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예배자들이 현장 예배자들에 비해 예배 준비 의식이 크게 떨어진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아울러 교인 5명 중 1명꼴로 강단에서 목회자의 정치 편향 설교를 들은 적이 있다고 나타나 강단에서의 정치적 중립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목회데이터연구소(목데연)는 26일 전국 만 19세 이상 남녀 기독교인 1천 명과, 담임목사 506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실시한 '기독교인의 예배 실태 및 인식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에 따르면 예배 준비를 위한 상황을 제시하고 동의율을 조사한 결과 현장 예배자의 경우 미리 예배장소에 도착하는 것과 성경, 헌금, 기도 등을 준비하는 비율이 60% 이상으로, 예배를 준비하는 정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었으며, '예배 전날부터 주일을 준비했다'는 비율도 47%로 절반 가까이 됐다.
반면 온라인 방송 등 비대면 예배자의 예배 준비 태도는 현장 예배자에 비해 크게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는데 '예배를 위해 정성을 모아 성경, 헌금, 기도 등을 준비했다'는 비율은 비대면 예배자가 37%로 현장 예배자(70%)의 절반 정도에 불과했다. '예배 전날부터 주일을 준비했다'는 비율 역시 20%에 그쳤다.
한편 주일 대예배 기준으로 매주 예배를 참여(현장 예배와 온라인 예배 모두 포함)하는 비율은 10명 중 8명꼴인 79%로 나타났다. 또 50대 이하는 '현대적 예배'를, 60세 이상은 '전통적 예배'를 선호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사도신경, 주기도문, 찬송가 등의 순서가 있는 예배를 '전통적 예배', CCM 등의 찬양 중심으로 하는 예배를 '현대적 예배'라고 정의하고 이에 대한 선호도를 물어보았다. 교인, 목회자 모두 두 예배 유형 모두 괜찮다는 응답이 가장 높은 가운데, 교인들의 경우 50대 이하는 '현대적 예배'를, 60세 이상 고령층은 '전통적 예배'를 각각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예배에 관한 교인과 목회자 간 인식의 차도 컸다. '예배는 값없이 주어지는 은혜를 경험하고 고백하며 감사하는 시간'이라는 진술에 관해 담임목사 대다수(96%)가 '매우 그렇다'고 동의한 반면, 교인은 66%가 동의했다. 이는 예배 참석자 3명 중 1명이 영적인 차원에서 하나님의 은혜를 깊이 경험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배는 예수 믿는 사람에게 주어진 특권이다'와 '한 주를 보내는 데에 하나님께 드리는 예배가 가장 중요하다'에 대해서는 담임목사 대다수가 동의한 반면, 교인은 절반을 조금 넘는 55%만이 동의했다.
'예배를 드리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할 뿐 아니라 기독교인의 사회적인 책임을 더 강하게 느낀다'에 대한 교인의 동의는 47%에 머물러 예배가 미치는 영향력이 기독교인의 사회적 책임이라는 차원까지 확장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예배를 통한 하나님의 임재 경험도 적은 것으로 조사됐다. 예배를 통해 느낄 수 있는 경험을 보기로 제시하고 파악해 본 결과 4점 척도 중 '매우 기대함' 기준으로 '마음의 평안' 64%,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림' 59%, 순으로 나타났으며, '자주 경험함' 기준으로는 '마음의 평안'이 63%, '건강한 삶' 47% 순이었다.
예배에 대한 기대 대비 실제 경험 정도를 보면 '하나님을 기쁘게 해 드림'과 '하나님의 임재를 경험'은 다른 항목보다 큰 차이를 보였다. 목데연은 "다른 항목들이 예배를 통해 내가 느끼는 감정 혹은 체험이라고 한다면 이 두 가지는 하나님을 느끼고 경험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는데 기대 대비 충족도가 가장 부족한 것이다. 이는 교인들이 예배에서 하나님을 깊이 있게 만나지 못한다는 것을 시사한다"고 했다.
설교를 제외하고 주일 대예배에 포함되는 비율이 낮지만 영적으로 크게 도움이 된다는 평가를 받는 순서는 '성도의 간증'으로 나타났다. 비율은 성도의 간증'은 12%, '참회 기도'는 42%로 각각 나타났다.
그러나 영적으로 도움 되는 순서를 물어본 결과, '찬양', '간증', '성경봉독' 순이었다. '찬양팀 찬양'이 대부분 교회의 대예배 순서에 포함되어 있는 것에 비해 '성도의 간증'이 포함되어 있는 비율은 12%로 가장 낮았지만, 영적으로 도움 되는 순서로는 높게 나타난 것이 주목된다.
좋은 신앙의 기준으로는 주일성수보다 '삶으로 예배드리는 사람'이 꼽혔다. 교인들에게 신앙이 좋은 사람의 이미지를 제시하고 두 가지를 응답하게 했을 때, '일상에서 예배를 드리는 삶을 사는 사람'이 67%로 가장 높게 나왔다.
'주일 예배 포함 주중 예배에 빠지지 않고 참석하는 사람'은 22%로 3위로 나타났다. 목데연은 "교인들이 좋은 신앙을 판단하는 기준으로 교회에서의 모습보다 평소의 삶에서 보이는 모습을 더 중요하게 여기고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다"라고 했다.
설교에 관한 인식과 영향에 대한 조사도 있었다. 특히 '설교는 교인에게 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이다'라는 질문에 담임목사는 81%가 동의한 반면 교인은 57%만 동의했다. 또 교인 중 5명 중 1명꼴로 담임목사의 정치 편향 설교를 들운 적이 있다고 답해 강단의 정치적 중립성 보강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교인이 '타인이나 특정 그룹 혐오/비하'나 '정치적 편향성'이 있는 설교 내용을 들은 경험은 5명 중 1명꼴에 해당한 반면, 목회자들이 이런 설교를 한 경험은 교인보다 절반이나 적은 비율(각각 11%)을 보였다. 목회자 자신은 타인에 대한 비하나 정치적 편향성, 저속함을 설교에 담지 않았다고 생각하지만 교인들은 다르게 들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여 타인에 대한 배려와 언어 선정에 신경 쓸 필요가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이다.
이 밖에 교인의 담임목사 설교 평가 점수가 그다지 높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으며 기독교인이 설교로 인해 삶의 변화와 도전을 받고 있지만 실천까지는 미흡하다는 조사결과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