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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재 칼럼] 깨보는 마음, 깨 보이는 마음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자문위원)

입력 Jun 12, 2021 12:38 P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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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사진= 지유석 기자)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본지 자문위원)

대중의 희망과 진실을 꿰뚫어보는 마음

요즘 정치계는 36세 젊은 청년 정치인 이준석씨가 보수 정당 대표로 선출되었다는 '이준석 쇼크'로 인해 떠들썩하다. "우리나라 정당 사상 최연소 제1야당 대표 선출을 계기로 정치가 새롭게 변화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는 여당 대표 송영길씨의 소감은, 진짜 속셈이야 어떻든 간에, 일반 국민의 희망을 압축해서 표현했다고 본다. 보수정당이나 진보정당을 떠나서, 현재 집권중인 여당이나 내년 대선에서 정권을 되찾아 오겠다고 절치부심하는 제1야당을 막론하고, 그동안 타성에 젖어 안일한 태도로 정치인생을 보내던 내로라하는 중년이상 원로 정치인들에게 큰 충격을 던져준 겻은 사실이다.

그런데, 세상 민심이란 게 옛날처럼 그대로 "민심이 천심"이라고 믿을 만큼 그렇게 단순하지 않고 여러 가지 복잡한 요인들로 구성되는 '구성적 허상'일 수 있다. 특히 언론계, 기업계, 정치계, 문화계에서 각자 자기이해 득실을 따져 환호도 하고 비판도하기 때문에, 진실은 상관없고 인기와 부침을 반복하는 여론조사에 군중은 들뜨기 십상이다. 문재인 정권에 반대하는 군중심리를 타고 검찰 총장 하던 윤석열씨가 하루아침에 야권의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로 급상하는 현실이 바람직한 정상적 사회라고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장공 김재준 목사는 진보신학계 거목이기 전에, 그분의 심성이 소탈하고 허심탄회한 분이었기에 세상과 사람 맘을 꿰뚫어 보이는 제1급 수준의 수필가이기도 했다. 장공의 수필 제목 중에 인상 깊은 제목 하나는 ⌜깨보는 마음, 깨보이는 마음⌟이라는 제목의 짧은 수필이다. 사람은 모름지기 진실해야 한다는 것이 그 수필의 테마이고, 남들이 자기에게 덮어씌운 것, 덧붙여준 허상과 가면에 놀아나면 모두가 위험하다는 조용한 경고의 수필이다. 그런 위험을 방지하는 길은,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깨보이는 용기 있는 마음과 가면을 쓰고 지도임을 자처하는 사람들의 속마음을 깨보는 통찰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수필내용의 핵심이다.

이준석 신드롬에 가리워진 그의 정치철학은 문제다

이준석씨의 제1야당 대표 등장에 "국민을 배심원으로 여당과 개혁경쟁, 차기 대권경쟁"에 돌입했다고 언론들은 국민들의 소박한 맘을 반영한다. 진정으로 그러한 공개적 개혁경쟁이 일어나기를 글쓰는 나 자신도 희망한다. 그런데 진정한 개혁이란 무엇을 지향하는 개혁인가? 대통령을 자기 정당에서 뽑아내서 집권여당이 되고픈 심정이야 정치정당인들의 당연한 야망이겠지만, 적어도 나라살림이라는 큰 정치를 해보겠다고 나서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정치철학, 쉽게 말해서 인생관과 경세론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어떤 것이냐의 문제는 국민 모두에게 중요한 문제다.

젊은 정치인 이준석씨의 정치철학을 한 눈에 알 수 있는 단행본 책 같은 것을 필자는 아직 입수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기존 정치인들의 '꼰대기질'과 '허위의식'과 타성에 젖은 '프레임 파벌정치'를 과감히 비판하고, 부동산 정치로 나라가 망할 지경에 이른 현실에서 소득격차와 도저히 극복할 수 없는 사회 신분적 절벽에 갇힌 젊은 청년세대들의 분노가 청년정치인 그에게 거는 희망을 탓할 순 없다. 그러나, 정치 현실은 단순한 감정이나 감상이 지배하는 영역이 아니다. 매우 냉혹하고 사회현실의 구조적 변혁이란 매우 어려운 난제인 것이다.

이준석씨의 성장과정, 학력과 경력, 그리고 쏟아내는 그의 언행은 한마디로 말해서 청년세대다운 진보적인 것이 전혀 아니다. 고전적(?)으로 매우 보수적인 정치철학을 갖고 있다. "공정한 경쟁"이 우리시대의 중심화두라고 강조하는 이준석씨의 정치철학은 지극히 타당하고 매우 매력적 소리로서 들린다. 그러나, 소위 말하는 자유경쟁 시장에서 공정한 경쟁을 통해 승리한 능력자는 그만큼 대접받고, 실력 없어 패배한 자는 그만큼 손해 보는 '약육강식의 정글법칙'이 동물세계에서만 아니라 호모사피엔스 인간사회에서도 솔직하고 공정한 것 아니냐는 정치철학을 36세 젊은 정치인은 과감 없이 드러낸다. 나는 그 점이 큰 문제라고 본다.

현대 시장상황은 초기 자본주의가 발생하던 시기처럼 그렇게 소박한 자유 경쟁적 시장상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가 자란 성장환경, 그의 선택받은 귀족적 학력과 그를 정치입문 시킨 박근혜씨와 인연, 그동안 몸담아 온 한국 보수정당이 카멜레온처럼 당명만 여러 번 변경해서 그 정당의 본래 본적이 무엇인지 국민이 혼동할 지경이 되어버린 '국민의 힘' 소속의 국회의원 후보로 3번이나 줄기차게 도전한 경력 등이 그렇게 세상을 보는 '정치해석학적 시각'을 형성해주지 않았는지 염려된다.

이준석씨의 정치철학과 그가 국민들 특히 '벽에 갇힌 젊은 세대들'에게 신선한 이미지로 다가오는 '덧붙여진 이미지'를 구별해야 한다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의 논리대로라면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려는 과감한 진보적 사회복지 정책은 물 건너간 것이나 다름없다. 재벌기업, 중소기업, 영세기업도 '공정한 경쟁' 이름아래 역차별을 감내해야 할 것이다. 그가 말하는 '공정한 경쟁'이란 단어 뜻이 그 정치인 자신처럼 그런대로 그동안 잘 나가는 '승자의 논리'인지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환경조성으로서의 '공정한 경쟁' 뜻인지 그의 맘음을 깨보아야 하고 꿰뚫어보아야 한다는 말이다.

이러한 나의 견해가 '정치'에 무지한 은퇴 '꼰대신학자'의 한 가지 기우로 그치기를 바란다. 이준석씨가 젊은 정치인으로서 진정으로 성공하기를 바란다. 그러나, 장공 김재준 목사의 명수필 ⌜깨보는 마음, 깨보이는 마음⌟은 정치계나 기독교계 종교계를 막론하고 자기진실을 추구하려는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충분조건 이라고 믿는다. 바다물결도 표층이 있고 심층이 있듯이, 참다운 의미에서 "민심이 천심"이라는 말이 민심의 표층이 아닌 심층을 나타내는 날이 오기를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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