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대형교회 목사, '사례비' 투명 공개 불편한 이유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 23일 페이스북서 '사례비' '교회 건물' 입장 밝혀

kimbyungsam
(Photo : ⓒ김병삼 목사 페이스북)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

교회 건물의 크기에 비례하여 늘어나는 대형교회 목회자의 귀족 예우 논란에 대형교회 목회자 입장에서 반박하는 글이 올라와 주목을 끌고 있다. 감리교의 몇 안되는 목회세습 성공 사례로 손꼽히는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가 그 주인공이다.

김병삼 목사는 지난 2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대형교회)목사의 사례비와 건물 유지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먼저 사례비에 관한 한 자신은 올해부터 '목회비'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목회비'란 일종의 활동비 명목으로 사례비 외에 지급되는 것을 말한다. 대형교회 목회자의 경우 교회 특성에 따라 활동비가 사례비 보다 더 큰 사례도 있다.

최근 부산 호산나교회 새 담임으로 내정된 유진소 목사가 사례비를 투명하게 공개한 것을 의식했는지 그는 "자랑스럽게 재정을 공개하거나 깨끗함을 주장할 수 있는 것은 일견 좋아 보인다"면서도 "그런데 만일 우리가 주장하는 경건함과 자랑스럽게 내세우는 일들로 인해 '누군가를 힘들게 하거나 다른 사람들을 의식하지 않는 것은 독선이고, 우리가 주장하는 경건함이나 깨끗함이 다른 사람을 의식한다면 위선'"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형교회 목회자 입장에서 김 목사는 대형교회 목회자 사례비와 여러가지 목회비에 대해 "우리는 너무 단선적이고 왜곡된 시각을 가지고 있을 때가 많다"며 "물론 기본적 합리성과 상식을 벗어나는 일들이 일어나고 있다면 분명히 잘못된 일이지만, 상황과 형편을 무시하는 자기중심적 생각들도 문제"라는 견해를 피력했다. 규모에 따라 교회 씀씀이가 달라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 목사는 그러나 "사실 사례비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교회들을 보면서 이런 '목회비' 이야기를 하는 것조차 적절치 않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교회는 일정 규모가 되면 목회적 차원에서 베풀고 필요한 사람들에게 도와야 하는 경우들이 참 많고, 상황마다 달라지는 것도 있다. 또 어떤 교회는 예산의 얼마를 '구제비'에 쓴다고 내세우기도 한다"고 했다.

김 목사는 이어 요즘 논란이 되고 있는 교회 건축 문제에 대해서도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일이 아니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목회를 하면서 고민을 참 많이 했다. 커다란 건물을 가지고 있는 것이 마치 죄인인 것처럼 생각되는 시대를 살고 있기 때문"이라며 "이미 한국교회는 '성장과 부흥의 시대'를 지나면서 지나치게 많은 건물 중심의 교회가 되어 버렸다. 참 안타까운 일이지만, 건물이 커지면 그 건물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헌금이 사용된다. 교회 헌금을 가지고 이렇게 건물에 많은 돈이 들어가는 것이 너무 안타까웠다"고 토로했다.

그는 "그래서 한때는 저도 건물 없는 교회에서 목회하고 싶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지만, 어느 날 그런 생각이 들었다. 우리 윗세대 분들의 생각과 유산이 또한 건물이라는 것"이라며 "이제 한국교회는 세워진 건물을 잘 사용하는 것도 중요한 사역이다. 그리고 더 이상 건물 중심의 교회가 되지 않도록 경계해야 한다"는 생각을 밝혔다.

이지수 freedom@veritas.kr

관련기사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신학대학 살아남으려면 여성신학 가르쳐야"

신학대학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여성신학 교육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백소영 교수(강남대 조교수, 기독교사회윤리학)는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과 사람에게 소외 받은 욥은 멜랑콜리커였다"

욥이 슬픔과 우울을 포괄하는 개념인 멜랑콜리아의 덫에 걸렸고 욥기는 멜랑콜리아를 극복하는 과정을 담고 있는 지혜서라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성장 이끌었던 번영신학, 이제 힘을 잃었다"

이원규 감신대 은퇴교수가 '기독교사상' 1월호에 기고한 '빨간불이 켜진 한국교회'란 제목의 글에서 한국교회의 미래가 어둡다고 전망하며 그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윤식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영적 현존, '경계의 신학'을 '경계 너머의 신학'으로 끌어올려"

폴 틸리히의 성령론에 대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한국조직신학논총 제73집(2023년 12월)에 발표된 '폴 틸리히의 성령론: 경계의 신학에서의 "영적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길희성은 예수쟁이...그의 학문적 정체성은 종교신학"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가 고 길희성 박사를 추모하는 글을 '기독교사상' 최신호에 기고했습니다. '길희성 종교신학의 공헌과 과제'라는 제목의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솔로몬 왕은 약자들이나 쓰는 속임수를 왜 썼을까?"

아이의 진짜 어머니와 가짜 어머니를 가려낸 솔로몬의 재판은 그의 지혜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건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최근 발간된 ... ... ...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지구라는 개념이 인간에 의해 왜곡되고 짓밟혀왔다"

한신대 전철 교수가 「신학사상」 203집(2023 겨울호)에 '지구의 신학과 자연의 신학'이란 제목의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 논문에서 전 교수는 ...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이주 노동자 환대의 윤리적 전략 "데리다의 환대"

기독교윤리실천운동(이하 기윤실)이 12일 오후 안암로 소재 기윤실 2층에서 '이주노동자의 삶과 교회의 역할'이란 주제로 '좋은사회포럼'을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