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일치는 예수님의 마지막 당부(요17:20-23)이면서 에큐메니컬 진영이 추구하는 하나님의 선교(Missio Dei)의 가장 중요한 과제이다. 19세기 초부터 일어난 교회일치에 대한 요구는 20세기 들어 에큐메니컬 운동으로 확산되었고, 21세기는 세계화의 흐름과 더불어 그 전과 비교가 되지 않을 만큼 긴박하다.
지난 2006년 브라질 포르토 알레그레에서 열린 제9차 WCC 총회는 ‘하나의 교회로 부름’(Called To Be the One Church)이라는 문서를 채택하면서 가시적 교회 일치의 모습이 일어나야 함을 촉구했다. 기독교의 영적 메시지가 세상에 파급력을 가지고 전달되기 위해선 교회 일치가 가장 시급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교회일치는 오늘날 세계 교회의 당연한 흐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동방정교회와 로마가톨릭, 개신교는 WCC와 교황청을 중심으로 일치의 끈을 놓치 않고 있으며, 정의구현, 인권신장, 민주화, 평화, 창조질서 보존의 문제 등과 같은 사안에 공동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가톨릭과 개신교 간의 일치는 지난 2006년 7월 23일 한국에서 선포된 ‘가톨릭교회와 루터교세계연맹과 세계감리교협의회의 의화교리에 관한 공동선언’에 따라 급물살을 타고 있다. 이는 하나의 신앙, 하나의 교회를 향한 이정표가 된 역사적 사건이었다.
세계 교회는 분열을 극복하고 하나되어야 한다. 흔히 세계 교회는 동방정교회-로마가톨릭-개신교로 분열되어 있다고 보지만, 에큐메니컬적 입장에서 본다면 ‘일치 운동에 동참하는 교회’와 ‘동참하지 않는 교회’로 분열되어 있는 것이다. WCC가 추구하는 진정으로 보편적인 에큐메니컬 협의회(a genuinely universal ecumenical council)의 이상이 구현되기 위해서는 복음주의 진영과의 협력 방안도 이뤄져야 할 것이다. 최근 에큐메니컬과 복음주의 진영 양쪽에서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혀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하지만 한국교회는 아직도 에큐메니컬 운동에 대한 불신과 개교회주의적인 태도가 교회일치 운동을 가로 막고 있다. 다양성 속의 일치를 말하는 에큐메니컬 운동을 단일 교회로의 회귀로 오해하고 있으며, 교회일치는 나와 상관 없는 것이고, 성장만 이루면 된다는 식의 방관주의가 존재하고 있다.
일치와 선교는 서로 분리해서 생각할 수 없으며, 시대적 사명이다. 기독교 윤리학자 리처드 니버는 “교회의 분열은 교회의 윤리적 패배”라고 까지 말했다. 김동선 호남신대 교수는 “한국교회가 교회일치를 시대에 주어진 선교적 과제로 진지하게 대면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