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술핵 재배치 논의, 적대적 긴장관계 증폭" 우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 논평서 밝혀

북한이 7차 핵실험 강행 의지를 보이는 등 한반도를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화해통일위원회(이하 화통위)는 북한의 잇단 도발이 한·미 연합 군사훈련과 무관하지 않다는 논평을 최근 발표했다.

화통위는 특히 현 정부와 야당에서 논의되는 전술핵 재배치 등에 대해 "남북의 적대적 긴장관계를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일본의 재무장화와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의 가능성을 열어 놓으므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위기상황을 악화일로로 몰아가고 있다"고 우려했다. 아래는 논평문 전문.

전술핵 재배치 및 남북군사합의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폐기에 대한 논의자체를 반대한다

한반도는 현재 군사적 긴장이 고조된 상태이며, 최근 북한은 7차 핵실험 강행의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와 같은 벼랑 끝 대결구도는 미군의 전략자산까지 투입된 한·미 연합 군사훈련이 사실상의 전쟁연습을 방불케 하는 대규모로 진행된 것과 무관하지 않다. 이에 더해 미·중 갈등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강화되고 있는 전 세계적 신 냉전 질서 속에서, 한반도를 중심으로 전개된 한·미·일 연합 군사훈련이 북·러·일 군사경제협력체제를 강화하면서, 동북아시아의 냉전적 갈등을 증폭시키고 있다. 북한은 여러 차례의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 주변국은 이에 대한 무력시위로 긴장의 수위를 높이는 악순환을 되풀이 하고 있다.

4.27 판문점 선언 이후 남북/북남 평화프로세스는 사실상 중단되었고, 현 정부는 미국을 중심으로 한 신 냉전 구도의 한편에 일방적으로 서서 대북강경기조를 유지하므로, 남북관계의 개선의 여지는 매우 희박해 보인다. 역사를 되돌아보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 대립 그리고 반목은 북한의 핵개발프로그램의 고도화와 더불어 동북아시아의 군비경쟁을 부추기며 한반도를 화약고로 만들었을 뿐이다. 현 정부와 여당은 이 같은 역사적 성찰 없이, 오히려 동북아시아의 갈등과 대결을 더욱더 첨예하게 만드는 전술핵 재배치 논의와 9.19 남북 군사합의 및 1991년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의 파기를 주장하고 있다. 이 같은 정부여당의 정책노선은 남북의 적대적 긴장관계를 증폭시킬 뿐만 아니라, 일본의 재무장화와 한미일 삼각 군사동맹의 가능성을 열어 놓으므로, 한반도와 동북아시아의 위기상황을 악화일로로 몰아가고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이 민의 생명안보와 깊이 관련된 이슈에 대한 합리적 논쟁 자체를 꺼리고 있다.

우리는 한반도의 평화는 대북 강경책 등 반 평화적 수단을 통해 해결될 수 없음을 몸소 경험하였다. 현재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는 한반도와 주변국의 평화외교 노력과 역지사지의 대화노력이 절실하게 요청된다. 반목과 대결이 아니라 평화적 외교와 대화를 통한 상호공존과 화해의 모색이 현재의 위기를 극복할 수 유일한 길이다. 전술핵 재배치와 남북군사합의 및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폐기에 대한 논의 자체가, 북한의 핵실험 강행을 정당화하고, 한반도에 핵전쟁의 위기를 가져오는 방아쇠 역할을 할 뿐임을 반드시 기억해야한다. 정부여당은 더 이상 한반도를 전쟁의 위기 상황으로 몰아가지 말고 평화적 수단을 통한 평화의 길을 모색하기 바란다.

2022년 10월 13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화해·통일위원회

이지수 admin@veritas.kr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사회봉사를 개교회 성장 도구로 삼아온 경우 많았다"

이승열 목사가 「기독교사상」 최근호(3월)에 기고한 '사회복지선교와 디아코니아'란 제목의 글에서 대부분의 교단 총회 직영 신학대학교의 교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믿음을 파편적으로 이해한 한국 개신교...은총의 빈곤 초래"

칼빈주의 장로교 전통이 강한 한국 개신교가 '믿음'을 파편적으로 이해한 탓에 '은총'에 대한 신학적 빈곤을 초래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13일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기후위기 시대, 에너지 줄이는 것도 에너지 필요"

기후위기 시대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배현주 박사(전 WCC 중앙위원, 전 부산장신대 교수)가 얼마 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바르트의 인간론, 자연과학적 인간 이해와 대립하지 않아"

바르트의 인간론을 기초로 인간 본성에 대한 자연의 신학적 이해를 시도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이용주 박사(숭실대, 부교수)는 최근에 발행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여성 혐오의 뿌리는 철학과 기독교 사상의 이원론"

여성 혐오와 여성 신학에 관한 논의를 통해 건강한 교회 공동체를 세우며 성서적인 교회론 확립을 모색한 연구 논문이 발표됐습니다. 조안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세속화와 신성화라는 이중의 덫에 걸린 한국교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목회와신학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는 최영 목사가 기장 회보 최신호에 실은 글에서 기장이 발표한 제7문서의 내용 중 교회론, 이른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정치를 외면하고 지상의 순례길 통과할 수 없어"

3월 NCCK '사건과 신학'에서는 4월 총선을 앞두고 '4월의 꽃, 총선'이란 주제를 다뤘습니다. '그리스도인으로 선거 참여와 정치 참여'란 제목의 글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하나님 형상은 인간우월주의로 전환될 수 없어"

서울신대 박영식 교수가 '기후위기 시대의 신학적 인간 이해'란 제목의 연구논문을 최근 발표했습니다. 박 교수의 창조신학을 엿볼 수 있는 이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기독교가 물질 배제하고 내세만 추구해선 안돼"

장신대 김은혜 교수(실천신학)가 「신학과 실천」 최신호(2024년 2월)에서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지구 신학의 형성을 위해 물질에 대한 신학적 반성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