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김경재 교수, "장공의 예와 아니오는 그리스도의 마음을 기준으로 한 것" (3)
종교개혁 500주년 한국교회에 칼빈주의는 있으나 진정한 칼빈은 없어

입력 Nov 21, 2016 04:12 PM KST

[편집자 주] 올해는 기장 탄생의 산파였던 장공 김재준 목사가 태어난 지 115주년이 되는 해이다. 그런데 9월27일에 열린 예장통합의 101회 총회에서는 장공의 제명을 철회하는 결정이 내려졌다. 기장과 예장이 분립하게 된 제명 결의가 철회됨으로써 장로교 분파 내의 화해에 첫걸음이 디뎌진 것이다. 장공의 제명 철회가 갖는 교회사적 의의에 대해서 장공기념사업회 이사장인 김경재 한신대학교 명예교수와 대담을 나누었다. 대담은 본지 이인기 편집국장이 진행했고 김진한 대표가 배석했다. 대담의 세 번째 내용이다.

이: 그렇다면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이러한 동굴에서 벗어나는 것이 한국교회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로 보시는지요? 한국 교회가 당면한 최우선 문제와 관련이 있는지요?

: 네. 관련이 있습니다. 지난달에 캐나다 토론토의 연합집회에 참석하고 왔습니다. 그곳에서도 종교개혁 500주년을 맞이하여 "새 포도주는 새 부대에"라는 진리를 강조하였습니다.

kimkyungjae_03
(Photo : ⓒ사진=김진한 기자)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장공기념사업회 이사장)이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본지 이인기 편집국장.

저는 문화신학을 한 사람으로서 종교개혁의 모토인 '오직 성서만으로, 오직 믿음만으로'이라는 모토가 본래적인 의미에서 많이 벗어났다고 봅니다. 어떤 의미에서는 완전히 정 반대의 길로 가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할 정도입니다. 종교개혁의 모토를 버리자는 것이 아니라 그 모토를 혁명해야 한다고 봅니다. 혁명이라고 해서 총칼을 이용한 것이 아닙니다. 본래의 생명에 붙어있는 각종 찌꺼기들을 닦아내어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 것이 혁명이라고 봅니다.

루터가 이야기했던 '오직 성서만으로'의 본래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성도들이 성경 이외의 다른 인문서적이나 과학책을 읽으면 불순하게 생각되도록 만드는 것은 그들을 동굴에 가두는 것입니다. 교리를 수락하는 것 특히 근본주의 교리를 수락하는 것이 구원받는 것이라고 왜곡시키는 것입니다.

종교개혁 500주년도 연대기적인 기념행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불교도 500년이 지나니깐 소승불교에서 대승불교로 발전하고, 그 다음에는 경전 중심의 종교에서 선종으로 나아갔습니다. 유교에서도 고전유학에서 신유학으로 발전했습니다. 기독교도 이번 기회에 본래 종교개혁자들의 본의를 회복할 것, 둘째는 종교개혁이 아무리 종교적으로나 정신적으로 대단한 산물이라고 하여도 그 역시 시대의 산물입니다. 16세기라는 시대적 상황이라는 한계와 제약이 있습니다. 당시는 시민계급이 동트던 때이므로 기독교가 중산계층 중심의 교회로 발전한 것입니다. 소위 프롤레타리아를 포용하지 못하였기에 공산주의가 나올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므로 시대적인 상황이나 정신을 보면서 기독교 복음의 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보수주의자들은 변하지 않아야만 좋은 것인 줄 압니다. 대표적으로 박형룡 목사는 선교사들이 우리에게 전해준 그대로를 우리가 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물론 박형룡 목사의 진의는 이해하지만, 이것이 자칫 기독교인들을 우상에 가두어 둘 우려가 있으므로 지도자의 태도로는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저는 종교개혁 500주년 행사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과거를 답습하고 반복하는 행사는 관심도 없고 의미도 부여하고 싶지 않습니다. 우리 사회도 주목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을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루터와 칼빈의 정신이 요구되는 것이지 루터주의나 칼빈주의가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지금은 루터주의는 있으나 진정한 루터는 없고 칼빈주의는 있으나 진정한 칼빈은 없습니다. 웨슬리안주의는 있어도 웨슬리의 뜨거운 가슴은 없습니다. 종교개혁의 뜨거움을 회복하기 위해서는 기름덩어리와 교권주의와 신학적 도그마를 녹여내어 탈출해야 합니다.

이: 이러한 문제가 오늘날의 한국교회에서 더 심하다고 보십니까?

: 우리 사회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훨씬 더 심각합니다. 유교적인 영향이라 생각됩니다. 개신교는 끊임없이 변화하고 개혁해야 하는 정신이 본질인데 오히려 오늘날 기독교는 온고지상주의나 복고주의를 표명하고 있으니 사회에서 매력이 없어지게 된 것입니다.

이: 칼빈이 "교회는 계속 변화되어야 한다"고 한 대로 우리 교회도 현재의 자리에서 계속 변화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습니다.

