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 corona

    유동하는 공포 시대의 교회

    "코로나19가 우리 삶의 풍경을 철저하게 바꿔놓았다. 거리를 걷는 이들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가급적이면 타인들과의 접촉을 삼가려 노력한다. 유동하는 공포가 스멀스멀 우리 사이를 떠돌아다니고 있다. 드러내놓고 말하지 않을 뿐 낯선 이들을 잠재적 감염원으로 여기는 이들이 많다. 악수도 포…
  • mose

    산드로 보티첼리의 '모세의 시험과 부르심'

    "산드로 보티첼리(Sandro Botticelli, 1445-1510) 하면 사람들은 반사적으로 '비너스의 탄생'을 떠올립니다. 조가비 위에 서 있는 10등신 미녀의 모습은 매우 고혹적으로 보입니다. 비너스는 고대 그리스에서 즐겨 사용되던 베누스 푸디카(Venus Pudica), 즉 '정숙한 비너스'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비너스는 풍성한 …
  • kimkisuk

    비난을 멈추는 순간

    오래 전에 들었던 우스갯소리가 떠오른다. 장학사가 어느 학교 교실에 들어가서 교탁에 놓여 있는 지구의를 보고 학생들에게 물었다. "이 지구의가 왜 한쪽으로 기울어져 있지요?" 그가 듣고 싶었던 대답은 아마도 '지구의 자전축은 원래 23.5도 기울어져 있기 때문입니다'였을 것이다. 그러나 앞자리에 …
  • bridge

    담이 아니라 다리를

    "연약한 이들보다 더 큰 위험은 자기 확신에 찬 종교인들로부터 비롯된다. 거짓 목자들은 경건의 의상을 입고 사람들의 마음을 도둑질한다. 그들은 사람들에게 '두려움의 영'을 심어줌으로 그들을 지배한다. 두려움은 함께 살아야 할 이웃들을 경계해야 할 '타자'로 간주하게 만든다. 두려움은 증오의 뿌…
  • piero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 <그리스도의 세례>

    피에로 델라 프란체스카(Piero della Francesco, 1416-1492)는 이탈리아 중부 토스카나 지방의 작은 마을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작품 생활 초기에는 피렌체에서 주로 활동했다고 합니다. 활동을 했다기보다는 화가 훈련을 받았다고 하는 것이 더 옳은지도 모르겠습니다. 그의 아버지는 제혁업자로 구두 공장을 …
  • kudo

    [김기석 칼럼] 시대와의 불화를 넘어 은총의 세계에 이르다

    "창조주께서 인간에게 바랐던 것은 당신의 창조물을 보고 함께 기뻐하는 것이었다. ‘경탄의 능력‘을 잃어버림이 인간의 가장 큰 소외이다. 고단한 현실을 모르기에 경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고통과 눈물의 세계를 직시하면서도 생에 대해 경탄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인간의 위대함이다. 구상의 …
  • jesus

    [옹달샘과 초점(15)] 왜 베들레헴 성탄극은 물리지 않을까?

    "베들레헴 성탄극은 4개의 복음서중에서 마태복음(마2:1-12)과 누가복음(눅2:1-20)에 기록되어 전승되는 짧은 설화에 기초하고 있지만, 그 스토리가 전달하는 내용이야 말로 기독교 복음의 본질이요, 인류가 갈망하는 구원능력의 에센스이다. 강함이 아닌 부드러움, 투쟁이 아닌 평화, 지배하는 부성보다 양…
  • henry

    [김기석 칼럼] 헨리 태너의 '수태고지'

    "많은 화가들이 '수태고지'(Annunciation)라는 이 결정적 순간을 그림 속에 담아내려 했습니다. 종교적 주제를 다루는 화가들이 이 매혹적인 순간을 놓칠 수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화가 가운데 얼핏 떠오르는 이들이 프라 안젤리코, 시모네 마르티니, 산드로 보티첼리, 카라바지오, 엘 그레…
  • kimkisuk

    [김기석 칼럼] 저기 생명이 자란다

    "1968년에 세상을 떠난 시인 김수영은 '거대한 뿌리'라는 시에서 남루하고 너절한 우리 삶을 돌아보면서도 현실로부터 달아나기는커녕, 그 남루한 현실 속에 깊이 뿌리를 박겠다고 다짐한다. 그는 "이 땅에 발을 붙이기 위해서는/제3인도교의 물 속에 박은 철근기둥도/내가 내 땅에/박는 거대한 뿌리에 비…
  • kimkyungjae_07

    [옹달샘과 초점(13)] 몸과 맘과 얼, 그 정기신(精氣神)의 변증법

    "오늘날 깊은 병에 든 한국사회 각계의 기득권자들이 보이는 인간추태와 욕망과 명예욕과 자기아집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 미국이라는 나라가 세계의 증진에 공헌 하기는 커녕 한국에 천문학적인 방위비 인상을 강요하는 국가이기주의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 기독청년 전태일의…
  • ms

    [김기석 칼럼] 종교도 우상이 될 수 있다

    "비아 돌로로사(via Dolorosa), 주님이 걸었던 고난의 길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 길은 예루살렘 성 동쪽에 있는 스데반 문 안쪽에서 시작되어 좁고 지저분하고 번잡스러운 시장통을 통과한다. 그곳을 지나는 순례자들은 가방을 앞쪽으로 메고 가이드를 따라 종종걸음을 한다. 소매치기를 당하거나 길을 잃지…
  • kimkyungjae_07

    [옹달샘과 초점(12)] 잊음(Forgetting)과 잊혀짐(Being forgotten)

    "기독교신앙은 오직 한가지 그 하나님의 신실하심과 긍휼하심과 공의로우심에 대한 흔들리지 않는 믿음위에 서 있다. 오늘날 한국 기독교의 위기는 그 근본적 믿음을 부인하고 우롱하듯이 행동하는 교역자, 신학자, 신도들이 아주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에 있다. "근본이 살아나야 살길이 생긴다"(本立而…
  • rodang

    [김기석 칼럼] 로댕의 '대성당'

    "마주보고 있는, 서로를 향해 기울어진 두 개의 오른손이 빚어낸 공간이 참 아늑해 보입니다. 손처럼 표정이 풍부한 게 또 있을까요? 노동하는 손, 기도하는 손, 어루만지는 손, 마주잡아 친근함을 드러내는 손, 손사래를 쳐 거부감을 드러내는 손, 손은 이처럼 많은 말을 합니다. 로댕은 서로의 아픔을 어…
  • kimkyungjae_07

    [옹달샘과 초점(10)] 홀로있음(solitude)과 외로움(loneliness)의 차이

    "종교적 대중 집회도 마찬가지다. 집단, 단체, 무리, 군중, 큰 집회는 집단 회중이 내뿜는 열기가 있고 그 정서가 심하게 되면 집단적 과잉흥분상태와 심리적 황홀경험 까지도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은 참다운 영성의 성숙한 황홀경험이 아니다. 열기가 식고나면 더 허전하고 더 외로움에 빠진다. 마약 …
  • kimkisuk

    [김기석 칼럼] 교회가 무너지고 있다

    1226년 10월 3일, 기독교 2천 년 역사상 가장 그리스도를 많이 닮았다고 상찬받는 성 프란체스코가 세상을 떠난 날이다. 세속적인 권력까지 손에 쥔 교권주의자들이 주님의 교회를 망가뜨려 놓고 있을 때, 그는 기독교의 본질을 회복하기 위해 '가난의 영성'을 주창했다. 니코스 카잔차키스는 '성자 프란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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