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핵그련>, "핵과 기독교 신앙은 양립 불가"
9월 29일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위한 목회자 선언 발표

입력 Sep 29, 2017 11:48 AM KST
핵없는연대
(Photo : ⓒ 이인기 기자)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는 9월 29일(금) 오전 신고리5,6호기공론화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핵과 기독교 신앙은 양립할 수 없다”며 신고리 5·6호기 건설중단을 주장했다.

<핵 없는 세상을 위한 한국 그리스도인 연대>(이하 <핵그련>)는 9월 29일(금) 오전 신고리5,6호기공론화위원회 앞(광화문 동화면세점)에서 "핵과 기독교 신앙은 양립할 수 없다"는 취지의 기자회견을 갖고 이러한 입장을 밝히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의 선언문을 발표했다.

<핵그련>은 선언의 취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밝혔다: "현재 보수언론과 보수야당들은 신고리 5·6호기 공사 중단과 백지화에 대해 부정적인 여론을 부추기기 위해 온갖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왜곡과 편파 보도가 언론을 통해 여러 차례 보도되었고, 이로 인해 우세했던 공사중단 여론이 후퇴하는 결과를 맞았습니다. 이에 <핵그련>과 탈핵을 소망하는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현재의 상황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명합니다."

아래는 "신고리 5·6호기 백지화를 위한 목회자 선언"의 전문이다.

"핵과 기독교 신앙은 양립할 수 없다"

"나는 오늘 하늘과 땅을 증인으로 세우고, 생명과 사망, 복과 저주를 너희 앞에 내놓았다. 너희와 너희의 자손이 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여라."(신 30:19)

2011년 후쿠시마 핵발전소 사고의 충격으로 한국의 그리스도인들은 핵 없는 세상을 위해 행동할 것을 선언했다. 창조주 하나님이 보시기에 좋았던 지구 생태계가 끔찍한 파멸을 향해 추락하는 현실을 보며 창조 질서를 보전해야 하는 청지기로서의 사명을 되새긴 것이다. 오늘 생명의 질서를 위협하는 여러 요소 중 가장 파괴적인 물질이 바로 '핵'이다. 우리는 이미 핵을 '따먹으면 정녕 죽는 죽음의 열매'로 규정하고 타협 없는 핵과의 싸움을 선언했다. 특히 전쟁이라는 특수 상황을 전제하는 핵무기보다도 우리 일상의 에너지에 깊이 관련되어 친숙하고, 그 위험성이 은폐되어 온 핵발전소가 더 위험하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하고 있다.

대한민국은 그동안 핵발전소 확대 정책을 펼쳐왔다. 세계에서 핵발전소 밀집도가 가장 높기에 사고 위험성도 그만큼 비례하는 것은 상식임에도 불구하고 지속적으로 핵발전소를 늘려왔다. 여기에는 핵발전소가 안전하고 경제적이며 깨끗하다는 가짜 뉴스에 온 국민이 속아왔다는 안타까운 사실이 숨어 있다. 핵발전소 확대정책에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시하라고 권력을 위임받은 정부가 핵발전소 건설을 통해 막대한 이익을 창출하는 기업과 손잡고 언론과 학계를 동원하여 진실을 은폐하고 거짓을 유포한 죄가 들어 있다.

이제 좋은 나라를 만들어달라는 국민들의 열망을 이어받아 선출된 문재인 정부가 국가 전체를 황폐화시킬 위험을 안고 있는 핵발전소 확대 정책과 결별하려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처사다. 정부는 2017년 6월 19일, 고리 1호기 폐쇄 일에 맞춰 탈핵정책을 공개 선언하면서, 현재 가동 중인 핵발전소는 수명을 연장하지 않으며, 현재 건설 계획 단계의 핵발전소는 백지화하고, 현재 건설 중인 신고리 5·6 호기의 계속 건설 여부는 3개월 후 '신고리 5·6 호기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국민 여론을 수렴하고, 시민배심원단을 구성해 숙의 과정을 거치고, 이를 통해 내려진 결론을 정부가 수용하기로 했다. 따라서 이미 8기의 핵발전소가 가동 중인 울산 지역에 다시 신고리 5·6 호기를 추가 건설하는 무모하고 위험한 도박을 어떻게 처리하느냐가 향후 탈핵 정책의 성패를 가늠하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우리는 공정의 30% 정도가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신고리 5·6 호기 건설을 중단할 경우 생기는 건설 기업의 손해, 노동자들의 일자리 문제, 지역 주민들의 손실, 그리고 전력 생산 감소와 전기료 상승에 따른 국민 부담 등에 대한 우려를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이처럼 주로 경제적 손실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해야할 문제이지 이런 이유 때문에 핵발전소 건설을 강행하는 것은 너무나도 위험한 발상이다. 핵발전소는 한번 사고가 나면 회복할 수 없으며, 핵폐기물을 안전하게 보관하는 방법도 없다. 경주와 이어지는 부산과 울산에는 400만 명이 거주하고 있어, 만에 하나 사고가 발생하면 그 피해는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그런데 2016년 경주는 한반도 지진관측사상 가장 강력한 5.8 규모의 강진이 발생함으로써 지진으로부터 안전하지 않다는 것이 밝혀졌다. 다행히 사고가 나지 않았다 해도, 현재 핵발전소 가동 지역 주민들이 갖가지 후유증에 시달리고 있는 현실을 깊이 헤아려야 한다. 우리는 이미 도시 전체가 폐허로 변한 체르노빌과 후쿠시마를 통해 핵발전소 자체가 재앙의 진원지이며 후손에 대한 잔인한 죄악임을 경험하고 있다.

에너지 확보는 풍요로운 미래와 국가 경쟁력의 핵심 사항이다. 그러나 그것이 아무리 중요하다 해도 그 속에 치명적인 독을 내포하고 있다면 미련 없이 포기해야 한다. 우리의 주장은 에너지를 충분히 확보하지 말자는 것이 아니다. 이미 위험성과 파괴력이 입증된 핵발전소보다는 재생 가능 자원을 통한 에너지 확보 정책으로 신속하게 전환해야 하며, 이것은 신고리 5·6 호기 건설을 단호하게 중지함으로써 구체화될 수 있다. 감사하게도 독일이 후쿠시마 사고를 직시하면서 먼저 핵 없는 국가를 향해 순항하고 있기에 우리에게는 매우 유익한 길잡이가 있는 것이다.

이제 한국교회 목회자들은 진보와 보수, 이념과 지역을 떠나 거대한 죽음의 세력인 핵발전소 앞에서 하나의 믿음을 선언한다 - 핵과 기독교 신앙은 양립할 수 없다!

동시에 죽음으로 달려가는 세상을 구원하기 위해 십자가를 지신 예수를 그리스도로 고백하는 우리는 대한민국이 핵 없는 세상으로 전진하기 위한 신고리 5·6 호기 건설 중단 결정에 모든 교회가 믿음으로 동참해주시기를 간곡히 호소한다.

2017년 9월 29일

핵 없는 세상을 기도하는 한국교회 목회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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