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주일신자 방식에서 생활신앙으로 전환해야"

기장 2022 신도정책협의회 개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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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김진한 기자)
▲15일 정오 서울 중구 소재 서울제일교회에서 한국기독교장로회 2022 총회 신도정책협의회가 열렸다.

코로나의 소강상태와 재확산이 순환, 반복되는 현실 속에서 코로나 이전 일상의 회복은 요원해 보인다. 포스트 코로나는 코로나 엔데믹(풍토병화)으로 나아가고 있고 이는 좋든 싫든 코로나와 더불어 신도들의 신앙생활 플랫폼과 콘텐츠의 다변화를 모색하도록 이끌고 있다.

15일 정오 서울 중구 소재 서울제일교회에서 열린 한국기독교장로회 2022 총회 신도정책협의회는 이 같은 문제 의식에서 출발해 포스트 코로나 시대 신도들의 대면생활과 비대면생활을 목회적으로 어떻게 돌보아야 할지를 살펴봤다.

특히 신도들의 대면 신앙생활과 관련해 메인프로그램 발제자로 나선 한문덕 목사(생명사랑교회)는 코로나 이전과 이후의 목회적 상황을 예리하게 분석하며 선교 중심축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해 참석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한 목사는 먼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주요 특징으로 △모든 만남이 조심스러워졌고 비대면이 일상이 되고 있으며 △인류 중심에서 생명 중심으로 나아가고 인류를 위한 자연의 수단화가 아니라 함께 상생하는 공존의 방식을 모색하게 하고 있으며 △가상 세계의 활용 능력에 따라 새로운 계급질서를 낳고 있어 양극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코로나에 대한 한국교회의 반응에 대해서는 미숙했던 상황을 지적하며 특히 "전광훈과 극우 기독교 집단을 중심으로 진행된 광복절 집회와 2차 코로나 대유행이 한국 사회가 기독교를 반사회적 집단으로 여기게 된 가장 결정적 사건이다"라고 평가했다.

그는 특히 "문재인 정부에 반대한다는 정치적 이슈를 방역에 대한 거부로 표현하면서 드러낸 몰상식과 반사회적 분노와 혐오의 모슨뿐만 아니라 이 같은 극우 운동의 핵심에 교회와 목회자들이 존재하고 있고 적지 않은 교회와 교계 지도자들도 묵인하며 심정적으로 동조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코로나 이후 한국교회의 과제로는 존재 방식에 대한 성찰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한 목사는 "교회는 자신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며 "교회는 하나님의 뜻을 따라 성령의 인도를 받아 세상을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공동체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모임만을 중시하는 공동체에서 흩어지기 위해 모이는 공동체로

이어 "따라서 기존의 예배와 모든 모임과 활동의 방향이 모이는 공동체에서 나라의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기 위해 흩어지는 공동체를 위한 진지(선교적 교회, Missional church)로서의 역할에 더 주목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회의 존재 방식이 건물 중심의 모임에서 흩어짐을 전제로 한 모임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말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면 신앙생활은 또 주일에만 반짝 교회에 모이는 주일 신자(Church-goer) 방식에서 벗어나 생활신앙(Faithful christian)으로의 전환을 모색하도록 한다고도 밝혔다. 한 목사는 "진지한 생활신앙으로 거듭나기 위한 목적을 생각한다면 실제로 예배의 다변화가 요청된다"며 주일 11시만을 대예배라며 고집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기존의 주일예배는 대체적으로 목회자의 일방적 설교와 예배 기획으로 이뤄진다"며 "예배 위원들을 두지만 교인들이 예배 기획이 참여하고 예배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방식이 되지 못하고 수동적이 되게 한다. 따라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맞게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함께 사용하며 또는 소그룹과 가정, 직장, 세대별, 간(間) 세대적 예배들을 기획해 주일 예배의 효과를 가져오는 시도가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큰 공간에 함께 모여 예배 드리던 것에서 코로나 2년 동안 각각 집에서 온라인으로 예배를 드리는 방식으로 바뀌면서 그동안 함께 모였을 때 느꼈던 감정적 공유와 충족감은 줄어들었지만 예배를 제대로 드릴 경우 홀로 예배하면서 예배 순서 하나하나를 더 깊이 주체적으로 참여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포스트 코로나 위기를 기회로 삼자고 제안한 그는 북이스라엘과 남유다가 멸망하고 바벨론 포로 생활을 하던 유대인들이 예루살렘 성전 중심의 외형적 신앙으로부터 각지에 세워진 회당에서 말씀을 통한 내면적 깨달음을 통해 생활신앙으로 나아간 것을 주목했다.

그는 "성전이라는 공간 중심에서 안식일이라는 시간 중심의 새로운 신앙생활의 변화를 이끌어냈다. 고난 가운데 자신들의 죄와 잘못, 지난날의 나태했던 신앙들을 성찰하고 다시금 하나님 앞에 올바로 서는 계기로 삼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아울러 "신학적으로는 다신 가운데 하나인 만군의 신으로서의 하나님 신앙(henotheism)에서 온 우주를 창조하신 유일하신 하나님 신앙(monotheism)을 갖게 되며 신앙의 양상 또한 구원 신앙뿐만 아니라 창조 신앙으로 넓어진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교회의 예배 모임은 예수께서 하셨던 것처럼 모두가 현재에 겪는 다양한 고통에서 구원하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라며 "대면과 비대면 신앙생활을 자유롭게 오가며 교회가 서로에 대한 사랑과 존중을 바탕으로 믿음과 신뢰가 구축되고 안전하게 서로 돌보는 공동체가 된다면 포스트 코로나의 모든 상황들이 그리스도교의 선교적 상황이 될 것이라고 본다"고 전했다.

한편 이날 정책협의회에서는 한문덕 목사 이외에 이종덕 목사(삼광교회)가 비대면 신앙생활을 위해 총회 차원에서 '영혼의 양식 밀기트'를 만들 것을 제안했고 임근희 소장(BSC연구소)은 MZ세대의 비대면 신앙생활을 위해 메타버스를 목회에 접목해 응용하는 사례를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는 교단 주요 임원들, 특히 교단 총무, 부총회장 등이 배석했다.

김진한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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