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오직 믿음으로' 때문에 오해받은 루터를 위한 항변
혜암신학연구소 종교개혁500주년기념강좌, "마르틴 루터의 공공신학 사상" 강연

입력 Dec 20, 2016 07:21 AM KST
루터 공공신학 혜암신학연구소
(Photo : ⓒ 이인기 기자)
▲한정애 협성대 교수(가운데)가 혜암신학연구소 주최 종교개혁500주년 기념강좌에서 “마르틴 루터의 공공신학적 사상”을 강연하고 있다.

혜암신학연구소(소장 이장식 박사)가 19일(월) 오후 3시 안암동 소재 연구소 도서관에서 종교개혁500주년기념강좌 <종교개혁의 역사와 신학, 인문학적 연구>를 진행한 가운데 올해 마지막 일정으로서 한정애 협성대 교수가 "마르틴 루터의 공공신학 사상"을 강연했다.

한 교수는 독일 종교개혁이나 마르틴 루터를 생각하면 칭의론의 재발견과 연관시키는 것이 많은 이들에게 익숙하다고 전제했다. 이로 인해 루터는 정치적, 경제적 그리고 사회적 문제들에 관하여는 침묵을 지키고 있다는 비난을 자주 받았다. 그러나 그의 사상의 공공성은 그의 수많은 저서들을 통해서도 나타난다. 한 교수는 루터가 집필한 "독일 크리스찬 귀족에게 보내는 글," "선행에 관하여," "시의회 의원들에게 그리스도교 학교를 건립 운영하도록 호소한 글" 및 "자녀들을 학교에 보내야 할 부모의 의무에 관한 설교"에 나타난 만인사제직 사상, 선행실천, 교육이해를 집중적으로 분석하면서 그의 주장이 사회, 문화뿐만 아니라 국가정치, 교회정치 그리고 지역 정치에 이르기까지 수용되어 변천되었음을 강조했다.

루터는 "독일 크리스찬 귀족에게 보내는 글"에서 당시 인간을 영적 계급과 세속적 계급으로 나누어 차별하고 있는 성직 교권주의를 비판하며 제거해야 할 첫 째 담(Mauer)으로 칭한다. "세례의 물에서 나오는 사람은 누구나 이미 성별된 사제이고 주교이고 교황이라고 자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만인사제직에 대한 그의 이해는 의문의 여지없이 근세 민주주의의 초기역사에 속한다.

"선행에 관하여"에서는 칭의와 실천적 선행의 상관관계에 대해서 새로운 해석을 제시한다. 이 글은 '오직 믿음만으로'(sola fide)라는 가르침을 강조함으로써 선행과 실천을 등한시한다는 비판을 받는 루터가 믿음과 실천의 상관관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그는 선행이 더 이상 자신의 영혼 구원을 위한 것이 아니라 신앙인으로서 당연히 하게 되는 사랑의 행위이며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행위라는 점을 강조했다. 행위는 이제 자신의 영혼 구원을 위한 도구가 아니라 이웃을 사랑하는 행위로 이해되었고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기증문화도 생겨났다.

그리고 루터는 성서를 바탕으로 하여 남녀 모두를 위한 교육을 위해 당시의 교육제도를 개혁할 것을 시의원들을 향해 호소했다. 당시 몰락해가던 수도원 학교들과 성당 학교들을 보면서 공공교육의 필요성이 절실하고 공립학교의 건립이 시급함을 피력했다. 그리고 그의 친구 라차루스 슈펭글러에게 사회 전체를 위해 그리고 개개인의 보수가 허락되는 직책을 위한 교육이 필요하다는 설교문을 헌정했다. 또한 이 설교문에서 장학재단 설립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이것이 결국 미래에 태어날 사람들에게까지 유익하고 또한 평화와 행복을 줄 것이라고 했다. 이 주장은 당시 헤센의 방백 필립 I세에 의해 수용되어 최초의 개신교 대학교인 마르부르크 대학교가 설립됐다.

강연 말미에 한 교수는 "그 어느 신학도 마찬가지이겠지만 이미 그리스도교화되어 있던 유럽에서의 루터의 개혁적인 공공 신학 사상이 모방의 대상이 아니라고 할지라도 그것에 대해 숙고하고 그에 따르는 결과를 현실적으로 깊이 인식하며 올바르게 적용하는 것도 오늘 우리에게 하나의 과제일 수 있다"며 종교개혁500주년을 앞두고 있는 한국교회가 공공성의 신학을 실천하는 일에 좀더 매진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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