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학문적 통찰이 없는 신념은 맹신이 될 수 있지만..."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 연구한 논문 발표돼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중심으로 예언자의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 대한 연구한 논문이 발표됐다. 김윤식 박사(한민교회 부목사, 구약학)는 「신학사상」 최근호(2023년 겨울호)에 게재한 연구논문 '시심(詩心) 발현과 명징(明徵)한 현실 인식'에서 장공 김재준의 예레미야 해석을 두고 "그의 예언과 예언자 이해에 대한 핵심이 담겨있다"고 주장했다.

이 논문에서 김 박사는 "장공 김재준의 예언자적 실천은 즉흥적인 것이 아니라 구약학자로서의 학문적 통찰과 시대를 정확하게 꿰뚫어 보는 현실 인식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장공이 예언서 가운데 예레미야를 읽으면서 한국의 현실을 탄식했다"며 "눈물과 피와 힘으로 짜내인 예레미야의 일생"을 읽음으로 현실에 안주하거나 이상을 포기하지 않았다"고 저자는 주장했다.

이어 장공의 시심 발현과 관련해서 그는 "시심의 발현이란 폐쇄적인 내면으로 향하는 내적 충동이 아니라, 내적인 충동이 "고요한 이성과 거룩한 양심의 회복"으로 이어져서, 구체적이고 역사적인 현실로 향해야 하는 것이다"라고 했다.

그러면서 "장공은 "전기적으로 본 예레미야의 내면 생활"에서 예레미야를 전기적인 순서에 따라 재구성하면서 구약성서학의 난제 가운데 하나인 요시야의 개혁 시절에 침묵한 예레미야의 문제를 논하였다"고 덧붙였다.

김 박사는 무엇보다 "그는(장공은) 예레미야가 요시야의 개혁에 냉정하게 방관한 것이 아니라 찬의를 표했을 것으로 가정하고, 여러 증거를 통하여 예레미야서를 연대기적으로 재구성하는 것을 통하여 예언자란 환상이나 이상을 무아의 신비경에서 홀로 즐기는 따위의 사람이 아니라, 구체적이고 역사적인 현실을 누구보다 명징하게 보는 사람이라는 것을 더욱 강조하였다"고 전했다.

장공의 현실적인 문제의식의 그의 탁월한 통찰에 있었음도 주목했다. 김 박사는 "장공이 지닌 역사적이고 현실적인 문제의식은 그 자신의 현실에 대한 선명한 인식과 깊은 학문적 통찰에 기반한 것이었다"며 "장공은 예레미야를 통하여 예레미야의 시대를 되새김하고, 그 성찰을 통하여 자신의 현실을 꿰뚫어 보면서 현실의 모순과 충돌하는 '신의 뜻'을 몸으로 살았다"고 했다.

또 "장공의 학문과 삶을 우리가 반추해 본다면, 학문적인 통찰이 없는 신념은 공허하거나 맹목과 맹신이 될 가능성이 크고, 반대로 학문과 연구가 그 자체의 내적인 통찰에만 머문다면 현실과 역사와 괴리된 탁상공론에 머무를 수도 있을 것이다"라며 "앞으로의 예언에 대한 이해는 장공의 통찰과 같이 자기의 시대를 아파하고 동참하는 시심의 발현과 현실에 대한 명징한 인식과 함께 연구되어야 할 것이다. 여기에 장공 김재준의 예언 이해에서 우리가 찾을 수 있는 예언서 연구의 새로운 가능성과 그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진한 편집인 jhkim@verita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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