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신학적 인간학’이라는 분야가 ‘신과의 관계에서의 인간의 자기이해’로 풀이된다면 바로 그러한 필요에 부응하려는 시도이다. 즉, 신학적 인간학은 인간의 자연-사회-역사를 ‘신과의 관계에서’ 유기적으로 연관지음으로써 ‘높이’의 추구를 시도하고 이를 통해 ‘인간의 자기이해’를 구축하려는 애달픈 노력이라고 하겠다. 물론 이때 높이란 ‘하느님은 하늘에 계시고 인간은 땅에 있다’라는 의미로만 제한되어야 할 이유는 없으며, 그러기에 ‘존재의 기반으로서의 신’이 가리키는 ‘깊이’로 새겨져도 좋을 것이다. 아울러 우리가 새로이 시도하는 신학적 인간학은 높이나 깊이라는 이름으로 행해지는 ‘힘에의 숭배’를 통한 자기 확장을 꾀하는 인간의 원초적 종교성을 부각시키기 보다는 오히려 이를 비판적으로 되새김으로써 사랑의 실천을 통한 자기비움을 가르치는 신앙의 참뜻을 추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