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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명성교회 불법 세습, 합법화 수순 밟나?
제103회기 총회 수뇌부, '갈지자 행보' 오명 피하기 어려워

입력 Jul 26, 2019 07:34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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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 = 지유석 기자)
▲ 명성교회 전경.

명성교회 세습은 정당화 수순을 밟고 있는가?

예장통합 수습전권위원회(위원장 채영남 목사)가 주도한 임시노회 결과를 보고 든 의문이다. 수습전권위는 2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임시노회를 열었다.

전날 오후 서울동남노회 새임원진은 한국기독교회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임시노회 불참을 선언했다. 이 같은 선언에도 임시노회엔 제적 인원의 절반이상이 참석했다. 이 노회에서 최관섭 목사가 노회장에 올랐다. 명성교회가 낸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안을 가결한 장본인이 재차 노회장에 오른 것이다.

일전에 한 총회 임원은 "노회원 절반 이상이 (새임원진에게) 등 돌렸다"는 말을 한 적이 있었다. 수습전권위 주도의 임시노회 결과는 이 같은 말이 현실임을 입증했다.

세간의 이목이 쏠렸던 16일 총회재판국 당시 강흥구 재판국장과 재판국원은 극도로 말을 아꼈다. 그런데 한 재판국원은 임시노회 일정이 선고 결정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하는 말을 흘렸다.

총회재판국은 알려진 대로 다음 달 5일로 선고를 미뤘다. 이 와중에 열린 임시노회에선 명성교회 세습을 가결한 최관섭 목사가 노회장으로 ‘컴백'했다. 이 같은 사태 전개를 짚어보면 예장통합 지도부가 명성교회 세습을 정당화하기 위한 수순을 밟고 있다는 의구심을 지울 수 없다.

명성교회 앞에 멈춰선 교단 헌법·총회결의

더 거슬러 올라가보면 총회 수뇌부와 재판국은 여러 차례 스텝이 꼬였다. 지난 해 3월 예장통합 총회재판국은 동남노회 새임원진(당시 비상대책위)이 제기한 선거무효 소송을 인용했다. 이에 따라 최관섭 목사는 노회장으로서 지위를 잃었다. 그렇다면 최관섭 목사가 노회장으로서 결정한 사안도 자연스럽게 무효가 되어야 순리다.

그러나 총회재판국은 김하나 목사 위임청빙에 대해선 적법 판단을 내렸다. 다행히 지난 해 9월 제103회 총회가 재심을 결의했다. 재판국원도 전원 교체했다. 사회 법정으로 치면 사건을 파기환송해 내려 보내면서 재판부도 새로 구성한 셈이다. 교단 최고 의사결정 기구가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건 명성교회 담임목사 부자 세습은 심각한 하자가 있음을 의미한다. 적어도 '상식선'에서 볼 때 말이다.

그럼에도 총회재판국은 10개월 째 결론을 미루는 와중이고, 총회 수뇌부는 이해할 수 없는 행보만 거듭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사회 법원은 유감스러운 판단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이 동남노회 새임원진 김수원 목사가 림형석 총회장, 채영남 수습전권위원장 등을 상대로 낸 직무방해금지 가처분을 기각한 것이다.

이에 대한 아전인수식 해석은 금물이다. 사건을 맡은 서울중앙지법 제51민사부는 "김 목사가 교단 내부 절차에 따라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 열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았다.

동남노회가 이토록 떠들썩한 건, 명성교회가 속한 노회이고 따라서 노회의 의사결정에 따라 명성교회 세습이 관철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용어는 바로 잡자.

명성교회 세습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고, 이에 많은 언론 매체가 '세습 논란'으로 다뤄왔다. 그러나 교단 헌법과 총회 결의에 비추어 볼 때 세습은 불법이다. 김수원 목사 등 동남노회 새임원진은 이 같은 의사결정을 따르자는, 당연한 입장을 취해왔다. 따라서 그간 벌어진 일들은 합법 대 불법의 대립이지 한 사안을 두고 드러나는 시각차가 아닌 것이다.

그리고 교단 내부 절차를 들먹일 필요 없이 교단 헌법과 여기에 준하는 효력을 가진 총회결의가 존재하는 이상, 문제 해결은 너무나 간단하다. 세습이 불법이라는 판단만 내리면 사건은 끝난다. 사회 법원의 판단 대로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활짝 열려 있다는 의미다.

명성교회 불법 세습 시도는 참으로 악하다. 먼저 원로목사가 교회를 사유물인양 아들에게 대물림한다는 점에서 악하다. 그리고 불법 세습을 관철시키고자 노회-총회의 공식 의사결정 기구를 흔들고, 더 나아가 교단 헌법과 총회 결의마저 뭉개려 한다는 점에서 악하다.

림형석 총회장을 정점으로 한 제103회 총회 수뇌부는 이 같은 악행을 소극적으로 방관하는 차원을 넘어 기정사실화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 제103회 총회 수뇌부는 악에 조력한 수뇌부라는 오명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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