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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시선] 진영 논리의 수렁에 빠진 신부들
진영 논리 극복 위해 비종교적 사랑 실천해야

입력 Nov 16, 2022 02:47 PM KST

윤석열 대통령 전용기 추락을 염원하고 기도하자는 막말 선동으로 파문을 일으킨 신부들이 소속 교구로부터 중징계 조치를 받으며 사태가 일단락 되는 듯 보인다. 각 신부들이 속한 성공회 대전교구와 천주교 대전교구는 일제히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는 동시에 해당 신부들에 각각 면직, 정직이라는 중징계 조치를 내리며 발빠르게 대처했다.

그러면서 이들 교구는 막말 파문을 빚은 신부들의 돌발 행동이 개인의 의견일 뿐, 교구의 입장이 아니라고 분명히 선을 긋기도 했다. 인간 영혼의 문제, 생명의 문제를 다루는 종교인이 본분을 망각한 채 정치적 이해 관계가 다르다고 해서 특정인을, 그것도 국가원수를 향해 죽음의 저주를 퍼부은 것은 용납될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이번 신부들의 행보가 단지 특정 신부들 개인의 돌발 행동에 지나지 않은 것인지는 살펴볼 일이다. 진영 논리에 빠져 자기 동일화를 통해 타자에 대한 폭력을 가하는 것이 현상이 되고 있는 작금의 한국사회 현실 속에 성직자마저 '당파 이기주의'라는 올무에 빠져 있음을 극단적으로 보여준 사건이 아니냐는 말이다.

이번 사건은 당파 이기주의에 빠진 종교인들이 사회에 어떤 해악을 끼칠 수 있는지를 여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진영 논리에 빠진 종교인들은 자기들이 목숨을 걸고 추구해야 할 가치인 생명, 평화, 정의라는 가치마저 진영을 위해 기꺼이 왜곡하고 희생시킨다. 신앙적 가치보다 진영의 이해 관계가 먼저다. 본말의 전도나 다를 바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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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 이활 기자 )
▲대한성공회 감사성찬례 예식. 성공회는 성찬례 예식 중간 ‘교회와 세상을 위한 기도’ 순서를 따로 마련해 위정자들을 위해 기도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어도 개신교 안에서도 이러한 진영 논리에 빠진 성직자들이 많다는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굳이 막말 파문을 빚은 전모 목사를 들먹거릴 필요도 없다. 좌우를 떠나 특정 이념에 잠식되어 자기가 속한 진영의 이해 관계에 따라 상대 진영을 기계적으로 비난하고 비판하는 목회자들이 많다.

좌우 가릴 것 없이 이처럼 진영 논리에 속한 이들이 보이는 공통퇸 특징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특정 체제를 우상화하는 경향이며 다른 진영에 속한 이들을 신앙의 이름으로 단죄하는 행위이다. 진영 논리에 빠진 종교인이 무서운 것은 같은 편이 선이라면 다른 편은 악이라는 선과 악의 도식으로 다름을 바라보기에 다름과의 화해 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데 있다.

성직자가 지향하는 가치가 생명이라면 적어도 당파 이기주의에 입각해 생명을 바라보는 것 만큼은 거부해야 마땅하다. 유토피아를 그려내는 이념이 단지 삶의 불확실성을 극복하고자 고안해 낸 앎의 수단이라는 점에서 이는 더욱 분명히 드러난다. 이념은 또 진영은 그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생명을 위한 수단에 불과하다. 이념이 생명을 위해 봉사해야지 생명이 이념을 위해 봉사하는 것은 가당치 않다. 이념이나 진영 보다 사람이 먼저다.

나아가 우리 사회에 만연한 진영 논리와 당파 이기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종교인은 비종교적 사랑을 실천해야 하지 않을까? 특정 이념이나 당파, 종파를 뛰어넘어 생명은 그 자체로 존중 받아야 한다. 성공회 대전교구가 사과문에서 밝혔듯이 생명을 존중하지 않는 성직자는 성직자가 아니다. 성직자가 존중해야 할 생명은 이념이나 당파 또는 종파 보다 앞선 생명이다. 값을 매기거나 계급을 나눌 수 없는 하나님의 형상대로 빚은 존중 받아야 할 생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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