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리타스

그들의 기도의 세계를 엿보다: 그리운 하나님
한우리교히 정승환 목사의 책 이야기

입력 Jul 01, 2020 07:06 A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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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이야기북스 제공)
▲이야기북스의 신간 『그리운 하나님』

예수님의 기도는 어떠했을까? 제자들은 예수님께서 기도하시는 모습을 보았다. 그들이 그동안 보았던 사람들과는 달랐을 것이다. 그러했기 때문에 예수님께 기도를 가르쳐 달라고 부탁을 했을 것이다. 이에 예수님은 어떻게 하셨을까? 우리가 기도회의 마치는 시간마다 후루룩 끝내버리기 바쁜 바로 그 기도문, 소위 말하는 주기도문을 알려주셨다.

우리는 현재 그것을 허투루 사용하는 경우가 많이 있지만, 그 기도문은 예수님이 자신의 기도의 세계를 제자들에게 알려주기 위해 도구였다. 왜 기도문이었을까? 기도문은 한 사람의 기도의 세계를 타인에게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통로였기 때문이었다.

언젠가 쳇바퀴 돌 듯 반복 되는 나의 기도생활 속에 답답함을 느꼈던 적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은 기도 생활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가 궁금했다. 영적 이웃들의 기도의 세계를 보고 배우고 싶었다. 그런데 다른 사람들의 기도의 세계를 엿볼 방법이 없었다. "내가 기도하는 것 보여줄게, 옆에서 잘 있어봐" 이렇게 하고 기도할 사람이 누가 있겠는가? 누군가 기도하고 있을 때, 내가 슬며시 그 사람의 옆에 앉아서 그의 기도를 귀 기울여 들을 수도 없지 않겠는가? 그때 내가 마주하게 된 것이 기도문이었다. 기도문은 한 사람의 기도의 세계를 보여주는 소중한 통로였다.

물론 기도문과 삶이 따로 노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일단 그런 경우는 배제하자. 진실한 기도문은 한 사람의 영적 상태를 보여준다. 기도문을 통해 한 사람의 영적 갈망, 하나님과의 인격적 거리, 그의 심령의 중심을 마주할 수 있다. 우리는 진실한 기도문을 통해 한 사람의 영적 세계를 엿볼 수 있다.

그 기도문이 앞선 시대의 신앙 위인들의 기도문이라고 생각해보자. 그들의 기도문을 마주한다는 것은 얼마나 가슴 설레는 일인가! 베일 속에 가려져 있던 그들의 기도의 세계를 마주할 수 있다니! 그때부터 사람들의 기도문을 찾아 읽기 시작했다. 앞선 신앙의 사람들의 기도문을 읽으며, 내가 놓치고 살던 감사를 발견할 수 있었고, 무지로 인해 관심이 미치지 못했던 간구의 제목들을 마주할 수 있었고, 무관심하게 묻어두었던 내 삶의 허물들을 토로하게 되었다. 이를 통해 나의 기도의 세계가 조금씩 넓혀지게 되었다.

이러한 내게 선물과도 같은 책이 찾아왔다. "그리운 하나님"이다. 이 책은 앞선 신앙 위인들의 다양한 기도문을 수록한 책이다. 그들의 기도문을 주제별로 엮었고, 기도문 말미에 기도의 배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저자에 대한 설명을 더했다. 이들의 기도의 세계를 마주함으로, 나의 기도의 세계를 새롭게 건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으로 이 책을 마주했다.

그들의 기도의 세계에서 마주하게 된 것들

책을 펴고, 한 편의 시를 읽듯이 기도문을 조용히 읽어나갔다. 얇은 책이지만, 한편씩 음미하며, 시간을 보내니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마음에 공명을 주는 기도 문구는 입으로 소리를 내어 읽었다.

