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

“‘함께’만 강조하다보니 ‘기독교의 독특성’ 희석될 우려도”

이종윤 박사, WCC 부산총회 과정에 대해 제언해

▲7일 안양 성결대학교 학술정보관에서 2013 한국신학회 공동학술대회가 열렸다. ⓒ한국신학회 제공

이종윤 박사(한국기독교학술원 원장)가 WCC 제10차 부산총회 과정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이 박사는 7일 안양 성결대학교(총장 주삼식 박사) 학술정보관에서 열린 2013 한국신학회(회장 정상운 박사) 공동학술대회에서 주제강연자로 나선 그는 특히 7개의 주제강연과 24개의 대화마당 소주제를 제시하면서 "예수 그리스도나 복음, 구원 등 ‘기독교의 독특성’보다 ‘함께’가 지나치게 우선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번 WCC 부산총회 주제에서 빈번하게 나오는 단어는 ‘One, Unity, together, community, ecumenical, dialogue, reconciliation’ 등이다.
 
이 박사는 "이러한 단어들의 ‘함의’는 이 세상에서 ‘그리스도의 증인들’이 돼야 하는 기독교의 본질적 주제가 변형 또는 변질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해주고 있는 것"이라며 "모든 것을 포괄하자면 자연히 ‘특성’과 ‘고유성’은 희석되고, ‘혼합’ 혹은 ‘무특성’의 성격을 띨 수밖에 없고, 한 걸음 나아가 이상의 주제 아래서는 자연히 기독교의 본질 자체가 희석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앞서 이들 주제강연과 대화마당 소주제들에서 한국 및 한국교회 관련 주제가 너무 빈약하다는 목소리도 냈다. 그는 "(WCC 각종 프로그램 주제 선정에 있어)한국교회에 득이 되는 것이 거의 없다"며 "이는 개최국으로서의 위상을 포기한 것으로 볼 수 있으므로, 개최국의 이니셔티브를 살려 한국 및 한국교회와 관련된 주제들을 총회에 상정해야 할 것"이라고 제안했다. 
 
WCC 한국준비위원회(이하 KHC, 상임위원장 김삼환 목사)의 총회 준비 과정에 대해서도 입장을 내놓았다. 그는 KHC가 개최국으로서 준비한 프로그램인 (명성교회에서의)통성기도 및 새벽기도, 수요예배 등에 대해 "KHC가 통성기도나 새벽기도, 수요예배만이 마치 한국교회가 자랑할 특성인 양 커다란 성과로 소개하는데, 그보다는 한국사회 및 한국교회와 관련된 주제를 총회에 상정하는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KHC가 △분열된 장로교회의 연합이나 △탈북자 난민수용소 건립 유엔 건의 또는 △탈북자 강제북송저지 및 북한인권 등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이 박사는 또 세계적인 총회를 연이어 개최할(WCC(2013), WEA(2014)) 한국교회에 "장소나 빌려 주고 손님을 환영만 하는 것이 아니라 무엇인가를 나눠주고 이끌어야 할 때가 왔다"며 "한국교회는 더 이상의 갈등과 분열을 끝내고 성숙한 모습으로 연합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끝으로 WCC 총회 이후 한국교회의 미래에 대한 전망도 했다. 이 박사는 "복음 앞에서 명료성(clarity)을 표현하고, 세상 앞에 내어놓을 가시적 결과물(visibility)을 보이며, 그리스도 앞에서의 일관성(consistency), 하나님 앞에서의 더 큰 겸손(humility)을 가져야 한다"고 했으며, 덧붙여, "문화의 기독교화·교회의 천국화·세계 복음화에 나서기 위해 성경이 가르치는 바른신앙·바른신학·바른생활을 회복하고 교회의 내실화를 추구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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