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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3개월 연속 NCCK 주목하는 시선 선정
NCCK 언론위 "다른 분야와 반대로 언론 신뢰도 저하현상 목격"

입력 Apr 13, 2020 11:53 AM KST

corona

(Photo : ⓒ tbs)
코로나19를 보도하는 언론의 신뢰가 바닥이라는 여론 조사가 잇다르고 있다. 이에 대해 NCCK 언론위는 “언론에 대한 불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코로나19 상황 하에서는 그 양상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언론위원회는 3월의 주목하는 시선으로 <언론도 해외 직구해야 하나>를 선정했다. 코로나19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연달아 '주목하는 시선'으로 선정됐다. 같은 의제가 석 달 연속 주목하는 시선에 선정된 건 초유의 일이다.

이에 대해 NCCK 언론위는 "다른 분야와는 정반대로 국민들의 한국 언론에 대한 신뢰도 저하현상을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언론에 대한 불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코로나19 상황 하에서는 그 양상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아래는 NCCK 언론위가 밝힌 선정이유 전문이다.

언론도 해외 직구해야 하나

코로나19 국면 한국언론의 신뢰도 저하
과장, 허위, 과잉 정보와 정치적 쟁점화
한국언론 불신에 수용자들 외신으로 쏠려
3개월 연속 ‘코로나19' 관련 의제 설정

전례 없는 역병(疫病) 코로나19가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 이전에 겪었던 사스, 메르스, 신종플루 등으로 인한 양상을 추월한지 오래고, 언제 이 사태가 종식될 수 있을지 전망하기 어렵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전세계 대부분의 국가가 팬데믹의 영향권에 들면서 각국의 정치적 리더십은 물론, 공중위생과 보건의료체계의 대응 태세, 대국민 소통 등의 총체적인 역량도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방역 기관을 필두로 한 당국의 신속한 대처, 언론 매체의 정확한 정보 등 공적 주체들의 신뢰도가 중요하다.

이와 관련한 최근의 한 보도가 눈길을 끈다. 한겨레, 서울신문, UPI 뉴스 등의 보도에 따르면 (각주: 구본권, 「"질본 최우수, 한국 언론 낙제점" 코로나19 성적표」, 한겨레, 2020.4.1./김유민, 「"언론만 빼고"...한국 코로나 대응 신뢰도 높아져」 , 서울신문, 2020.3.31./김현환, 「국민 80% "한국 코로나 대응 다른 나라보다 우수"」, UPI뉴스, 2020.3.31. 등) 서울대 보건대학원 유명순 교수(한국헬스커뮤니케이션 학회장) 연구팀은 지난달 31일 코로나19에 대한 전국 1000명 상대 설문과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1차(1,31~2.4), 2차(2.25~28), 3차(3.25~3.28)에 걸쳐 전국 18살 이상 성인 1000명을 인구비례방식으로 표본 추출해 설문한 결과다(신뢰수준 95%, 오차범위 3.1%).

3차에 걸쳐 조사가 진행되면서 보건당국(질병관리본부, 국립중앙의료원, 공공보건의료기관, 보건복지부)과 정부(청와대, 지방자치단체) 등 6개 기관에 대한 신뢰도가 초기보다 계속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신뢰도 높은 기관은 질병관리본부로, 86.0%의 높은 신뢰도("다소 신뢰" 50.1%, "매우 신뢰" 35.9%)를 보였다.

그런데 유명순 교수 연구팀에서 실시한 3차에 걸친 조사 결과를 보면 보건당국의 대응수준, 병원 서비스 등에 대한 국민적 신뢰는 꾸준히 상승했는데 이와는 대조적으로 신뢰가 계속 하락한 주체가 있다. 바로 언론이다. 조사대상자들이 응답한 언론 신뢰도는 1차 46.4%에서 2차 39.9%, 3차 30.7%로 지속적으로 하락하며 총 15.7% 포인트가 극명하게 감소한 수치를 보였다.

통계에서 확인할 수 있듯 언론은 이미 1차 때부터 다른 주체에 비해 신뢰성이 낮았지만 2차, 3차를 거치며 더욱 하강했다. 조사에서는 사회적 신뢰 고갈을 막기 위해 극복해야 할 문제로 ‘개인과 집단의 이기주의와 무책임'(34.6%)를 1위로 꼽았고, ‘미디어의 과장·허위·과잉 정보'(19.2%), ‘감염병 사안의 정치적 해석과 쟁점화'(14.9%)를 각각 2위와 3위의 순으로 선정했다.

