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교회의 사회복지, 도덕적 우월감으로 변질돼선 안돼”

지역공동체와 호흡하는 교회로서의 본질 회복 촉구

▲임선규 목사(서울시 사회복지사협회장)가 발제하고 있다. ⓒ베리타스
성과 속을 분리하여 빗장을 걸어 잠그고 교회 성장에만 몰두한 나머지 지역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역할을 다하지 못함으로써 지역 사회의 다른 구성원들과 잦은 마찰을 빚어온 한국교회에 새로운 선교 비전으로 부상하고 있는 복지 및 문화목회에 관한 논의의 장이 열려 관심을 모은다.

20일 오후 4시 기독교회관 2층 강당.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이하 교회협) 문화영성위원회가 주최하고 도시공동체연구소가 주관하는 세미나가 ‘지역 공동체의 복지와 문화목회의 과제’란 제목으로 열렸다.

실천신학대학원 정재영 교수의 사회로 진행된 이 세미나에서 임성규 목사(서울시 사회복지사협회장)는 ‘한국사회의 복지논쟁과 교회의 역할’을, 성석환 목사(교회협 문화영성위원회 위원, 도시공동체연구소장)는 ‘지역공동체 형성을 위한 ‘문화복지’의 실천’을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발제에 앞서 사회자 정재영 교수는 "지역 사회와 단절된 과거의 목회로부터 지역 사회와 호흡하려는 지역 공동체 목회로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에서 지역 공동체 내 실천적으로 목회 활동을 하면서 동시에 연구를 병행한 분들의 고견을 듣게 된 것은 감사한 일"이라며 발제자들이 비단 연구활동 만이 아니라 실제적으로 지역 공동체를 섬기는 실천적 사역을 해왔던 점을 강조했다.

먼저 마이크를 잡은 임성규 목사는 대사회적으로 그 신뢰도가 추락한 한국교회의 위기 극복의 실마리로 ‘교회의 사회복지’를 꼽았으나 그 ‘방식’에 있어서는 신중할 것을 강조했다. 성장 위주식 교회로 잦은 비판을 받은 한국교회가 ‘사회복지’라는 코드를 출구 삼아 또 다시 성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아니냐는 식의 의혹을 받게 되면 교회의 진정성 자체가 의심을 받게 되고, 사회복지 사역 역시 실패하고 말 것이라는 우려였다.

임 목사는 무엇보다 지나치게 ‘주는 자’와 ‘나누는 자’를 나누어 접근하는 교회의 사회복지 방식에 적신호를 켰다. 교회의 사회복지가 자칫 도덕적 우월감으로 변질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교회가 사회복지를 통해 도덕적 우월감에 젖게 될 경우 지역사회와 소통이 아닌, 지역사회를 부린다는 자기기만에 빠질 수 있다는 염려를 내비친 것이다.

아울러 교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많은 수의 지역아동센터, 선교원 등등의 운영에 대해서도 그 접근 방식이 "섬김과 나눔보다는 생존권적인 차원에서 접근하다 보니 복지가 수단이 되어버리는 문제를 기본적으로 안고갈 수 밖에 없게 되는 상황이 되었다"고 했으며 또 사회복지를 교세 확장을 위한 방편으로 접근하는 것에도 역시 제동을 걸었다.

임 목사는 한국교회의 올바른 사회복지 접근 방식으로 △사회복지가 교회 성장의 대안이 아닌 교회의 본질 회복으로 접근해야 하며 △한국교회의 사회적 공신력 회복의 기회로 삼고 △지역사회와 결합한 교회의 사회복지 전문성과 특성화로 인한 사회통합에 기여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이날 또 다른 발제자 성석환 목사는 지역사회복지실천을 강조하며 "교회의 지역사회봉사도 지역적 네트워크를 형성하여 지역의 문화복지적 수준을 향상시키는 일에 기여해야 한다"며 "지역주민의 인간적 삶의 미학적이고 윤리적인 품격을 고조시키고 다양한 문화활동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원해 스스로 지역현안을 해결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했다.

특히 성 목사는 "무엇보다 교회의 지역사회복지실천으로서의 문화복지를 통한 지역선교는 인간의 삶을 가장 아름답고 공의롭게 전망하는 하나님나라 비전을 향해 나아가야 한다"며 "인간의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을 넘어 하나님의 공의로운 통치가 온 세상에 이루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했으며 "한국교회가 지역교회로서 지역사회의 일원이 되어 지역을 변혁하는 일들이 문화복지의 실천을 통해 구체화되어야 한다"고 말을 맺었다.

 

좋아할 만한 기사
최신 기사
베리타스
신학아카이브
지성과 영성의 만남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AI의 가장 큰 위험은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의 죄"

옥스퍼드대 수학자이자 기독교 사상가인 존 레녹스(John Lennox) 박사가 최근 기독교 변증가 션 맥도웰(Sean McDowell)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신간「God, AI, and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한국교회 여성들, 막달라 마리아 제자도 계승해야"

이병학 전 한신대 교수가 「한국여성신학」 2025 여름호(제101호)에 발표한 연구논문에서 막달라 마리아에 대해서 서방교회와는 다르게 동방교회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극단적 수구 진영에 대한 엄격한 심판 있어야"

창간 68년을 맞은 「기독교사상」(이하 기상)이 지난달 지령 800호를 맞은 가운데 다양한 특집글이 실렸습니다. 특히 이번 호에는 1945년 해방 후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김경재 교수는 '사이-너머'의 신학자였다"

장공기념사업회가 최근 고 숨밭 김경재 선생을 기리며 '장공과 숨밭'이란 제목으로 2025 콜로키움을 갖고 유튜브를 통해 녹화된 영상을 공개했습니다.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경직된 반공 담론, 이분법적 인식 통해 기득권 유지 기여"

2017년부터 2024년까지의 한국의 대표적인 보수 기독교 연합단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의 반공 관련 담론을 여성신학적으로 비판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인간 이성 중심 신학에서 영성신학으로

신학의 형성 과정에서 영성적 차원이 있음을 탐구한 연구논문이 발표됐습니다. 김인수 교수(감신대, 교부신학/조직신학)는 「신학과 실천」 최신호에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안병무 신학, 세계 신학의 미래 여는 잠재력 지녀"

안병무 탄생 100주년을 맞아 미하엘 벨커 박사(독일 하이델베르크대학교 명예교수, 조직신학)의 특집논문 '안병무 신학의 미래와 예수 그리스도의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위험이 있는 곳에 구원도 자라난다"

한국신학아카데미(원장 김균진)가 발행하는 「신학포럼」(2025년) 최신호에 생전 고 몰트만 박사가 영국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전한 강연문을 정리한 ...

Warning: addcslashes() expects exactly 2 parameters, 1 given in /home/hosting_users/veritasnews/www/views/main/inner2023/archive.php on line 16

"교회 위기는 전통의 사수와 반복에만 매진한 결과"

교회의 위기는 시대성의 변화가 아니라 옛 신조와 전통을 사수하고 반복하는 일에만 매진해 세상과 분리하려는, 이른바 '분리주의' 경향 때문이라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