그들의 기도문을 읽으면서, 깨닫게 된 것이 있었다. 기도문을 적은 사람들은 활동한 시대가 달랐고, 출신이 달랐고, 삶의 배경도 달랐다. 그러나 그들에겐 하나님을 온전히 알게 된 사람들만이 소유할 수 있는 영적 흔적들이 있었다. 그 흔적들은 하나님을 향한 그리움과 갈망, 아픔 속에 있는 사람들을 향한 연민,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작음을 아는 겸손이었다.

그들은 하나님을 그리워하고, 그리워했다. 좀 더 하나님을 가까이 하고 싶어 했다. 좀 더 하나님을 알고 싶어 했다. 좀 더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가고자 했다. 사랑하는 연인을 그리워하듯, 자신을 사랑하신 그 분을 그리워했다. 그러했기에 그들은 기도했으리라. 기도는 하나님의 그리움과 우리의 그리움이 만나는 자리이기에, 그들은 그 자리에 머물 수밖에 없었다.

그들은 아픔 속에 있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했다. 편역자의 프롤로그를 보면, "영성은 하나님과 나, 나와 너, 그리고 나와 세상 모든 창조물들 사이를 잇대어주는 보이지 않는 감각"이라고 정의했다. 그러하기에 "영성은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우리의 이웃들과 서로 참되게 사랑할 수 있도록 인도한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그들의 기도 속에는 세상 속에서 벗하여 살아가는 이웃들을 위한 기도가 함께 했다. 하나님과 친밀해질수록 함께 살아가는 이웃들이 점점 남처럼 느껴지지 않게 된다. 그들은 이웃 속에서 그리스도의 모습을 발견하기까지 했다. 그들은 이웃의 기쁨에 함께 기뻐하며, 하나님께 감사와 찬양을 드리고, 이웃의 아픔과 괴로움에 연합되어 하나님의 구원을 구했다.

그들은 하나님 앞에서 자신의 작음을 고백했다. 그들은 사람들 사이에서 영적 거인이라 칭함을 받았으나, 하나님 앞에선 아무 것도 아닌 존재임을 깨달았다. 그들은 자신의 삶이 거대하신 하나님의 은혜 위에 서 있음을 알았다. 그들은 하나님 앞에 작은 자되어 지혜와 용기, 아름다운 성품들을 구했다. 모든 선한 것의 원천이 되시는 분의 은혜에 기대었다. 아마도 하나님 앞에서 형성된 겸손은 사람들과의 만남 속에서도 감출 수 없는 성품이 되어, 공동체 속에서 평화를 창조하는데 기여했으리라.

오늘 나의 기도의 세계에 하나님을 향한 갈망과 그리움, 이웃을 향한 연민, 하나님 앞에서 형성된 겸손이 있는가? 이 질문은 오늘 내가 참 하나님을 마주하며 기도의 세계를 건설해가고 있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가늠하는 기준이 될 것이다.

기도문으로 나의 기도의 세계를 빚어가는 일

기도문의 한 단어, 한 단어를 마음을 담아 읽다보면, 그들의 내적 갈망들을 느끼게 된다. 그들의 기도의 세계에 참여하게 된다. 나는 그 곳에서 그들이 품었던 선한 갈망들을 내 것으로 삼고자 했다. 나는 보지 못했으나, 그들은 보았던 내 안의 허물들을 토해내고자 했다. 나는 무관심했으나 그들은 헤아렸던 이웃의 아픔에 시선을 두려고 했다. 그들의 기도문으로 나의 기도의 세계를 점점 물들여 가고 싶었다.

"그리운 하나님"에는 '기도문'과 함께 '기도노트'가 한권 더 첨부되어 있다. 이는 기도문을 통해 자신의 기도의 세계를 빚어가고픈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기도노트를 통해 기도문을 읽고, 깨달은 것을 적도록 되어 있으나, 나는 나의 기도문을 적는 것으로 대신하였다. 각자의 상황에 맞게 유용하게 사용하면 될 듯하다.

이 책을 덮고 나서, 하나님이 그리워졌다. 주변 이웃들의 형편에 관심이 갔다. 내가 지극히 작은 자임을 자각했다. 그래서 기도했다. 덕분에 꽤 오랫동안 그 자리를 떠나지 않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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