요컨대 언론만 빼고, 여러 주체들에 대한 신뢰도는 모두 높아진 것이다. NCCK 언론위원회는 한국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이러한 평가를 새삼 주목하게 된다. 언론에 대한 불신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코로나19 상황 하에서는 그 양상이 더욱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한국언론의 자업자득이라고 본다.

방역 전선에서는 당국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국민들의 자발적인 참여와 연대가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미디어의 역할 또한 막중하다. 그러나 한국의 언론이 이 국면에서 어떻게 작동을 했는지 의문이 든다. 방역 당국에 대한 신뢰가 요구될 때 도리어 억측과 폄하, 매도의 분위기로 흘렀다. 프레임을 만들어놓고 걸려들기만 기다리는 ‘갓차 저널리즘(gotcha journalism)'이라고나 할까. 코로나19가 정쟁이나 스캔들의 이슈는 아니지 않은가.

한국언론의 코로나19 관련 행태를 돌아보면 초기부터 우한폐렴(코로나) 병명 논란을 필두로, ‘코리아 포비아' 관련 보도, 중국 봉쇄 등에 대한 보도가 줄을 이었다. 코로나19 국면이 엄습한 초반 마스크 수급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때 <"마스크 달라" 대기 줄에 ‘버럭' 70대 쓰러져 숨져>라는 제목으로 오보를 한 기사 등은 취재 부실과 미검증으로 인한 기사의 대표적인 사례였다.

기명 칼럼 <한국인이어서 미안합니다>은 두고두고 인구에 회자되고 언론사에서 흑역사의 페이지에 남을 것이다. 의학적 인과관계가 없는 사항을 무리하게 연결한 <文 "질본 좋은 성과" 칭찬 19분뒤...‘4995번'은 숨을 거뒀다>는 기사의 의도성에 근본적인 의문을 가질 수밖에 없게 하는 보도였다.

그 외에도 미국에서 잘못 제기된 한국의 코로나19 진단키트 안전성에 대해 팩트체크 없이 보도해 논란을 증폭시킨 사례, 강경화 외교부 장관의 BBC 인터뷰를 ‘자화자찬'이라고 비난하더니 파문이 일자 정정을 거듭하다가 급기야 기사를 통째로 날린 사례, "달러의 방주에 올라타야 한다"며 한미통화 스와프가 필요하다고 정부에 조롱섞인 충고를 했다가 이것이 적중해버린(?) 희대의 칼럼 등을 들 수 있다. 그리고 "국내에서 코로나19로 의료인이 처음 사망했다"고 보도했다가 몇 시간 뒤 이를 전문 취소한 사례도 빠뜨릴 수 없다.

이번 코로나19 국면에 한국언론이 보인 각종 폐단들 - 부실 기사, 가짜뉴스, 오보, 진영주의적 정치적 과잉프레임 등의 사례는 예거하려면 한도 끝도 없을 것이다. 이렇게 한국 언론이 단편적이고 표피적인 기사들로 수용자들에게 국민들에게 공포와 불신, 냉소와 혐오의 바이러스를 퍼뜨리는 동안 해외 언론은 한국의 코로나19 대처 상황을 예의주시하며 편견없이 한국의 사례를 추적하고 검증하는 보도를 해 눈길을 끌었다. (각주: 이정환, 「‘국뽕'이 아니라 매뉴얼, 코로나 사태로 읽는 솔루션 저널리즘」, slow news, 2020.3.30)

2월 24일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한국의 사례를 보도했다. 이 때 한국 조지메이슨대 안드레이 아브라하미안 방문연구원의 "한국의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많아 보이지만 이는 높은 진단 역량과 언론 자유, 민주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민주주주적 책임성에 기초하고 있다"고 말한 인터뷰를 기사화했다. (각주: 강유빈,「"한국 확진자 급증, 높은 진단역량과 정보 투명성에 기인"」, 한국일보, 2020.2.25) 이 인터뷰는 시점상 다소 때이른 논의의 감이 없지 않지만 사실상 한국의 코로나19 대응역량을 적확(的確)하게 설명한 것이다.

