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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딪힘으로 생긴 틈에 뿌려진 풀씨 가꿔온 정원사"
2022 NCCK 올해의 인권상·특별상 수상소감 이어져

입력 Dec 02, 2022 06:41 AM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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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유튜브 영상화면 갈무리)
▲인권상을 수상한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집행위원장이 수상수감을 전하고 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회장 강연홍 목사, 총무 이홍정 목사)가 1일 오후 6시 30분 한국기독교회관 2층 조에홀에서 제36회 NCCK 인권상 시상식을 가졌다. NCCK 인권센터 홍인식 이사장의 환영사로 시작된 이날 인권상 시상식에서 인권상을 수상한 김혜진 전국불안정노동철폐연대 집행위원장과 특별상을 수상한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의 수상 소감이 있었다.

먼저 올해의 인권상을 수상한 김혜진 집행위원장은 "저는 변화의 힘을 믿는 사람인 것 같다. 조금씩 나아지는 게 아니라 우리가 이렇게 열심히 씨를 뿌리며 언제 갑자기 급작스럽게 변화하는 날들이 있는 것 같다. 그래서 지금은 침묵하고 있는 사람들이 갑작스럽게 용기를 내는 때가 있는 것 같다. 저는 그것을 믿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고 그런 경험을 해오기도 했던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이어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변화를 만드는 것일까 확인할 수 없을 때 저는 이렇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구석구석에 연결되어 있을 것이다라고 믿는다"며 "차별금지법을 위해 애쓰고 있는 분들. 우리 사회에 다양한 곳에서 인권을 위해서 애쓰고 있는 분들과 제가 연결되어 있다고 믿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NCCK 인권상 수상자들의 명단을 쭉 보면서 아 이렇게 변화를 이끌어온 분들 옆에 서게 된 것은 참으로 기쁜 일이구나 이런 마음을 또 갖기도 했다"며 "또 혹시라도 제가 흔들릴 때마다 이 상을 주신 뜻을 잘 새기면서 묵묵히 이 길을 잘 가보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임은정 검사의 특별상 수상 소감도 있었다. 임 검사는 "문들아 너희 머리를 들찌어다 영원한 문들아 들릴찌어다 영광의 왕이 들어가시리로다"(시편 24:7)라는 시편 말씀을 인용하며 "내부고발자로 10년을 종종 거리다 보니 검찰 제국 그 철옹성이 서서히 균열을 생기고 있는 본다. 이제 외부에서도 틈새로 검찰 내부를 조금은 들여다볼 수 있게 되었다"고 운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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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hoto : ⓒ유튜브 영상화면 갈무리)
▲특별상을 수상한 임은정 대구지검 부장검사가 수상소감을 전하고 있다.

임 검사는 "지금은 실날 같지만 그 틈이 결국엔 모두가 드나들 큰 문이 될 것을 저는 굳게 믿는다. 내부고발자의 삶이 하도 팍팍해서 해결책을 찾기 위해 이런 저런 책을 읽어본 적이 있다. 결국은 못 견디니까 직장을 옮길 준비를 하려고 했다"며 "그렇게 소진되고 무너져 내린다. 내부고발자가 무너지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 얼마 전 선배로부터 선물받은 시집에서 길을 찾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하며 백무산 시인의 '풀의 투쟁'을 아래와 같이 소개했다.

단단한 것은 틈이 있다지만
​튼튼한 것은 갈라진다지만
​틈이 견고한 벽을 무너뜨린다지만
​갈라지고 갈라지기만 하면
​무너짐도 무너진다

틈을 만드는 동안
​갈라진 틈에 어디선가
​깃털처럼 부드러운 풀씨가 찾아온다

틈은 반짝 희망이었다가 갈라지고 갈라져
​사막을 만들기 시작할 때
​틈을 내는 투쟁의 손도 갈라진다

틈에는 풀씨가 내려앉고
​풀은 흙에 뿌리를 내리는 것이 아니라
​풀이 흙을 만들어간다

틈이 자라 사막을 만들어갈 때
​풀은 최선을 다해 흙을 만들어 덮는다

이에 임 검사는 "틈이 자라 사막을 만들어 갈 때 풀은 최선을 다해 흙을 만들어 간다. 반짝이는 희망이 순간에 그치지 않으려면 틈이 사망이 되지 않으려면 틈을 만드는 부딪힘과 풀씨와 풀씨를 가꾸고 지켜내는 손길이 필요하다"며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의 역사를 훝어보면 NCCK가 끊임없이 나온다. 부딪힘으로 깨어진 이들을 치료하는 구조자이자 부딪힘으로 생긴 틈에 뿌려진 풀씨를 가꿔온 정원사로서의 시대적 소명을 감당해 오셨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런 NCCK로부터 과분한 상을 받으니 사도 바울이 고린도전서 9장에서 말씀하신 것처럼 제 달음질이 방향이 없는 것 같지 않고 싸우는 것이 허공을 치는 것 같지 않음을 하나님께 인정 받고 칭찬 받는 것 같아 감사하다. 저는 하나님의 사랑을 받는 딸이다"라고 전했다.

임 검사는 끝으로 "그리스도인은 사도 바울을 본 받아서 시대의 불의에 부딪혀 매일 죽고 다시 부활하는 사람이다. 박형규 목사님이 그러했고 문익환 목사님이 그러했다. 2012년 9월. 박형규 목사님에 대해 무죄 구형을 하며 하나님께 이렇게 칭찬 받는 사람이 되겠노라고 감히 하나님 앞에 다짐을 했었다. 계속 부딪혀 보겠다"며 "함께 부딪혀 가는 사람들이 이렇게 많고 풀씨가 되어줄 사람들도 많고 풀씨를 지키고 가꿔주실 분들이 이렇게 많으니까 틈이 문이 되고 결국 사막이 숲이 되지 않겠는가"라고 전하며 수상소감을 맺었다.

한편, NCCK는 세계인권선언일(12월 10일)에 즈음해 '인권주간'을 제정하고 1987년부터 인권주간연합예배와 인권시상식을 진행해 왔다. NCCK 인권상은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인권상으로 지난 35년간 우리 사회의 인권증진과 민주발전에 기여한 개인 혹은 시민사회 단체에 수여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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