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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윤석열 새정부 등장, 위기 닥친 ‘종전선언’
대북 강경파·친미 성향 윤석열 집권, 한반도 운명은 어디로?

입력 Mar 21, 2022 06:35 A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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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 대통령직 인수위 제공)
윤석열 당선인이 맞을 한반도 상황은 녹록치 않다. 하지만 미국은 내심 윤석열 새정부를 반기는 모양새다.

윤석열 새정부가 당선 확정 후 정권인수위원회를 꾸리고, 위원을 인선하면서 차기 정부의 윤곽이 드러나는 모양새다. 그리고 20일 오전엔 기자회견을 갖고 대통령 집무실 국방부 이전을 공식 발표했다.

인수위 위원으로 위촉 받은 인사의 면면, 그리고 대통령 집무실 이전을 추진하는 인수위 행보를 보면 솔직히 기대보다는 걱정이 앞선다. 무엇보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의 개입을 당연시하는 내용의 논문을 냈던 김태효 전 청와대 대외전략기획관이 인수위에 합류한 점은 아연실색할 정도다.

하지만 미국 정부로 관점을 바꾸면 전혀 다른 그림이 나온다. 조셉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윤석열 당선인과 전화 통화를 했다. 주목할 대목은 전화통화가 이뤄진 시점이다. 바이든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통화는 10일 오전 10시 경 이뤄졌다. 윤 당선인이 당선 수락 연설을 한지 5시간 만이다.

다음날인 11일엔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의 예방을 받았고,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 전화로 대화를 나눴다. 이어 14일과 16일엔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와 전화통화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제외하고 윤 당선인이 전화통화한 정상은 영어권이고 미국과 동맹관계가 돈독한 국가들이다. 기시다 총리도 예외는 아니다.

게다가 윤 당선인이 통화한 정상들은 중국 견제 성격의 안보협의체 ‘쿼드(Quadㆍ미국 일본 호주 인도)' 참가국 정상들이다. 이 같은 움직임을 어떻게 봐야할까?

문재인 정부는 임기 내 종전선언에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 스스로 지난해 9월 제76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남북미 3자 또는 남북미중 4자가 모여 한반도에서의 전쟁이 종료됐음을 함께 선언하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종전선언의 핵심 주체인 미국은 냉담했다. 전임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국 외교에서 파격적이었던데 비해 바이든 행정부의 외교는 보다 정통주의에 가깝다. 북한의 경우에 한정해 바라보면 일단 바이든 행정부는 ‘바텀 업', 즉 상향식 실무회담을 하겠다는 기조다. 리더가 직접 나서는 트럼프식 ‘탑 다운'과의 명확한 결별이다.

그런데 미국 정부에서 북한 문제를 담당하는 실무자는 강경파 일색이다. 따라서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선 검증가능하고 불가역적인 핵 폐기 정책이 미국의 대북 정책기조임은 분명하다.

위기에 빠진 ‘종전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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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 사진 출처 = 알 자지라 )
지난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국제정세를 뒤흔들었다.

미국으로선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은 문재인 정부가 종전선언에 의지를 보이는 게 달갑지만은 않은 일이다. 무엇보다 북핵 폐기가 전제되지 않은 상태에서 종전선언이 나온다면 미국의 비핵화 노력은 수포로 돌아간다. 또 종전선언이 미국 국내법으로 가한 대북 제재를 철폐해야 하는 근거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런 와중에 비록 선제타격이란 과격한 정책을 내세웠지만 근본적으로 보수적이고, 일본에 우호적인데다 북한에 대해 강경입장을 보인 윤석열 정부의 등장은 미국으로선 나쁘지 않다.

당선 확정 후 얼마 지나지 않은 시간에 평생 외교분과에서 정치를 한 바이든이 윤석열에게 전화를 건 건 이런 배경에서 이해되어야 한다는 판단이다.

현재 한반도를 둘러싼 국제정세는 녹록치 않다. 한국 대선을 목전에 둔 지난 2월 24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전격 침공했다. 미국 등 서방이 경제제재로 압력을 가하고 있지만 블라디미르 푸틴은 호락호락 물러나지 않을 기세다.

러시아 침략전쟁과 맞물려 중국도 대만에 대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와중이다. 미국은 러시아와 직접 군사적 대치를 최대한 자제하고 있지만 중국이 대만을 침공할 경우 미국으로서도 군사력 사용은 불가피한 선택이다. 이런 와중이기에 중-러 양국은 서로를 필요로 하는 처지고, 실제 중국은 러시아의 뒷배 구실을 하고 있다.

이 와중에 한국은 윤석열을 새 대통령으로 맞이하게 됐다. 미국은 일단 원론적인 입장이다.

미 국무부는 19일 "미국은 한국의 방어에 전념하고 있으며, 기후변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공급망을 포함한 핵심 국제 도전들에 윤 당선인과 협력을 심화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한반도 상황이 미국으로선 나쁘지 않은 쪽으로 흐르는 중임은 부인하기 어렵다.

적어도 확실한 건, 이제 대북정책에 관한 한 전임 정부와는 전적으로 궤를 달리하게 됐다. 이와 동시에 종전선언의 앞날은 안개에 휩싸일 가능성이 높아졌다.

여기에 윤석열 당선자의 국방부 집무실 이전 발표로 일정 기간 안보 혼선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새 대통령의 행보는 세계사적 안보 격변에 대한 인식이 있는지 의구심이 들 정도다.

과연 종전선언의 미래는 약속할 수 있는가? 더 나아가 한반도 운명은 어디로 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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