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명재영 박사, 한국실천신학회 제96회 정기학술대회서 발표

pttt
(Photo : ©한국실천신학회)
▲한국실천신학회 제96회 정기학술대회 진행 사진.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지난 10일 한국실천신학회 제96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발표자로 나선 명재영 박사(실천신대, 실천신학)는 '평신도 중심교회 Lay Centered Church'라는 제목의 논문 발표에서 "전통교회들은 기독교 세계(christendom)의 이상향에 젖어 있어서 자신이 누구인지를 그동안 진지하게 묻지 않았다"며 이 같이 밝혔다.

명 박사는 "이로써 부름이 신학교 가는 것과 동일한 것이 되고-소명의 축소-, 회심이 사회와의 단절의 과제가 되고-신앙 게토화-, 구원 참여가 탈역사, 탈정치, 탈문화를 뜻하는것이 되며-구원의 피안-, 온 백성 대신 목회자 개인이 교회를 상징하고-교회론 축소-,증언과 봉사가 주의 현존과 그 나라의 선취보다는 개교회 성장의 수단이 되고-증언의 축소-, 그리스도가 아닌 조직이 우선하게 되고-교회의 교권화-, 이데올로기가 말씀을 대치하며-말씀의 이념화-, 바알의 복이 복음으로 선포되게-은총의 세속화- 되었다"고 고발했다.

이원화된 신앙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평신도 중심의 교회 구조로의 전환의 필요성을 강조한 그는 평신도에 대해 "그들의 왕적 섬김의 회복에 교회의 사사화 극복이 달려 있으며, 이로써 필자는 교회의 진정한 과제를 한 백성의 부름을 고양시키는 차원과 거기서 발생하는 세움과 보냄에 있다고 보았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평신도 중심교회 구조는 "'한 백성의 부름'안에 긴장과 조화로써 발견되는 '유기적인 세움'과 '역동적인 파송'을 가능하게하는 구조다"라며 "이를 위하여 한 백성들에게 어떤 선언적 지위-만인 제사장-를 부여하는 수준을 넘어, 그들이 실제로 몸담은 세상에서 왕적 사역-증인과 디아코니아-을 가능하게 할 수 있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교회구조를 확보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명 박사는 "평신도 중심교회의 구조는 세상을 단지 선교전략적 객체로 대상화 삼으려 했던 지난 선교 이해를 극복하고, 삼위 하나님의 사귐 안에 있는 한 백성의 교제 안으로 세상을 초청하는-함께 하는- 교회의 구조를 지향"하며 "이를 위하여 한 백성을 교회 내적 섬김을 넘어 세상 한복판에서 증인과 봉사로서 살아가게 하는데 교회의 신학적 구조"라고 덧붙였다.

이 발표에서 명 박사는 평신도 중심교회 구조의 내용을 이루는 선교와 회심, 구원 이해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달라지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논했다. 1968년 WCC 제4차 웁살라 총회는 선교의 목표를 '인간화'로 제시한 바 있다. 또 서유럽 보고서 '타자를 위한 교회'는 선교의 전통적인 구조인 '하나님-교회-세상'을 '하나님-세상-교회'로 바꾸어 놓았다.

이에 명 박사는 "복음의 지평을 '인간화'로 본 것 평신도의 실제 하는 자리를 구원의 범주로 본 것으로서 점차 평신도의 선교적 지평은 더 중요해졌다 할 수 있다"며 "따라서 이후의 에큐메니칼 대회에서 별도의 한 영역으로서 평신도를 이해하는 것은 크게 의미가 없게 되었다. 오히려 구원의 범주에 창조 세계의 보전과 돌봄까지 확장되었으며 이 또한 평신도의 구체적인 자리"라고 했다.

회심 이해의 확장도 있었다. 그에 따르면 성경적 전망에서 회심은 십자가로부터 '나와서'(from) 십자가로 '향하는'(to) '이중적인 운동'으로 정의될 수 있다. 다시말해 '십자가로부터'의 은혜의 수령 차원과 '십자가로 향하는' 응답인 책임성의 차원이 겹쳐있다.

이러한 회심의 두 운동성에 대해 명 박사는 성경적 전거를 제시해 이해를 돕기도 했다. 특히 난해한 비유로 알려진 '불의한 청지기 비유'와 관련해 명 박사는 "이 비유도 알고 보면 '영주할 처소'를 예비하는 수직적 차원은 놀랍게도 '친구를 사귀는' 수평적 차원에서 비롯된다(눅 16:9)"며 "곧 '불의한' 재물을 맡은 청지기들은 그들의 사명이 주인의 재물을 늘리고 축적하는 데에 있는 것이 아니라 직분이 유효한 동안에 재물을 사람을 위해 사용하는 데 있을 뿐이다"라고 했다.

또 "오직 그것이 지혜롭고 칭찬받을 일이며 더 큰 일에도 참여할 기회가 된다"고 했으며 "반면 재물로 봉사하지 않고 도리어 재물을 모으는 자는 두 주인을 섬기는 자가 된다. 곧 이 비유는 수직적 구조의 은혜 유효성은 수평적 구조인 재물의 나눔에서 담보됨을 보여준다. 심지어 이런 맥락은 전 성경의 가치다"라고 덧붙였다.

구원 이해의 확장에 대한 소개도 이어갔다. 명 박사는 "회심이 사회, 문화, 정치의 갱신과 변혁을 포괄하는 것이라면 회심의 결과인 구원은 '장차'(in future) 완성될 하나님의 나라에 대한 기다림일 뿐만 아니라 세상 곧 '지금 여기'에 나타나 있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참여를 뜻하는 것도 된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출애굽이 약속의 땅이란 지평이 있는 것처럼 구원은 '새 하늘과 새 땅'이라는 새 창조의 지평을 포함한다"며 "이상을 시간에 적용한다면 첫째는 아담에 속한 사망의 권세를 벗어 남이기에 '과거로부터의 구원'이며 둘째는 종의 현실에서 벗어남이기에 '현재적 구원'이며 셋째는 새로운 약속을 얻는 새 여정으로서 '미래적 구원'이기도 하다"라고 덧붙였다.

구원과 정의의 상관관계에 대해서도 논했다. 명 박사는 "구원은 거기에 하나님의 통치가 나타나는 것이기에 정의와도 관련돼 있다"라며 "구원이란 하나님 나라의 현재성과 연결된다. 그렇게 하나님 나라는 공간적 개념을 넘어 정의로운 통치와 상관한다. 따라서 구원 계시에는 정의로움이 항상 함께 뒤따른다"고 역설했다.

*글/기사가 도움이 되셨다면 베리타스 정기구독 회원이 되어 주세요. 회원가입 방법은 하단 배너를 참조하세요. 감사합니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의롭다 함을 얻은 백성은 이웃사랑에 인색해서는 안돼"

한국신학아카데미 2025년 봄학기 '혜암 이장식 교수 기념 학술세미나'가 11일 오후 서울 안암동 소재 세미나실에서 '구약 율법과 신약 복음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16세기 칼뱅은 충분히 진화론적 사유를 하고 있었다"

이오갑 강서대 명예교수(조직신학)가 「신학논단」 제117집(2024 가을호)에 '칼뱅의 창조론과 진화론'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 의미 밝혀

정태기 영성치유집단을 중심으로 집단리더가 구조화된 집단상담 프로그램에서 무엇을 경험하는지를 통해 영성치유집단이 가진 독특한 구조와 치유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