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법원, 강남교회 회계장부 열람 및 등사 가처분 인용

담임목사 자녀 학자금 예산 초과 지출 의혹 제기돼

kangnam
(Photo : ⓒ포털 사이트 거리뷰 캡처)
▲화곡동에 소재한 기장 소속 대표적 교회 중 하나인 강남교회 전경

강남교회(담임 백용석 목사)를 상대로 이 교회 교인 심기섭 등 4인이 제기한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이 최근 법원에 의해 인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한국기독교장로회 소속 강남교회는 2018년 기준 1년 예산이 30억원을 웃도는 등 규모를 자랑하는 기장의 대표적인 교회 중 하나다. 이 교회 원로목사는 교단의 총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서울중앙지법 제51민사부는 채권자 4인이 채무자 강남교회를 상대로 제기한 회계장부 등 열람 및 등사 가처분(2022카합20229)에서 "채무자는 채권자들 또는 그 위임을 받은 대리인에게 별지 목록 1, 2, 기재 각 장부 및 서류를 서울 강서구 까치산로 144에 있는 채무자의 사무실에서 영업시간 내에 열람 및 등사(사진촬영 및 컴퓨터파일의 복사를 포함한다)하는 것을 허용하여야 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①2018.5.경 사직한 이모씨의 횡령 사건에 관해 채무자가 형사고소를 제기하지 아니하였고 2019년경 이모씨가 변제하였다고 하였음에도 채무자의 감사보고서에서 위 변제금 처리내역을 확인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이는 점, ②채무자의 담임 목사의 자녀들에 대한 장학금 지급이 정해진 예산을 초과한다는 문제가 제기되고 있었던 점, ③채무자는 이와 같은 문제제기에 대하여 부인하면서 객관적인 자료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보이는 점에 비추어 보면 채무자는 구성원인 채권자들에게 위 사건들과 관련하여 별지 목록 1,2 기재 각 서류의 열람·등사를 허락하여야 하는 의무가 인정되므로 채권자들 주장의 피보전권리 및 보전의 필요성이 소명된다"고 그 이유를 밝혔다.

법원은 특히 채권자들의 신청 이유의 타당성을 인정, 이례적으로 채권자들이 신청한 별지목록 모두를 인용했다. 별지목록에는 2017년도부터 2021년도까지의 매년도의 수입 지출 항목과 각 금액이 표시되어 있는 회계결산보고서 등 총 7가지 항목이 포함됐다.

이 같은 법원의 가처분 신청 인용에 강남교회 측은 강제집행정지(2022카정10124) 이의신청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이를 기각했다.

전 사무장 이씨 횡령 사건과 담임목사 자녀 학자금 예산 초과 지출 의혹

채권자 측은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교회 돈을 횡령한 강남교회 전 사무장 이모씨로부터 채무자인 교회가 변제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채무자가 제시한 감사보고서만으로는 변제금 처리내역을 확인할 수 없다고 반박하고 있다. 이에 대해 법원의 가처분 인용 결정을 근거로 회계 장부 열람을 요구하고 있다.

심기섭 장로 등 채권자 측이 주장하는 또 다른 의혹은 백용석 현 담임목사의 자녀 학자금 예산 초과 지출 문제다. 이번 가처분 인용 판결에 증거 자료로 첨부된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강남교회 당회원인 A장로와 과거 시무장로였던 B장로와의 대화 중 미국 유학 중인 담임목사 자녀의 학자금 지출 문제가 언급된다.

채권자 측은 해당 자료에서 "녹취록에 의하면 채무자 강남교회 백용석 목사는 교회가 일년 예산으로 책정한 학자금 6천만원 가운데서 약 5천만원을 미국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는 자신의 자녀 학자금으로 사용했으며 그 외에도 예산에도 없는 교회 공금 가운데서 미화 7만불 정도를 미국으로 송금했다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이 밖에도 녹취록에 교회가 미국의 담임목사 자녀들에게 매월 2백만원씩 주택관리비로 1년 이상 송금했다는 내용도 포함됐다는 점을 들어 채권자 측은 "이런 폭로의 사실 여부를 교회 회계장부 열람/복사를 통해 규명해 바로잡아야 교회가 바로 설 수 있다는 취지에서 법원의 처분을 구하게 되었다"고 밝혔다.

이번 가처분 인용 결정에 대한 교회의 입장을 듣고자 백용석 담임목사와 시무장로 등에 수차례 통화를 시도했지만 연락이 닿지 않았다. 다만 통화 연결된 이아무개 원로장로에게 가처분 인용 결정 등에 대해 묻자 "자신은 아는 바가 없다"며 전화를 끊었다.

한편 현재 개인적 사정으로 강남교회를 떠나 다른 기장 소속 교회에 출석 중인 채권자 측 심기섭 장로는 이번 법원의 인용 결정에 대해 "최초 의혹 제기에 따라 회계 장부를 투명하게 공개하라고 요구했을 때 보여줬으면 될 일을 안일하게 대응했고 또 가처분이 인용되자 이번에는 담임목사를 지켜야 한다는 단세포적인 충성에 과잉 대응으로 사태를 키우고 있다"며 지도부와 당회의 무능을 꼬집었다.

김진한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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