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손현보 목사 설교 논쟁, 공개 토론회로 이어진다

고신교단 내 찬반 양측 공개 토론 추진...서울 11월 말·부산 2027년 1월 개최 예정

손현보 목사(세계로교회)의 설교를 둘러싼 대한예수교장로회(고신)총회 내부의 논쟁이 공개 토론의 장으로 이어질 전망이다.

'고신을 사랑하는 성도들의 모임'(이하 고사모)은 지난달 23일 경기도 성남시에서 내부 회의를 열고 손 목사 설교와 관련한 공개 찬반 토론회를 개최하기로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토론회는 지난 9월 열린 제76회 예장 고신총회의 결의와 관련해 교단 내 다양한 입장을 공개적으로 논의하기 위해 마련된다.

앞서 제76회 고신총회에서는 손현보 목사의 설교와 관련해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가 작성한 연구보고서를 총회의 공식 판단 근거로 채택하는 과정에서 '참고'하는 수준으로 처리하는 수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대해 교단 내부에서는 해당 결정을 둘러싸고 서로 다른 평가가 이어져 왔다. 고사모는 일방적인 성명이나 입장 표명보다는 찬반 양측이 직접 논쟁하고 서로의 주장을 검증할 수 있는 공개 토론의 자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고사모가 추진하는 토론회는 수도권과 영남권에서 각각 한 차례씩 총 두 차례 열리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첫 번째 토론회는 오는 11월 말 서울에서 개최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장소는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또는 영동교회 등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부산 토론회는 2027년 1월 중 개최하는 것을 목표로 준비가 진행되고 있다.

토론 패널은 총회 결의에 대한 찬반 양측의 입장을 균형 있게 반영하는 방향으로 섭외가 추진되고 있다.

총회 결의를 찬성하는 측에서는 고애연 소속 이성구 목사(시온성교회 원로) 등이 거론되고 있으며, 반대 측 패널로는 부산 토론회에 한성국 목사(평화교회 원로) 등이 초청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토론 진행을 맡을 사회자 역시 별도로 섭외할 예정이다.

이번 공개 토론회는 특정 인물에 대한 찬반을 넘어, 교단의 신학적 판단과 목회적 기준을 둘러싼 쟁점을 공개적으로 검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논쟁은 개별 목회자의 설교 내용에 대한 평가를 넘어, 교회와 목회자가 사회적·정치적 현안을 설교에서 어떻게 다뤄야 하는지, 설교의 신학적 기준과 교단의 공적 판단은 어떤 관계를 가져야 하는지, 그리고 교단 내 신학적 다양성과 공교회적 질서는 어떻게 조화를 이뤄야 하는지 등의 문제와도 연결돼 있다.

이 때문에 공개 토론에서는 단순한 찬반 논리를 넘어 손 목사의 실제 설교 내용과 신학적 전제, 고려신학대학원 교수회의 연구보고서가 제시한 판단 근거, 그리고 제76회 고신총회의 최종 결의가 각각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구체적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한 토론 과정에서 상대방의 주장을 정치적 성향이나 개인적 호불호의 문제로 단순화하기보다, 성경해석과 설교신학, 교단의 헌법과 신학적 정체성이라는 기준에서 논의를 진행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고사모 측이 성명서 중심의 대응 대신 공개 토론을 선택한 것도 이러한 점에서 주목된다. 교단 내 논쟁을 공개적인 검증과 토론의 과정으로 전환함으로써 각자의 주장을 보다 분명하게 드러내고, 교단 구성원들이 직접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번 토론회가 실제로 개최될 경우 손현보 목사 설교를 둘러싼 고신교단 내부 논쟁이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가능성이 있다. 특히 서울과 부산에서 연이어 토론회가 진행될 경우 교단 내 다양한 목소리가 공개적으로 제시될 것으로 예상된다.

교단 내 이견이 커질수록 필요한 것은 상대방에 대한 규정이나 비판보다 쟁점을 정확하게 확인하고 신학적 근거를 가지고 토론하는 일이다. 이번 공개 토론회가 손현보 목사 설교에 대한 찬반을 넘어, 오늘날 한국교회에서 설교의 자유와 책임, 교단의 신학적 질서, 목회자의 공적 발언의 범위를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에 대한 생산적인 논의의 장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지수 기자 libertas@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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