독일의 로이터는 3월 18일 보도에서 한국에서는 1월 하순 설 연휴 때 보건당국이 20개 제약회사 관계자들을 불러모아 긴급하게 코로나 진단 키트 개발을 독려했던 이른바 '서울역 긴급회의'에 주목했다. 이러한 기동성 있는 회의 덕에 한국에서는 코로나 진단 키트가 2월 초에 개발될 수 있었고, 이 키트를 활용해 확진자를 빠르게 찾아낼 수 있었다고 로이터는 분석했다. (각주: 김서영,「"설연휴 서울역 모인 제약사들...일주일만에 진단키트 승인됐다"」, 연합뉴스, 2020.3.19) 로이터 이전까지 1월 하순의 이 회의를 주목한 국내 언론은 없었다고 한다.

이 외에도 경기도 고양시의 드라이브 스루 진료소를 직접 방문해서 그것이 어떻게 작동하는가(how it works)에 주목하는 르포 기사를 낸 CNN, 선제적으로 병상을 확보함으로써 병상 부족의 문제에 대처하는 한국의 방식을 주목한 WSJ, '코로나19 중환자실 안의 모습'이라는 보도에서 국립중앙의료원 중환자실 간호사들이 코로나19 환자 치료를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을 르포로 담은 BBC 등 해외언론에서는 현장성과 전문성이 강한 보도물을 속속 출고했다. 대체로 외신들의 보도는 현장에 충실한 가운데 실사구시적으로 확인하고 검증하고 대안을 모색하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사건을 관찰해 패턴을 발견하고 구조를 이해함으로써 해법을 찾는 이른바 솔루션 저널리즘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이다. (각주: 최근에는 프랑스 시사주간지 르푸앵(Le Point)의 커버스토리로 ‘유럽의 한국 따라하기 본격화', 독일의 시사주간지 슈피겔의 '한국의 성공적인 코로나 전략: 국가 전체를 검사하다' 등의 기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이제는 네티즌들은 질 좋고 가성비 좋은 상품을 해외에서 직구하듯이 한국 언론의 기사 대신 외신을 찾아가고 있다. 그 결과 한국을 재발견하고 한국의 품격에 대해 새롭게 인식하게 되었다는 논의가 제기되고 있다. 외신 덕분에 우리 자신도 몰랐던 실체적 진실에 대한 접근을 이루고 있다. 심지어 ‘BBC코리아가 민족언론이고 로라 비커 특파원이 민족기자'라는 조크가 나오고 있다. 이런 것이 ‘웃픈' 이야기인가.

과거 권위주의 시대에 권력의 탄압으로 혹은 순치되어 국내 언론이 제대로 보도를 할 수 없던 시절이 있었다. 기자들은 행간에 일말의 진실을 투영하려 애쓰기도 하고 1단 기사라도 진실보도를 하려 노력했다. 그 엄혹한 시절에 불가피하게 한국민들은 외신에 목말라 했다. 외신 기자를 찾았고 어렵사리 외신 보도를 구했다. 이제 그러한 시대는 종언을 고한지 오래다. 지난해 국경 없는 기자회가 발표한 한국의 언론자유 지수는 아시아 최고라고 했다. 이러한 시점에 국민들이 한국언론 대신 외신을 찾는 현실을 어떻게 봐야 할 것인가.

지난 1월 한국언론진흥재단에서 발표한 '2019 언론인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의 언론인들은 언론 자유를 직·간접적으로 제한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광고주(68.4%)'를 꼽았다. 양정우,「 "언론자유도 2007년 수준 회복...최대 적은 '광고주'"」, 연합뉴스, 2020.1.13

이어 '편집·보도국 간부(52.7%)', '사주·사장(46.4%)' 등의 순이었다. 매체 유형별로 보면 '광고주'를 언론 자유 제한 주요 요인으로 꼽은 비율은 신문사(74.7%), 인터넷 언론사(74.6%), 뉴스통신사(64.6%)에서 높게 나타났다. 정치권력은 여기에서 거론도 되지 않는다. 정녕 광고주 탓을 돌리면 그만인가. 한국언론에서 ‘개인과 집단의 이기주의와 무책임', ‘미디어의 과장·허위·과잉 정보', ‘감염병 사안의 정치적 해석과 쟁점화'의 폐해를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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