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한국전쟁으로 결빙된 시민사회, 4월 혁명 통해 해빙”

4·19 민주혁명 53주년 학술제 한신대서 개최

▲4·19 민주혁명 53주년 학술제가 19일 오후 1시 한신대학교 신학대학원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4.19 민주혁명을 기념하는 학술제가 19일 오후 1시 한신대학교(총장 채수일) 서울캠퍼스(신학대학원) 컨벤션홀에서 개최됐다.
 
‘4.19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을 주제로 한 이날 학술제는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이기호 한신대 평화와공공성센터장의 사회로 김중위 전 환경부장관과 김호기 연세대 교수의 강연, 김창호 한신대 교수와 조현연 성공회대 교수의 토론으로 진행됐다.
 
채수일 한신대 총장은 축사를 통해 4.19 민주혁명을 기념하는 학술제가 한신대에서 열린 것에 대해 특별한 의미를 부여했다. 채 총장은 “제가 이 학교를 다니던 70년대 초, 제 기억으로는 한 번도 개교기념행사를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해마다 4월19일에는 데모를 했기 때문이었다”며 “학생강제제적 요구를 거부하다 교수와 학생이 함께 삭발을 하고, 신입생을 2년 동안이나 선발하지 못한 적도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한신은 한국사회의 민주화와 인권신장, 평화적 통일을 위해 헌신해왔고, 스스로 역사가 되었다. 이런 역사와 전통을 가진 한신대 서울캠퍼스에서 뜻 깊은 4.19민주혁명 53주년 학술제를 갖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한다”며 “이번 학술제가 4.19 민주혁명에 대한 역사적 기억을 새롭게 할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몸을 바친 열사들의 뜻을 이어받아, 진정한 민주주의를 수립하기 위한 결의가 새로워지는 계기가 될 수 있길 기원한다”고 밝혔다.
 
김중위 전 장관은 ‘4.19 민주 혁명의 역사적 배경’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4.19에 직접 참여한 사람으로서 그 시대적 상황과 배경을 회고했다.
 
김 전 장관은 “당시 대학가에서는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조문을 ‘대한민국의 주권은 이승만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이기붕으로부터 나온다’라는 말로 자유당 정권을 비아냥대곤 했고 국민들이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나 엄청나게 시달리고 있었다”고 말하고 “이런 시기에 (이승만 대통령이) 정·부통령선거에서 선거부정을 저지르는 등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4.19가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 전 장관은 그러나 “이승만 대통령의 허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의 건국에 대한 업적까지를 폄훼해서는 안 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김호기 연세대 교수는 ‘4.19 혁명의 의의와 현재적 의미’를 주제로 한 강연에서 “4월 혁명은 해방 이후 우리 사회를 이끌어온 2개의 시대정신 중 하나인 민주화의 출발점을 이루었던 사회운동”이라고 정의하고 “4월 혁명은 1970년대 유신독재에 맞선 민주화운동에 큰 영향을 주었을 뿐만 아니라, 나아가 1980년 광주 항쟁과 1987년 6월 항쟁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4월 혁명의 현재적 의미에 대해 김 교수는 “역사를 거시적으로 본다면, 분단체제 성립과 한국전쟁으로 결빙된 시민사회가 4월 혁명을 통해 다시 해빙하기 시작했다면 6월 항쟁을 통해 이 시민사회는 부활하고 더욱 성숙해 왔다”며 “이러한 자유와 민주주의, 평등에 대한 열망이 1987년 6월 항쟁으로 끝난 것은 아니었는바, 그것은 노동운동, 통일운동, 무엇보다 다양한 시민운동의 성장과 발전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학술제는 서울 강북구가 4.19 민주혁명 제 53주년을 맞아 정부의 지원을 받아 18일부터 사흘간 개최하는 ‘4.19 민주혁명 국민문화제’의 일환으로, 4.19 행사를 전 국민이 참여하는 문화제로 승화시켜 민족정체성을 일깨우고 민주이념을 계승 발전시키기 위한 취지로 개최됐다.(사진제공= 한신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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