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학생시국연석회의(아래 연석회의)와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는 30일 종교개혁 500주년에 발맞춰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 연석회의와 EYCK는 "어떤 신학교는 신학교의 부고를 전하며 자퇴서를 제출한 학생들을 방관하며 제 풀이 꺾이길 기다리고 있고, 어떤 교회들은 편법적으로 부자세습을 진행하고 있으며, 어떤 교단들은 약자와 소수자들을 교회에서 몰아내겠다는 결의를 한 이 시점에 우리가 진정 저항해야 할 대상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들먹이며 소란을 피우는 자들"이라며 현 시국을 개탄했다. 그러면서 "‘저항하는' 자들을 ‘저항하는 자들'로 만들고 오직 믿음을 오직 믿음을 믿음으로 만들어 교회를 사유화하고 약자와 소수자들을 내치는 자들이야말로 우리가 저항해야 할 대상"이라며 "다만 우리 ‘저항하는' 자들은 ‘저항하는 자들' 가운데 저항함으로 1517년 시작된 싸움에 동참하고자 한다"고 선언했다.
아래는 공동 선언문 전문이다.
지금 우리는 저항했던 자들에게 저항한다
-종교개혁 500주년 기념 청년/신학생 선언서
너희는 내가 세상에 평화를 주려고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평화가 아니라 칼을 주려고 왔다. 나는, 사람이 자기 아버지와 맞서게 하고, 딸이 자기 어머니와 맞서게 하고, 며느리가 자기 시어머니와 맞서게 하려고 왔다. 사람의 원수가 자기 집안 식구일 것이다.
마태복음 10장 34 - 36절
종교개혁 500주년이라며 소란스러운 이때 우리는 먼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리가 기념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우리는 지금 무엇을 기념하고자 하는가? 또한, 이 질문을 던지기에 앞서 우리는 누구인가? 다른 사람들은 우리를 누구라 부르는가? Protestant라는 이름이 우리에게 무슨 의미가 있는가? 우리가 여기에 먼저 대답하지 않고선 아무것도 기념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의 이름이 의미를 잃은 지금 우리는 우리의 이름을 먼저 되찾고자 한다.
우리는 저항하는 자들이다. 우리가 그런 이름을 가진 까닭은 놀랍게도 우리가 저항하는 자들이었기 때문이다. 물론 우리들은 지금도 저항하고 있다. 우리들은 가난한 자들에게 저항하였고, 여성들에게 저항하였고, 타종교에게 저항하였고, 청년들에게 저항하였으며, 또한 그 밖의 어떠한 소수자들에게 저항해왔다. 500년 전에 우리가 저항하는 자들로 불린 까닭은 지금 우리들의 저항과 다르겠지만 아무렴 어떠한가? 중요한 것은 우리들은 지금도 이렇게 저항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이런 말장난과 조소가 그칠 수 있기를 기도한다. 그 까닭은 지금 우리의 모습이 이런 말장난보다도 형편없는 조소를 자아내기 때문이다. 어떤 신학교는 신학교의 부고를 전하며 자퇴서를 제출한 학생들을 방관하며 제 풀이 꺾이길 기다리고 있고, 어떤 교회들은 편법적으로 부자세습을 진행하고 있으며, 어떤 교단들은 약자와 소수자들을 교회에서 몰아내겠다는 결의를 한 이 시점에 우리가 진정 저항해야 할 대상이 있다면 그것은 바로 종교개혁 500주년을 들먹이며 소란을 피우는 자들이다. ‘저항하는' 자들을 ‘저항하는 자들'로 만들고 오직 믿음을 오직 믿음을 믿음으로 만들어 교회를 사유화하고 약자와 소수자들을 내치는 자들이야말로 우리가 저항해야 할 대상이다. 우리는 이제 이름을 되찾는다. 감리교인, 루터교인, 성공회인, 장로교인, 침례교인 등등의 이름이 아니라 저항하는 자라는 그 이름을 되찾는다.
우리는 소란한 자들의 종교개혁 500주년이라는 말에 귀 기울이지 않는다. 다만 우리 ‘저항하는' 자들은 ‘저항하는 자들' 가운데 저항함으로 1517년 시작된 싸움에 동참하고자 한다.
지금 우리는 저항했던 자들에게 저항한다.
2017년 10월 30일
신학생시국연석회의, 한국기독청년협의회(EYC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