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이찬수 목사 "분당우리교회는 잊으세요"

10일 '일만성도 파송운동' 파송예배서 29개 교회 완전한 독립 선언

chansu
(Photo : ⓒ분당우리교회 영상 화면 갈무리)
▲10일 '일만성도 파송운동' 파송예배에서 이찬수 목사가 설교를 전하고 있는 모습.

성도수 2만명을 웃도는 분당의 대표적인 대형교회로 알려진 분당우리교회가 10일 '일만성도 파송운동' 파송예배를 드렸다. 분당우리교회는 이날 파송예배를 끝으로 29개 교회로 분립되었으며 이들 분립된 교회는 산파 역할을 한 분당우리교회로부터 어떠한 간섭도 받지 않고 독립적으로 운영될 전망이다. 2012년 7월 1일 주일예배 설교를 통해 공식화 한 일만성도 파송운동이 10년 만에 결실을 이룬 것이다.

'나의 최선과 하나님의 일하심'이란 제목의 파송예배에서 설교를 전한 이찬수 목사는 29개 교회로 떠나는 교인들을 향해 "오늘 파송예배, 사실은 여러 가지를 계획했었다. 그러나 어제 다 취소시켰다. (파송되는 성도들이)이제 분당우리교회는 잊어야 하니까. 기억에 남는 파송예배를 드리고 싶지 않다. 하나님께만 영광이 되고 싶다"며 "이제 분당우리교회를 잊어주시고 여러분이 가시는 그 교회에서 행복하셔야 한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오늘 이 시간부로 29개 분립·개척교회는 완전한 독립"이라며 "오늘 이후로 (분당우리교회가)어떤 관여도 간섭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분립하는 교회들 이름에 '우리'자도 넣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리' 간판을 내걸고 지역의 작은 개척교회를 위협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한 배려였다.

이 목사는 또 "1차 목표는 이뤄졌지만, 제가 한 약속을 기억하고 있다. 이제 1년 간 안식년을 포함해서 정비가 되는 2년차까지 (분당우리교회가) 장년 출석 5천 명 이하가 되지 않는다면 제가 분당우리교회를 사임하겠는 약속은 유효하다"고 분명히 했다.

그러면서 이 목사는 "어떤 경우라도 제가 조금 더 오래하려고 성도들을 괴롭히는 일은 하지 않겠다"며 "이제 다음주부터 분당우리교회는 저와 함께 2년 동안 다시 정비해야 한다. 교사도 봉사도 모든 일들 다 정비해야 한다"고 했다.

이 목사는 "다 수습하고 그리고 5천 명 이하로 줄지 않으면 저는 사임하고 어디로 갈지 아내와 의논 중"이라며 "얼마나 오래 목회를 하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모세처럼)왕궁을 거부하는 태도가 중요하다"고 했다.

앞서 이 목사는 일만성도 파송운동 배경을 설명하며 이 운동이 모세처럼 왕궁을 거부하는 전통을 계승하는 운동임을 확인했다. 그는 "분당우리교회는 학교를 (예배당으로)빌려서 쓰다보니 2만 명 가까이 출석할 때까지 주중 (사용할)공간이 없었다"며 '이래선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임대할 곳을 물색했지만 교인들이 모두 들어갈 공간을 찾기 어려웠다고 했다. 그래서 지금의 드림센터를 매입하게 되었다는 설명이다.

이 목사는 "드림센터에 입주하고 나서 그 때부터 고통이 시작됐다. 건물이 너무 컸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그는 "우리나라에 어려운 형편에 있는 미자립교회를 생각하면 '우리 편하자고 이 큰 건물을 쓰는 게 옳은 일인가'라는 마음의 가책이 있었다"고도 전했다.

그래서 당시 "외부 손님 만날 때 드림센터에서 만나자고 못했다. 부끄러웠다"고 회고하기도 했다. 아울러 드림센터에 분당우리교회임을 알리는 간판조차 붙이지 않았다며 "지하 주차장으로 가는 입간판도 처음엔 없었다. 어쨋든 여기가 지나가는 어떤 작은 교회 성도님들이 그것을 보고 '이렇게 큰 교회도 있느냐'고 마음에 상처를 입을까봐"라고 덧붙였다.

교육관의 크기와 규모 때문에 고통 중에 있었던 이 목사는 "그 과정에서 어느 새벽에 하나님께서 주신 메시지로 두 가지 약속을 드린 것 아니느냐"며 "그 중에 하나가 일만성도 파송운동. 오늘 결실을 맺게 되는 일만성도 파송운동이고 그리고 또 하나가 드림센터의 사회 환원에 대한 약속이었다. 쫓겨날 짓을 했는데 눈물로 여러분들이 그걸 인준해주셨다. 이것도 호의와 사랑, 하나님의 일하심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 목사는 분립된 교회의 정체성을 재확인하며 당부의 말도 전했다. 그는 "이 시간부로 29개 분립 개척교회는 완전한 독립이다"라며 "당회가 몇 번이나 이 문제들을 거론하며 나눴다. 오늘 이후로 어떤 관여도 하지 않을 것이다. 간섭도 하지 않을 것이다. 여러분이 분당우리교회에서 융자 얻고 이래가지고 초기를 시작했다고 하는데 그것은 우리랑 상관없는 일이다. 이제 여러분의 교회가 자립이 되면 공동모금으로 되갚는 것이지 분당우리교회가 갚는 것 아니다"라고 했다.

이 목사는 "여러분 저 보고 29개 교회에 대해 이야기 하지 말아달라. 그리고 분당우리교회는 이랬는데 이런 이야기 절대로 하지 말아달라. 분당우리교회는 29개 교회 안에 없다. 우리 교회가 하던 것을 해야 하는 것도 아니다. 완전한 독립이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29개 목회자와 성도들에게 눈물로 호소할 것이 있다며 두 가지를 당부했다.

그는 "제가 기도하는 제목이 오늘 나눈 제목 그대로다"라며 "왕궁으로 입성하는 모세, 왕궁을 거부하는 모세다. 다른 맨땅에 헤딩 하듯 한 두명 가지고 개척하는 수많은 분들 앞에서 29개 교회는 왕궁으로 입성하는 모세 같을 것이다. 그 왕궁을 거부하셔야 된다. 우리는 여기서 호의호식하고 우리가 잘 누리고 초기부터 몇백명이 모이고 헌금이 얼마나 나오고 이런 것들에 눈을 주는 교회가 아니라 오늘 이 시간부터 왕궁을 거부하고 하나님 앞에 사명을 감당하기 위하여 그래서 일차적으로는 (29개 교회)목회자들에게 눈물로 호소한다. 결단하고 순종해서 그 교회로 가기로 한 성도들 주님 안에서 행복하도록 해달라"고 했다.

이어 "2차적으로는 29개 교회가 연대해서 어려운 한국교회를 섬기고 지역교회를 섬기고 이 모든 일들을 29개 교회가 머리를 맞대고 해주시기를 부탁을 드린다"고 전했으며 '은혜'라는 찬송가 가사를 곱씹으며 파송예배를 마쳤다.

이지수 theworld@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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