: 장공이 다른 말을 한 것이 아닙니다. 바로 그 변화를 이야기한 것입니다. 그분은 개신교인이며 신학자이므로 칼빈과 루터의 정신으로 돌아가는 문제에 골몰했고, 더 근본적으로는 2천년 동안의 기름과 때를 벗겨내어 예수의 가르침을 회복하고 그렇게 살려고 노력했던 분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자신을 완전히 비우신 분입니다. 교권주의자들의 불의에 대해 폭력적인 대응을 하지 않았습니다. 장공은 묵묵히 하나님의 가르침을 살아내다 보면 역사 속에서 하나님이 반드시 정의를 드러내실 것임을 믿고 사셨던 분입니다.

kyungjae_05
(Photo : ⓒ사진=김진한 기자)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장공기념사업회 이사장)가 발언하고 있다.

장공은 10여년간 캐나다에 가서 사셨으므로 그 곳에서의 장공의 삶을 추적하는 자료를 구하러 제가 캐나다에 갔는데 그 곳에서 둘째 아드님을 만났습니다. 둘째 아드님이 아버지인 장공이 한국에 귀국하기 직전 "아버지 한국에 들어가시면 무엇을 하시고 싶습니까"라고 물어본 적이 있답니다. 이 때 둘째 아드님은 아버님이 민주화운동 등 못 다한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할 줄 알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의외로 장공은 "글쎄 갈라진 한국 교회를 모아서 하나로 화합시키는 일을 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고 합니다. 장공은 같은 직역의 사람들로부터 파문을 당하고 쫓겨난 피해자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으로 말미암아 한국 교회가 분열이 된 것에 대해 상당히 힘들어하셨습니다. 물론 장공의 그런 행동에 대해 스스로 잘못한 것이라고 표명한 적은 없습니다. 그러나 하나님 앞에서 주님의 몸이 갈라진 것에 대해 장공이 계속 불편한 마음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장공의 그 대답을 듣고 아드님이 상당히 숙연해졌다고 합니다. 저도 숙연해 졌습니다.

장공이 귀국하여 3년간 한국에 사시다가 돌아가셨고 현재 장공이 사망한지 30년이 되었으니 장공이 귀국한 지 33년이 되었습니다. 장공이 귀국한지 33년만에 예장과 기장이 화해한 것입니다. 아마 장공께서 하늘에서도 기뻐하실 줄 믿습니다.

일각에서는 반쪽짜리 화해라고 하면서 문제를 삼자는 의견도 있으나 저는 반대입니다. 장공은 절대 그것을 원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우리 앞에 산적한 문제가 많으며 문자주의에 매이지 말라는 것이 장공의 신념이므로 또 다시 통합총회의 계류문서를 가지고 시시비비를 가리자고 다투는 것은 장공 정신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봅니다.

이: 마지막으로 질문을 드리겠습니다. 장공이 지금까지 살아계셨다면 지금 최태민, 최순실의 농단으로 국정이 마비된 시국을 보면서 어떻게 반응을 하셨을까요? 기독교와 무관하지 않은 사태라고도 보는데요, 어쩌면 이사장님의 현 시국에 대한 견해일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 저는 장공의 제자 가운데 말단 중의 말단입니다. 장공의 좌우명 중 이런 것이 있습니다. 돌아가신 뒤 시신을 모시고 우이동 저택에 가니 나의 좌우명이라고 하면서 10가지가 적혀 있었습니다. 돌아가신 박형규 목사님이 그것을 베껴서 외부에 공개를 하였습니다. 그 중에 하나는 "나는 평생을 그리스도의 마음을 기준으로 해서 예와 아니오를 분명하게 말하며 그 다음 결과는 하나님께 맡기겠다"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주목하는 것은 장공의 예와 아니오라는 답변은 자신의 가치판단을 기준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그리스도의 마음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입니다.

저를 돌이켜보면 예와 아니오를 분명하게 밝히지 못하며 살아온 내가 비겁하게 느껴진 것도 있습니다만 그보다도 예와 아니오를 말하고 나서 그 다음에 벌어질 혼란, 무질서 등이 겁이 나기도 했었습니다. 그래서 타협을 하면서 살아 왔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장공은 우리의 머리털 하나라도 다 세고 계신다는 하나님을 믿는다면 그 결과를 두려워하지 말고 예와 아니오를 말해야 한다고 믿고 사셨습니다.

그런 면에서 대통령과 관련하여 현재는 하야정국임을 말해야 한다고 봅니다. 현실적으로 탄핵은 여러 가지로 어려움이 있을 것이므로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고 봅니다. 청와대에서는 하야를 하면 정국이 공백이 생긴다고 하는데 하야가 순리라고 봅니다. 이승만 대통령도 국민이 원한다면 물러가겠다고 했는데 지금 상황에서 하야를 하지 않는다면 강제 진압과 폭력을 불러올 수도 있다는 말입니다.

이: 감사합니다. 장시간 수고 많으셨습니다.

관련기사

오피니언

기고

[기고] 그가 살아났다 무덤의 옷을 벗겨라!

예수께서는 죽음을 이긴 능력을 갖고 계신다. 나사로를 죽은 자들 가운데서 살리셨을 뿐만 아니라 그분 자신도 부활하셨다. 그분은 우리에게 생명을 주기 위해서 오

많이 본 기사

문재인 동성애 모호한 입장...보수 개신교 의식했나?!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25일 치러진 4차 TV토론에서 동성애 문제에 대해 모호한 입장을 취하다가 심상정 정의당 후보에게 지적을 받았다. 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