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돈에 의해 무너지는 한국교회"
박경양 목사·평화의교회 담임

입력 Dec 09, 2019 07:13 AM KST
kimhongdo
(Photo : ⓒ베리타스 DB)
▲목회자 대물림(일명 세습) 만평. 교회는 주님의 십자가의 보혈로 세워진 공교회 공동체라는 말씀에는 귀를 닫은 채 아버지-아들 목사가 물신 숭배에 빠져 세습을 통해 교회를 사유화 하는 모습을 풍자적으로 그렸다. 십자가 정신은 땅에 떨어지고 손에는 오직 돈만 남았다. 위 만평은 해당 기사와 직접적인 관련은 없습니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다. 소금이 짠 맛을 잃으면, 무엇으로 그 짠 맛을 되찾게 하겠느냐? 짠 맛을 잃은 소금은 아무데도 쓸 데가 없으므로, 바깥에 내버려서 사람들이 짓밟을 뿐이다. 너희는 세상의 빛이다. 산 위에 세운 마을은 숨길 수 없다..... 너희 빛을 사람에게 비추어서, 그들이 너희의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라."(마태복음 5:13-16)예수의 말씀입니다.

2001년 한 시사주간지는 <가장 무서운 집단, 종교권력!>이라는 제목의 표지기사에서 "성당의 우렁찬 종소리와 미사, 교회에서 새벽마다 울려퍼지는 통곡의 기도, 사찰의 목탁소리.... 지금 여기, 우리 종교는 과연 세상 속의 '빛과 소금'인가."라고 썼습니다. 20년 가까이 지났지만 기사의 의미가 더욱 또렷하게 다가옵니다. 또 신자는 세상에서 빛과 소금처럼 살아야 한다는 예수의 가르침이 폐부를 찌릅니다.

엊그제 감리회에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3년 전에 성직매매와 다름이 없는 돈 선거로 당선된 감독회장이 법원으로부터 선거가 불법이라는 판단과 함께 직무정지를 당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원고들을 꾀어 소송을 포기하게 만들어 직위에 복귀하려다 실패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그에게 겨자씨만한 신앙이라도 있었다면, 또 그가 믿는 예수와 교회를 눈꼽만큼이라도 생각했다면 지체없이 자리에서 내려온 후 자신의 행위에 대해 참회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아마도 종교권력이 주는 달콤함 혹은 그동안 쏟아부었던 돈이 아까웠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노골적으로 말하면 바로 돈이 문제였던 것으로 보입니다.

재벌(財閥)은 한 사람 혹은 한 가문에 의해 운영되는 혈연적 기업집단을 뜻합니다. 재벌은 세습과 혼맥을 통해 부와 권력을 유지한다는 점에서 중세적 특징을 지니고 있습니다. 한국의 재벌은 경제적인 고도성장을 통해 형성됐고, 재벌은 돈의 힘으로 만든 경제권력으로 우리사회를 지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런 현상은 교회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국교회는 지금 하나님이 아니라 돈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경제적인 고도성장이 재벌을 만들 듯, 교회 안의 세속적 성장주의는 대형교회를 탄생시켰습니다. 그리고 돈이 경제권력을 만들듯, 대형교회가 보유하고 있는 돈에 의해 종교권력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또 재벌들이 세습과 혼맥을 통해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유지하듯, 대형교회 역시 세습을 통해 자신들의 부와 권력을 유지하려 합니다.

이런 문제는 기업과 교회를 사적인 소유물로 생각하는데 비롯됩니다. 재벌이 6% 내외의 지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교회의 모든 것을 신자들의 공유물로 보는 교회에서 기업의 사주나 교회의 담임목사가 기업과 교회를 개인의 사유물로 생각하는데서 모든 문제는 시작된다는 말입니다. 때문에 경제민주화는 필요하고, 우리사회에서 경제만주화는 지금 빠르게 진전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교회의 현실은 다릅니다. 한국교회는 여전히 돈을 기준으로 가치를 판단합니다. 무슨 문제이든 돈으로 해결하려는 풍토가 만연합니다. 교회가 실제적으로는 하나님이 아니라 돈에 의해 지배되고 있다는 말입니다.

하지만 돈에 의해 지배되는 교회는 교회가 아닙니다. 하여 돈에 의해 지배되고 있는 감리회와 한국교회를 생각하며 "돈을 사랑하는 것이 모든 악의 뿌리입니다."(디모데전서 6:10)라고 하셨던 바울 사도의 말씀과 "돈을 사랑함이 없이 살아야 하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으로 만족해야 합니다."(히브리서 13:5)라고 하셨던 히브리 지혜자의 말씀을 다시 읽습니다. 그리고 이 말씀을 가슴에 새기고 살아야겠다고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또 돈에 의해 무너지는 감리회와 한국교회를 돈으로부터 구원하는 일이고 그 분이 부르신다면 그것이 무슨 일이든 해야 한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 이 글은 박경양 목사(평화의교회 담임)가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입니다. 본보는 앞서 필자의 동의를 얻어 공적 신앙에 도움이 되는 유의미한 글을 게재키로 했음을 알려드립니다. 외부 필자의 글은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오피니언

기고

퍼펙트 스톰(Perfect Storm)

"우리가 겪고 있는 퍼펙트 스톰은 교회나 사회나 지금까지 우리가 살아온 방식, 다시 말해 우리의 교회에 대한 이해, 사회에 대한 이해, 인간에 대한 이해, 이웃과 타..

많이 본 기사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 "해야할 일 안하는 교회도 문제"

분당우리교회 이찬수 목사가 올해에도 어김없이 새생명축제를 진행하겠다고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방식은 달라졌다. 지난해처럼 교회 주차장이 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