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계/교회

아신대 사태 아직도 정상화의 길은 멀었다

이사회는 파행, 고세진 총장은 침묵, 교수들은 기도만…

5일 오후 5시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아신대 교수협의회, 총동문회, 신대원 총동문회, 총학생회로 구성된 아신대정상화협의회가 기자회견을 열어 학내 사태의 해결을 촉구했다. 왼쪽부터 박근섭 목사(신대원 동문회장), 우심화 교수(교수협의회장), 안창성 목사(아정협 회장), 임명희 목사(총동문회장), 허용범 학생회장. ⓒ박종배 기자

지난 2006년 발발한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고세진 총장) 사태가 아직까지 정상화의 길을 찾지 못한 채 점점 악화되고 있다.

아신대 이사회는 해법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고세진 총장측은 학교 구성원과의 대화를 단절하고서 법적 대응으로 일관하고 있다. 고세진 총장과 대치해오던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은 사태 해결을 위한 뚜렷한 방안을 찾지 못하고 “고세진 총장 사퇴”만 외칠 뿐이다.

아신대 사태의 해결점을 모색하려 했던 5일 서울 팔레스호텔에서 열린 이사회는 정족 수 미달로 무산됐다. 길자연 이사장, 이연옥, 박성수, 한철하 이사 총 4명만 참석(총인원 15명)한 이사회는 정족 수의 과반 수를 넘지 못해 20여 분만에 별다른 논의 없이 해산됐다.

임기가 9일 만료되는 7명의 이사들이 있어 이번 이사회는 사실상 마지막 이사회가 될 가능성이 높음에도 대부분의 이사들은 불참했다. 지난 2006년 김삼환 전 이사장의 사퇴 이후 단 한 차례의 이사회도 정상적으로 열리지 못했던 것들이 이날 다시 반복된 것이다.

이사회가 정상적으로 열리지 않음으로 사태 해결을 위한 방안이 논의될 수 없기 때문에 교육과학기술부에서의 관선이사 파송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도 관선이사 파송을 심의하는 ‘사학분쟁조정위원회’가 현재 내부 갈등을 겪고 있어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대책을 강구하지도 해법도 없는 학내 사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아신대정상화협의회는 5일 오후 5시 서울 연지동 한국교회백주년기념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교수협의회, 총동문회, 총학생회, 기독교계 신문 기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아신대의 정상화를 원한다”면서 이사회의 정상화와 교수승진재임용의 공정한 처리 △부당한 학생징계 철회 및 학생탄압중지 △직원에 대한 부당한 인사처리 및 탄압중지 △학사정상화를 촉구했다.

아정협은 아신대 학부 총동문회와 신대원동문회, 교수협의회, 학부 제29대 총학생회로 구성된 협의체로 이날 발족과 함께 아신대 정상화를 위한 이같은 입장을 밝혔다.

총동문회 회장 자격으로 참석한 임명희 목사(광양교회)는 “사태를 지켜보면서 답답한 마음에서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며 “부디 우리의 호소를 들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정협도 사태 해결을 위한 뚜렷한 대책이 없다. 파행을 거듭하고 있는 이사회에 법적 대응을 해서라도 이사회의 기능을 살리고, 학교를 정상화하겠다는 의사를 밝혔지만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할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아 아정협이 제시하는 해법이 사태 해결로 이어지는 것은 어려울 전망이다.

아정협은 고세진 총장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고 총장이 교수와 학생 징계, 교수 재임용 탈락 등의 권한을 남용하고 있어 사태가 극단으로 치닫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명성교회 전 협동목사였던 고 총장을 통해 김삼환 전 이사장이 아신대를 사유화하려 한다는 의혹이 아직까지 학내에 남아 있어 ‘고 총장 퇴진’이 곧 ‘아신대의 정상화’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임명희 목사는 “고 총장이 퇴진하면 학교는 정상화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아정협의 주장처럼 고 총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퇴진한다고 하더라도 아신대 정상화를 위해서 풀어야할 문제들이 산적하다. 고 총장 이후 신임 총장 선출 문제와 이사회 재구성 문제, 자금난에 허덕이는 학교 재정 정상화 문제, 지난 3년간의 사태로 인해 실추된 이미지 회복 문제 등이 있다.

현재 아신대는 학내 사태로 인해 학생 모집과 재정적 어려움에 시달리고 있으며, 학교를 책임지고 이끌어가야 할 이사들은 사표를 냈거나 올해 내에 일제히 임기가 만료된다. 이같은 상황에서는 이사를 새로 모집한다고 해도 기독교계 인사들 중에서 누가 오고 싶어하겠는가라는 암울한 예측이 학교 구성원들을 더 힘들게 하고 있다.

아신대 사태의 해법이 없다. 고 총장은 현재 교수협 교수들과 일체의 대화를 꺼리고 있으며, 명예 훼손 등 법적 대응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존의 아신대 교수들은 재임용에 탈락, 아신대 강단에서 교편을 잡지 못하고 있다. 현재까지 김성수, 정채옥, 조휘, 정흥호, 금동철, 김덕영, 장해경, 한상화 교수가 재임용 탈락 판정됐으며, 허주, 김한성, 안효영 교수가 재임용 탈락 통고를 받았다.

아신대 우심화 교수는 “지금은 인간적으로 할 수 있는 일이 굉장히 제한적”이라고 개탄하면서 “하나님의 손에 의해서 해결될 수 있도록 관심과 기도 등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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