니 한편으론 당연해 보인다.

대표적인 보수 신문인 <중앙일보>는 1월 19일자 사설에 이렇게 적었다. 보수 진영의 위기의식마저 느껴지는 대목이 아닐 수 없다.

"역대 대선에서 무속 관련 내용이 회자된 적이 없는 건 아니다. (중략) 하지만 대선 과정에서 후보나 가족과 관련해 무속인 논란이 지금처럼 큰 적은 없었다. 행정부 수반이자 국군통수권을 가진 대통령은 정부 부처를 망라하는 정확한 정보와 세계 질서를 관통하는 판단력, 그리고 시대를 앞서는 통찰력으로 냉정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자리다. 국정에 길흉화복을 남에게 묻는 무속이 개입할 여지는 없다. 윤 후보가 무속인과의 고리를 확실히 끊어내지 못한다면 국가 지도자로서 자격이 없다."

덧붙이는 글]

윤석열-김건희 부부의 무속신앙 탐닉 의혹이 일자 온라인에선 20일부터 ‘비선정치ㆍ무속정치를 염려하는 그리스도인 선언 준비모임'이 꾸려져 온라인연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준비모임은 "민주주의의 회복을 위해 촛불을 들었던 우리는 시민이자 그리스도인으로서 더 이상 무속인에 의존하는 비선 정치의 부상을 묵과할 수 없다"며 선언서 마련 작업에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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