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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자의 말말말] 기득권 프레임에 갇힌 한국교회

입력 Dec 29, 2019 06:57 A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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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 = 지유석 기자)
▲ 명성교회 전경.

"오늘날 세상이 자기 기득권 주장의 전쟁터가 되고 있다." 성탄절인 지난 25일 KBS의 한 라디오 방송 프로그램에 출연한 손봉호 고신대 석좌교수가 남긴 말이다. 그의 말마따나 오늘날 교회와 사회는 자기의 기득권 주장에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기득권 주장은 특정 계층이나 집단 그리고 진영도 넘어선다.

기득권 주장이 적폐요 청산해야 할 대상이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다 아는 사실일텐데 이러한 기득권 주장이 득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도직입적으로 말하자면 자신이 주장하는 바가 자기의 기득권 주장이라고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자기무의식적인 자기 기득권 주장이라는 함정에 빠져 있는 것이다.

한 꺼풀 더 벗겨보면 자기무의식적 기득권 주장의 중심에 자기중심성이라는 옹골찬 자아집착성이 똬리를 틀고 있음을 알 수 있는데 이러한 자기집착성은 자기와의 관계에서 타자를 대상화하는 분류 방식에 의존해 자아의 견고한 성을 구축하는 일을 일상적으로 도모한다. 종교 사상가 니시타니 게이지는 이러한 자기중심적인 자기를 가리켜 "사물에서 유리되어 자기 자신 안에만 갇혀 있는 자기이며 항상 자기의식에 가리어진 자기"라고 갈파한 바 있다.

자기중심성이 문제인 것은 자기기만을 거쳐 허위의식에 빠진다는 점이다. 자기가 기득권을 주장하고 있으면서도 기득권 주장인지 모르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러한 자기기만적 허위의식은 동전의 양면처럼 자기우상화를 초래하는데 이는 어떤 특정 대상을 자기화시키는 것에서 비롯된다. 말하자면 '정의' 혹은 '자유'라는 타자를 이미 이런저런 관심과 선입견으로 채워진 자기와 동일시하면서 마치 자기는 기득권이 아닌 순수한 '진리'를 주장하고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자기 마음대로 그려낸 '정의'나 '자유'는 자기 신념 혹은 자기 기득권 주장일 뿐 대상 자체일 수 없다. 타자를 자기화해 이를 수호하려는 것은 자기 자신의 신념 혹은 자기의 기득권 주장을 확인하는 행위에 불과하며 사실상 자기 믿음을 믿는 자기우상화의 발로에 다름 아니다. 자기가 있어야 할 곳에 서있지 않으니 소외가 발생하는 문제도 불가피하다.

대중의 자기중심적 기대심리를 이용해 왜곡된 사실이나 조작된 정보를 생산하는 대중매체 환경은 이러한 기득권 프레임을 더욱 강화시키고 있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특정집단과 야합을 하고 있다고 비판받는 언론이나 음모론 생산을 통해 대중들을 허위의식에 빠트렸다-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는 지난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대중은 수조 속에서 누워 뇌로 연결된 파이프를 통해 '뉴스공장'이나 '알릴레오' 같은 양분을 섭취 당하며 잠자는 신세가 된다. 이 프로그램이 참 희한한 게, 그렇게 정신 줄 놓고 곯아떨어진 사람들이 자면서도 '나는 깨어 있다', '깨어 행동한다.'고 잠꼬대를 하게 만든다는 것이다"라고 밝혔다-는 지적을 받고있는 언론이나 매한가지다. 이들 언론들은 모두 특정 집단의 기득권에 기생해 부화뇌동하고 있다.

또 예수의 자기 희생정신을 실천해야 할 개신교는 제국주의적 성장주의에 잠식돼 안타깝게도 오늘날 한국사회의 기득권 주장의 진원지가 되고 말았다. 전광훈 목사표 정치 활동은 교회의 기득권주의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들은 기득권을 성장으로 치환해 성장을 '선'으로 미화시키는데 성공했지만 교회 성장이 멈추고 쇠퇴를 거듭하면서 남은 기득권 지키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모습이다. 기득권 포기로서의 예수의 정신을 찾아보기 힘든 오늘날 현실 기독교에는 교회 지도자들의 안정과 기득권 유지를 목적으로 하는 어용 종교화가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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