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한림원(회장 정상운 성결대학교 명예총장)과 서울신학대학교(총장 황덕형 박사)는 지난 11월 28일 서울신학대학교 존토마스홀에서 '한국교회와 이단,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를 주제로 공동학술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학술대회에서는 한국교회가 직면한 이단 문제의 현실을 진단하고, 보다 실질적인 대응 방안을 모색했다.
정상운 한림원 회장은 개회사에서 "한국교회가 이단 종파들의 침범에 지나치게 안일하고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하고 있다"며 현 상황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이어 "한국 선교 140주년을 맞이한 한국교회는 오늘날 우후죽순처럼 일어나는 이단 종파들의 침범을 받고 있지만, 성도들이 무방비로 넘어지는 상황에서도 적극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 회장은 또 "이단 종파들이 '기독교 신앙'이라는 이름 아래 가정을 파괴하고 성추행, 금품 갈취 등 반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며 기독교를 사칭하고 있다"며 "이러한 사이비 이단들의 급증은 교회를 냉담하게 바라보게 하고 전도의 문을 닫게 하는 등 기독교에 대한 부정적 영향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가 이단 문제에 대해 경각심을 갖고 더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야 한다"며 "효과적인 대응을 위해 연합해 '단일대오'를 형성하고, 전문적인 이단 대책 상설기관, 즉 컨트롤타워 설립을 포함한 실질적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회장은 특히 이단대책위원회(이대위) 위원장협의회의 역할 강화를 언급하며,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같은 강력한 초교파적 상설 이단 대처 연합기구 설립을 제안했다. 해당 기구는 △전문 교수진의 교리 분석 및 연구 △목회자·신학생·세대별 교육 △탈퇴자 및 피해자 상담 △언론 및 온라인 홍보 △현실적 대응 전략과 정책 수립 △법률 자문과 피해자 구제 등 종합적 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각 교단 이대위의 구조적 한계와 연합단체 분열로 인한 구심점 상실 문제를 언급하며, "적어도 이단 문제에 있어서는 각개 대응 방식의 소모적·경쟁적·비효율적 대응 체제에서 벗어나, 단일대오의 강력한 연합 대처로 전환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기독교 언론의 적극적인 이단 대응 참여 △신학교육 과정에서 이단 대응 역량 강화를 위한 필수·공통 과목 지정 △평신도 대상 이단 예방 강좌의 교단 및 교회별 시행 등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또한 성경 외의 부가적 계시를 주장하며 복음 신앙을 훼손하는 이단 세력에 대해 한국교회가 방관해서는 안 되며, 이단 퇴치를 위한 헌신적 대응이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날 학술대회는 이은선 백석대 석좌교수가 좌장을 맡았으며, 하도균 서울신대 신대원 원장의 기도로 시작됐다. 황덕형 서울신대 총장이 환영사를, 최대해 대신대 총장이 축사를 전했다. 이어 목창균 서울신대 전 총장, 이승구 합신대 석좌교수, 탁지일 부산장신대 교수가 이단 문제와 대응 방안을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종합논평을 맡은 박명수 서울신대 명예교수는 "이단 논쟁은 교리 문제에 한정해야 하며, 자유주의 신학 등 내부적 위협 또한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적 상황 속에서 이단 문제를 연구해야 하며, 기독교의 본질과 허용 범주를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단 규정보다 건전한 복음주의 신학 교육과 목회적 지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