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근상 주교 |
승좌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김근상 주교는 “권력의 핵으로 부상한 교회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었던 종교개혁의 근간은 바로 인간화에 있었다”며 “성서의 힘에 의지해 윤리와 도덕, 사회갱신을 선도했던 교회의 제 역할을 찾기 위해 교구장으로서의 역할을 찾아 내겠다”고 했다.
김 주교는 특히 개교파, 개교회주의로 흐르고 있는 한국교회의 이기주의적인 풍토에 우려의 목소를 내며 교회 연합 운동이 절실하다고 주장했다. 김근상 주교는 “성공회는 일방적으로 강요, 억제하는 ‘해브 투’(have to)를 철저히 배제한다”며 “모든 가능한 상황에 항상 문을 열고 ‘일시정지’의 쉬어 가는 미덕을 중시하는 것이다. 세상을 밝힐 수 있는 조금의 가능성이라도 있다면 불교·천주교·개신교 등 모든 종교를 가리지 않고 함께 손잡고 나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달 퇴임하는 박경조 주교의 뒤를 잇는 김근상 주교는 또 성공회 ‘나름’의 비전을 제시하기도 해 관심을 모았다. 그는 “언제부터인가 비난 받는 존재로 전락해 버린 교회가 가장 걱정스럽다”며 “교회가 교회다울 수 있는 길을, 서둘지 않고 성공회 나름의 방식으로 찾아가겠다”고 했다.
한편, 김근상 주교는 최근 가자지구 사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그는 “본질과 달리 심하게 오도되고 있는 이스라엘 가자 지구 공격에 맞서 언론과 종교계가 어떤 식으로든 실상을 알리기 위한 방식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김근상 주교는 또 “요즘 이스라엘의 공격으로 엄청난 폭탄 세례를 받고 있는 가자 지구의 참혹한 상황이 결코 남의 문제로 보여지지 않는다”면서 “그런 비인간적인 전쟁에 눈감거나, 혹은 적극적으로 박수치는 미국의 개신교 정치인들이 과연 신앙인인지 의심스럽다”고 전하며 종교인들의 책임의식 결여를 꼬집었다.
김근상 주교는
1979년 부제서품, 1980년 사제서품을 받았으며 서울교구 교무국장 등으로 시무했다. 이어 성공회 정의실천사제단 총무, 세계성공회평화대회 서울 2007 집행위원장 등을 지냈으며 NCCK 교회와사회위원장, 부회장을 역임하고, 지난해 5월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주교 서품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